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결혼 10년 만에 파경 맞은 부부의 사연
결혼 10년 만에 파경 맞은 부부의 사연
[123rf] |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무정자증인 남성이 결혼이 파탄나자 제3자의 정자 기증을 통해 태어난 자녀를 두고 “내 자식이 아니다”며 책임을 회피한 사연이 전해졌다. 아내는 그런 남편을 상대로 법적인 책임을 지울 수 있는 지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했다.
22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선 제3자의 정자를 기증받아 인공수정으로 태어난 아이를 법적 자녀로 볼 수 있는 지에 관한 상담이 진행됐다.
결혼한 지 10년 만에 합의 이혼 절차를 밟고 있다는 A 씨는 남편과 사이에 정자 기증으로 낳은 아이가 있다.
A 씨에 따르면 결혼 5년 만에 남편이 무정자증임을 알게 됐다. 아이가 생기지 않자 찾아간 병원 검진 결과였다. 부부는 오랜 상의 끝에 타인의 정자를 기증받아 시험관 시술을 하기로 결정했고, 기다림 끝에 소중한 아이를 갖게 됐다. 남편은 아이를 친자식처럼 키웠다.
하지만 행복은 짧았다. 부부 갈등이 깊어졌고, 지난해 협의 이혼 절차를 밟게 됐다. 남편은 처음에는 아이의 친권과 양육권을 포기하는 대신 매달 양육비를 지급하겠다고 했다. 각서도 쓰고 공증까지 받았다. 그런데 이혼 과정에서 다툼이 격해지자 남편은 아이 앞에서 ‘내 자식이 아니다’는 말을 내뱉었다.
A 씨는 “그날 아이는 아빠의 입을 통해서 자신이 친자식이 아니라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이후 남편은 A 씨와 아이를 상대로 ‘친생자 관계 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유전자 분석 결과 남편과 아이 사이에 생물학적 친자 관계는 성립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남편은 인공수정에 동의한 적이 없다고 말을 바꿨다.
A 씨는 “부부가 합의해서 정자 기증으로 낳은 아이인데, 이제 와서 유전적 친자는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아빠의 책임을 모두 부정할 수 있는 거냐”면서 남편의 행동에 법적 책임을 묻게 하고 싶다고 했다.
답변에 나선 신고운 변호사(법무법인 신세계로)는 “혼인이 성립한 날로부터 200일 후에 출생한 자녀, 또한 혼인 관계가 종료된 날로부터 300일 이내에 출생한 자녀는 혼인 중에 임신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친생 부인 소송도 사유(내 자식이 아니다)가 있음을 안 날로부터 2년 이내에만 제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 변호사는 남편이 ‘인공수정에 동의한 적이 없다’고 주장한 데 대해선 “출생 이후에 상당 기간 동안 실질적인 친자 관계를 유지하면서, 인공수정 된 자녀를 자신의 자녀로 알리고, 사회적으로 친자관계를 공시 했다고 볼 수 있는 행동들을 했을 것이므로 ‘동의가 추정된다’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그렇게 때문에 제3자의 정자를 기증 받아, 인공 수정을 통해서 출산한 자녀의 경우에도 친자 관계가 존재한다고 봐야하고, 남편은 이 자녀에 대해 아버지로서 이 자녀가 성년에 이르기 전까지 양육비를 지급할 의무가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