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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 자매가 모두 스포츠 선수로 활동할 경우, 동생이 위험도가 높은 활동에 참여할 가능성이 더 크다.’
최근 한 연구 논문이 다시 눈길을 끌고 있다. 심리학자 프랭크 설로웨이와 리처드 즈바이겐하프트는 출생 순서와 위험 스포츠 참여 간의 관계를 연구하기 위해 기존 연구 24편을 대상으로 메타분석을 실시했고,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한 형제 선수 700명의 경기 데이터를 추가로 분석했다.
그 결과 동생이 형에 비해 위험성이 높은 스포츠 활동에 참여할 확률이 1.48배 높게 나타났다. MLB에서도 동생은 형보다 도루 시도 확률이 약 10.6배 높았고, 도루 성공률 역시 3.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논문이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올 시즌 남자프로농구(KBL) 무대를 달구고 있는 문정현(KT)-문유현(정관장) 형제가 중심에 있다. KBL 사상 처음으로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형제 맞대결이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루키인 문유현은 등장과 동시에 팀 주축으로 발돋움하며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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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형제 선수의 등장을 알린 선수들도 있다. 바로 ‘농구 대통령’ 허재 전 감독의 아들인 허웅-허훈(이상 KCC)이다. 두 선수 역시 1라운드 픽으로 프로 무대에 입성해 각각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로 맹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실력의 우위를 가리기 어렵다. 각자 위치에서 최고의 모습을 이어가는 중이다. 다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어린 시절 형과 함께 축구를 시작했던 국가대표 공격수 손흥민(LAFC)과 수비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의 경우가 그렇다. 동생이 남긴 족적을 따라갈 수 없을 정도다.
해외 사례에서도 MLB 대표 포수 3형제 중 막내인 ‘영원한 카디널스맨’ 야디에르 몰리나는 형 벤지, 작은 형 호세보다 큰 성과를 남겼다. 유럽 축구의 제롬 보아탱(독일) 역시 형제 선수 중 동생의 이름이 더 번뜩인 사례다. 테니스의 비너스-세레나 윌리엄스 자매도 빼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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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실패에 대한 심리적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환경이라는 점을 짚었다. 동생들이 손위 형제·자매의 시행착오를 지켜보며 실패 가능성을 줄일 수 있고, 가정 내 관심을 얻기 위한 경쟁 심리가 도전적인 성향을 키운다는 것이다.
실제로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은 다큐멘터리 ‘더 라스트 댄스’에서 형 래리와 끊임없이 경쟁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형과의 경쟁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이라며 “늘 아버지의 관심을 얻기 위해 형과 싸우고 있다고 느꼈다”고 했다.
물론 무조건 동생이 잘한다는 것은 아니다. 미국프로농구(NBA)의 살아있는 전설 스테픈 커리와 동생 세스 커리의 경우처럼 반대인 케이스도 많다. 다만 중요한 것은 늘고 있는 형제·자매 선수들의 서사가 스포츠를 한층 풍요롭게, 나아가 흥미롭게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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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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