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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읽기’와 ‘전집’으로 기리는 신영복 10주기 [.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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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읽기’와 ‘전집’으로 기리는 신영복 10주기 [.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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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 선생이 별세하기 반년여 전인 2015년 5월 한겨레와 인터뷰하며 사진을 찍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신영복 선생이 별세하기 반년여 전인 2015년 5월 한겨레와 인터뷰하며 사진을 찍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신영복 선생은 1968년 이른바 통일혁명당 사건에 연루되어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가 20년 20일 만인 1988년 8·15 특별가석방으로 풀려났다. 석방 직후에 출간된 옥중 서간집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자유의 몸이 되어 낸 책들 역시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았다. 석방 뒤 성공회대에서 후학을 양성하며 저술 활동을 이어가던 선생은 2016년 1월15일 세상을 떠났다.



지난 15일 성공회대에서는 선생의 10주기 추도식이 열렸다. 팝업 기획전(25일까지 다다르다 서점), 북콘서트(30일 진주문고), 서여회 전시 ‘다시 만나는 신영복’(2월4~9일 갤러리 인사아트) 등이 이어지는 한편 선생의 저작을 한데 모은 ‘신영복 전집’(전11권)이 새로 간행되었고, 성공회대 공통 과목 강의 녹취록을 정리한 ‘신영복 다시 읽기’가 별도의 단행본으로 나왔다. 김동춘(사회학), 한홍구(역사학), 백원담(중국학) 등 다양한 전공 교수들이 각자의 관점에서 선생의 가르침을 설명함으로써 신영복 사상의 총체를 그려 보인다는 취지다. 김중미, 김하나, 정희진 등 작가 8명이 필자로 참여한 ‘글을 쓰다가, 신영복’(가제)이 5월 말에 나오는 것으로 10주기 추모 행사는 일단락된다.



‘신영복 다시 읽기’ 중 문화학자 김창남의 입문 강의와 한홍구의 인물 및 역사 강의에 공통적으로 나오는 일화가 흥미롭다. 초등 3학년 말 신영복과 1·2등을 다투던 한 가난한 친구가 “네가 1등 했다고 하지만 그건 네가 교장 선생님 아들이기 때문이다. 사실은 내가 1등이다”라고 쏘아붙인 일로 충격과 함께 일종의 계급적 자각을 하게 되었고, 그 뒤로는 되도록 1등을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는 것. 이 일화는 나중에 선생이 감옥 안 잡범들과 어울리며 그들과 같은 눈높이와 처지로 내려가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떠오르게 한다.



선생이 “타고난 이야기꾼”이어서 “먼저 이야기가 있고 그다음에 그것을 해석해서 그의 사상과 연결시키거나 사상을 귀납하거나 추론해 냈”다는 민중신학자 권진관의 통찰, 잠언적 산문과 그림이 어우러진 선생의 서화 작품들에서 “성스러움을 속으로 감추고 있는 범속함”을 찾아내고 “이런 특별한 대중성이야말로 신영복 선생이 가졌던 가장 중요한 특징이자 능력”이라고 파악하는 문학평론가 임규찬의 설명이 두루 이 일화에 이어진다. 선생의 동양학 사유가 서구 근대 철학의 존재론적 한계를 넘어선 ‘성찰적 관계론’으로 귀결된다는 언론학자 최영묵의 강의는 책의 결론에 해당한다.



최재봉 선임기자 bong@hani.co.kr



신영복 다시 읽기 l 권진관 등 지음, 돌베개, 2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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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 전집(전11권) l 신영복 지음, 돌베개, 24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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