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산불 이재민 ‘시린 겨울’
4102명 컨테이너서 열악한 생활
“털모자와 패딩 입고 추위 견뎌”
주택 복구율 5%, 공사는 하세월
지원 종료 앞두고 주거대책 절실
4102명 컨테이너서 열악한 생활
“털모자와 패딩 입고 추위 견뎌”
주택 복구율 5%, 공사는 하세월
지원 종료 앞두고 주거대책 절실
“몸도 마음도 춥지. 앞으로 어떻게 살지 막막해.”
경북 안동시 일직면에서 만난 김모(83)씨는 털모자와 패딩, 목도리를 칭칭 동여매고 컨테이너 주택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러나 동장군의 위세에 눌린 듯 잔뜩 웅크린 모습이었다. 22일 오전 안동의 수은주는 영하 12도를 가리켰다. 체감온도는 영하 20도까지 떨어졌다.
김씨는 남편과 함께 임시주택에서 9개월째 거주하고 있다. 지난해 3월 강풍을 타고 날아든 집채만 한 불덩이는 김씨의 오랜 터전인 집을 몽땅 태워 버렸다. 축사에서 기르던 소 6마리는 불에 타 죽고 유일한 밥줄인 농기계는 물론 농자재까지 녹아내렸다.
경북 안동시 일직면 명진리에 마련된 선진이동주택 모습. 뉴시스 |
경북 안동시 일직면에서 만난 김모(83)씨는 털모자와 패딩, 목도리를 칭칭 동여매고 컨테이너 주택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러나 동장군의 위세에 눌린 듯 잔뜩 웅크린 모습이었다. 22일 오전 안동의 수은주는 영하 12도를 가리켰다. 체감온도는 영하 20도까지 떨어졌다.
김씨는 남편과 함께 임시주택에서 9개월째 거주하고 있다. 지난해 3월 강풍을 타고 날아든 집채만 한 불덩이는 김씨의 오랜 터전인 집을 몽땅 태워 버렸다. 축사에서 기르던 소 6마리는 불에 타 죽고 유일한 밥줄인 농기계는 물론 농자재까지 녹아내렸다.
김씨는 “임시주택이다 보니 단열이 안 돼 보일러를 틀어도 풍이 불어 전기장판을 항상 틀고 지낸다”면서 “옆집은 수도관이 동파됐다고 하던데 물도 쓰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건축 자재비와 인건비가 올라 보상금에 웃돈을 보태 집을 지어야 할 텐데 걱정”이라며 “이곳에서 얼마나 더 살 수 있을지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마을 곳곳에는 ‘모듈러주택 무료 상담’, ‘에어컨·보일러 필요 없는 집 짓습니다’ 등의 현수막이 붙어 있었다.
역대 최악의 산불로 기록된 경북 산불이 발생한 지 벌써 일 년이 다 돼가지만 대부분의 이재민은 아직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 정희용 의원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경북 북부 지역 초대형 산불 피해를 입은 5개 시·군 주민 가운데 이달 13일까지 임시주거시설에서 거주하고 있는 이재민은 4102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9월 임시주거시설 거주 피해주민이 4467명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5개월 새 불과 365명만이 집으로 돌아간 것이다. 시·군별로 살펴보면 안동이 1532명으로 가장 많았고 영덕 1341명, 청송 696명, 의성 375명, 영양 158명 순이었다.
그러나 피해 주택 복구는 여전히 지지부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북 산불 피해 주택은 총 3818동이인데, 현재까지 복구가 완료된 주택은 195동에 불과하고 299동이 공사 중인 상황이다.
‘임기주거용 조립주택 운영지침’을 살펴보면 1년 내에서 정부가 피해주민에게 임시주거시설을 지원할 수 있고 주택 복구 장기화 등 지원 기간 연장이 필요하다면 최장 1년을 추가로 연장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임시주거시설 최소 지원 기간인 1년이 다가오면서 피해주민을 위한 지원 기간 연장 등 대책 마련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재민 김모(50)씨는 “전재산이 몽땅 타버린 상황에 건축 경기 악화라는 악재까지 겹쳐 1∼2년 안에 집을 짓기는 어려울 것 같다”면서 “임시주택에 좀 더 머물 수 있는 대책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정 의원은 “임시주거시설에 거주하시는 이재민이 불편함 없이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피해 주민의 장기적인 주거 안정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안동=배소영 기자 sos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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