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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러난 트럼프?… "덴마크 주권" 나토와 그린란드 합의틀 마련

머니투데이 조한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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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러난 트럼프?… "덴마크 주권" 나토와 그린란드 합의틀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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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스포럼서 뤼터 총장과 회동… "매우 큰 성과" 자평
골든돔 논의 등 미군기지 확대·주권행사로 영향력 키워
관세 철회에 '타코' 재등장… 유럽 각국 입장따라 '분분'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그린란드 관련 덴마크의 주권을 존중하되 그린란드 내 자원개발·군사활동 등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액시오스, 뉴욕타임스(NYT) 등을 종합하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이 열린 스위스 다보스에서 만나 이같이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회동 후 유럽 8개국에 대한 관세부과 방침을 철회했다. 이에 미국 뉴욕증시가 상승하는 등 시장도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뤼터 총장과 회동한 뒤 SNS(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나토와 그린란드와 관련해, 나아가 북극지역 전체에 관해 미래 합의의 틀을 마련했다"며 "이런 이해에 근거해 오는 2월1일을 기해 발효될 예정인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의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은 가운데 액시오스는 그린란드에 대한 덴마크의 주권을 존중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보도했다. 1951년 미국과 덴마크가 체결한 '그린란드 방위협정'을 개정하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필요시 미군기지를 건설하고 방어지역을 설치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더불어 그린란드에 '골든돔'(광역 미사일 방어망)을 배치하고 러시아·중국의 '악의적 외부 영향력'에 대응하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와 관련된 골든돔에 대해서는 추가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1750억달러(약 240조원) 규모의 우주 기반 미사일방어 체계 골든돔을 구축하기 위해 미국이 그린란드를 인수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NYT는 해당 '합의틀'에 미국이 그린란드 내 미군기지의 주권을 갖는 방안이 담겼다고 보도했다. 이는 키프로스의 영국 군사기지 모델을 참고했다고 관계자들이 언급했다. 과거 영국의 식민지였던 키프로스가 독립하면서 일부 군사기지는 영국 영토로 남겼다. 이처럼 그린란드 내 미군기지에 미국이 주권을 행사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합의에 대해 "미국은 물론 모든 나토 회원국에 매우 큰 성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취재진과 만나 "우리가 원한 모든 것을 얻었다"며 "(이 합의가) 영구적으로 효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2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행사장에서 회담하고 있다.   /다보스(스위스) 로이터=뉴스1

2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행사장에서 회담하고 있다. /다보스(스위스) 로이터=뉴스1



나토는 "덴마크-그린란드-미국의 협상은 러시아와 중국이 그린란드에서 경제적·군사적으로 결코 발판을 마련하지 못하도록 하는데 중점을 두고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뤼터 총장은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그린란드를 누가 통치할지에 대한 문제는 회의에서 언급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럽의 표정은 복잡하다. 구체적인 합의내용이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섣불리 낙관할 수 없다는 기류가 읽힌다. 뤼터 총장은 "이번 회동은 유익했지만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외무장관 또한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덴마크의 주권, 그린란드 주민의 자결권을 존중하면서 이 문제를 마무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린란드 출신 덴마크 의원인 아자 켐니츠는 "나토는 우리(그린란드) 없이 어떤 협상도 할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방침을 철회하자 '타코'(TACO)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는 '트럼프는 항상 물러선다'(Trump Always Chickens Out)는 뜻으로 '관세폭탄'을 비롯한 충격적인 정책을 발표한 뒤 나중에 이를 철회하거나 축소하는 일을 가리킨다. 트럼프 대통령의 '타코'는 취임 1년 새 굵직한 것만 해도 이번이 네 번째다.

단 그린란드 '합의틀'로 이어진 이번 사례는 거래의 기술로 볼 측면도 있다. 무리하다 싶은 그린란드 병합주장이 결국 나토를 협상테이블로 끌어냈다. 때마침 다보스포럼을 계기로 나토 및 나토 회원국 수장이 한자리에 모였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과 극적인 타결을 이룬 셈이다.

조한송 기자 1flower@mt.co.kr 양성희 기자 yang@mt.co.kr 뉴욕=심재현 특파원 ur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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