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또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과 회담하고 그린란드와 북극 전반에 관한 미래 합의의 기본 틀(프레임워크)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려 “뤼터 사무총장과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한 결과 우리는 그린란드 및 북극 전반과 관련한 향후 합의의 틀을 마련했다”며 “이에 따라 2월1일 발효될 예정이었던 관세를 시행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또 이날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 연설에서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필요가 없고 사용하고 싶지도 않다. 무력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 파병을 추진하는 유럽 8개국에 대해 다음달 1일부터 1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고, 그린란드에 대한 무력 행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이에 유럽은 930억유로(약 160조원) 규모의 관세 부과, 미 기업들에 타격을 줄 수 있는 통상위협대응조치 발동 등 보복 수단을 검토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와 군사 개입 카드를 거둬들임에 따라 미·유럽 간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은 다소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그린란드 병합을 원하고 있어 향후 미·유럽의 협상 과정이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나토, ‘미군 기지 건설안’ 논의 사실은 부인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를 “북미 대륙의 일부이며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했다. 그는 “춥고 위치도 좋지 않은 얼음 조각 하나”를 요구할 뿐이라면서 이는 “우리가 수십년간 유럽에 준 것에 비하면 매우 작은 요청”이라고 말했다. 또 “유럽이 (그린란드 매각에) 찬성한다면 우리는 매우 고마워할 것이지만 거절한다면 이를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과 나토가 합의했다는 프레임워크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CNBC 인터뷰에서 프레임워크에 따라 “유럽이 ‘골든돔’(미국이 구상 중인 첨단 방공 시스템) 건설 및 광물 채굴권에 관여할 것이고 우리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나토 회의에서 덴마크가 그린란드 영토 일부의 주권을 미국에 넘겨 미국이 군 기지를 건설할 수 있도록 하는 절충안이 논의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키프로스에 있는 영국군 기지가 영국령이라는 데서 착안한 아이디어라고 NYT는 전했다. 나토 사무총장실은 해당 기사 내용을 부인했다.
뤼터 사무총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1951년 미·덴마크 간 체결한 ‘그린란드 방위 협정’ 개정을 제안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미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그린란드 방위 협정은 나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때 미국이 그린란드에 군 기지를 건설하고 방위 구역을 설정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미국은 향후 몇주 내에 이날 합의한 내용을 두고 덴마크·그린란드와 고위급 협상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캐럴라인 레빗 미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한번 최고의 협상가임을 입증하고 있다”며 “당사자들이 세부 내용을 확정하는 대로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사국 덴마크는 일단 환영 메시지를 내놨다.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외교장관은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전쟁을 중단하겠다고 했고 ‘그린란드를 공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는 긍정적 메시지”라고 했다.
워싱턴 | 정유진 특파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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