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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그 e스포츠, 성장 이후 안정화 국면에 들어서다

쿠키뉴스 송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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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그 e스포츠, 성장 이후 안정화 국면에 들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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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로얄 장르와 e스포츠 산업 전환의 교차점
펍지 e스포츠 최초 본격 3인칭 대회인 펍지 플레이어스 마스터스 인비테이셔널 이미지. 크래프톤 제공

펍지 e스포츠 최초 본격 3인칭 대회인 펍지 플레이어스 마스터스 인비테이셔널 이미지. 크래프톤 제공



글로벌 e스포츠 시장의 실험적 시도로 주목받았던 배틀그라운드(PUBG)가 ‘폭발적 화제성’의 단계를 지나 안정화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국내외 커뮤니티와 미디어 노출 빈도는 과거에 비해 완만해진 인상을 주지만 시청 지표와 수익 구조 측면에서는 급격한 하락 없이 일정 수준 유지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PUBG e스포츠의 현재를 배틀로얄 장르의 구조적 특성과 조정기에 접어든 e스포츠 산업 환경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PUBG e스포츠의 위상을 보여주는 가장 확실한 지표인 핵심 대회 ‘PUBG 글로벌 챔피언십(PGC)’은 최근 몇 년간 뚜렷한 회복과 성장을 거쳐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크래프톤에 따르면 PGC 그랜드 파이널 기준 일별 최대 동시 시청자 수는 2023년 26만3656명에서 2024년 49만4645명으로 크게 증가했고, 2025년에도 48만8000명대를 기록했다. 단기간 급증 이후 급락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한 차례 성장 이후 안정적인 시청 기반이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고유 시청자 지표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확인된다. 2025년 태국 방콕에서 열린 PGC 2025에서는 대회 기간 중 일별 최대 고유 시청자 수(UV)가 212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특정 결승전 시점에만 관심이 집중되는 구조를 넘어 대회 기간 전반에 걸쳐 콘텐츠가 반복 소비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로 읽힌다. PGC가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라 연례 콘텐츠로 인식되기 시작했다는 점이 시청 행태를 통해 드러난 셈이다.

PGC 외에 연중 운영되는 PUBG 글로벌 시리즈(PGS) 역시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 현재 대회 포맷으로 진행한 PGS 9과 PGS 10은 각각 최고 동시 시청자 수 17만~22만명대를 기록했고 누적 시청 시간도 수백만 시간 규모를 달성했다.

PGC 2025 그랜드 파이널 트래픽. 크래프톤 제공

PGC 2025 그랜드 파이널 트래픽. 크래프톤 제공



다만 이러한 지표를 글로벌 e스포츠 최상위 이벤트와 비교하면 시청 규모 격차는 여전히 존재한다.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나 카운터 스트라이크 등 전통적인 메이저 종목은 단일 경기 기준 수백만 명대의 시청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차이는 흥행 성패의 문제라기보다는 종목 구조와 관전 방식의 차이에서 비롯된 결과로 보는 의견도 있다.

장르적 숙명과 모바일 e스포츠 지배력

배틀로얄 장르 특유의 관전 구조 역시 현재의 흐름을 설명하는 요소로 꼽힌다. 64명이 동시에 경쟁하는 구조에서는 교전이 여러 지점에서 발생하고, 관전 시점이 수시로 전환된다. 특정 선수나 팀 중심 서사를 장기적으로 축적하기 어려운 관전 환경이다.

물론 PUBG e스포츠에도 개별 팬덤을 형성한 스타 선수들이 존재한다. 다만 이들의 인지도는 리그 오브 레전드나 카운터 스트라이크 스타 선수들의 비해 낮다. 아무래도 경기 구조 자체가 지속적인 서사를 만들어내는 방식이라기보다는 특정 플레이나 장면을 중심으로 소비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구조적 특성은 배틀로얄 e스포츠가 급격한 확장보다는 일정 규모 이후 안정화 국면으로 이어지는 배경과도 관련이 깊다.

PC 기반 PUBG e스포츠 위상 변화는 모바일 e스포츠 성장과도 맞물린다. ‘2025 글로벌 e스포츠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동남아시아와 인도 등 주요 신흥 시장에서는 PC 버전보다 PUBG 모바일 e스포츠가 더 긴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시장의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따라 PC PUBG e스포츠는 대중적 화제성 경쟁보다는 고관여 팬층을 기반으로 한 안정적인 리그로 역할이 재정의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프랜차이즈’ 대신 ‘수익 공유’…산업 전환기 대안

운영 및 수익 구조 측면에서도 PUBG e스포츠는 전통적인 프랜차이즈 리그와는 다른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고정 상금이나 리그 확장을 전제로 한 구조보다는 콘텐츠 소비와 연동된 수익 배분 모델이 중심이다. PGC와 PNC 기간 동안 판매되는 기념 스킨 순매출(Net Sales) 중 25%는 크라우드펀딩 재원으로 활용돼 대회 상금 풀에 반영된다. 글로벌 파트너 팀(GPT) 전용 아이템 역시 판매 수익 일부가 해당 팀에 배분된다.

여기에 글로벌 파트너 팀을 대상으로 한 공동 마케팅 인센티브 구조도 더해졌다. GPT 팀은 아이템 판매 수익 외에도 PUBG Esports와 공동 마케팅 활동이나 자체 콘텐츠 제작 성과에 따라 추가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대회 중계 중심 노출만으로는 팬 접점을 확대하기 어려워진 환경에서 팀을 경기 참가자에 그치지 않고 콘텐츠 생산 주체로 활용하려는 운영 방식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러한 수익 구조는 라이엇게임즈가 2025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 수익 풀(Global Revenue Pool, GRP) 모델과도 유사하다. 라이엇 역시 초기부터 상금 중심 구조를 강조하지 않았고, 2026시즌을 앞두고 지역 리그 스플릿 상금을 하향 조정하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다만 이는 상금을 전면 폐지하기보다는 지역 단위 보상 구조를 글로벌 수익 배분 체계로 통합하려는 방향 전환으로 평가된다.

특정 지역 편중 탈피, 2026년 ‘글로벌 확장’ 승부수

지역별 지표에서는 유의미한 반등이 관측된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강세가 여전한 가운데 2025년에는 주요 거점 지역 시청 지표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전년 대비 한국(PWS) 219%, 유럽/중동(PEC) 174%, 베트남(PVS) 196% 동시 시청자 상승률을 기록하며 특정 지역 편중 현상이 완화되는 추세다.

이런 가운데 PUBG e스포츠는 운영 효율과 지속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는 흐름 속에 놓여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최근 진행되고 있는 변화로는 3인칭(TPP) 시점 기반 대회 도입이 꼽힌다. 크래프톤은 일부 대회를 통해 3인칭 모드를 공식 경기로 채택하는 실험을 진행해 왔으며, 이는 일반 이용자들이 익숙한 플레이 방식과 e스포츠 관전 경험 간의 간극을 줄이려는 시도로 읽힌다.

과거 PUBG e스포츠가 새로운 장르를 실험하는 첨병이었다면, 현재는 효율적 운영과 수익 배분을 통해 e스포츠 산업 전환기에서 하나의 사례로 기능하고 있다. 화제성 경쟁을 벗어난 PUBG e스포츠가 어떤 방식으로 리그를 유지·개선해 나갈지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