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정문 전경.뉴시스 |
[파이낸셜뉴스] 대한민국 최고의 이공계 인재들이 모이는 KAIST(한국과학기술원)가 학교폭력(학폭) 이력이 있는 지원자들을 수시 모집에서 전원 탈락시켰다.
"공부만 잘하면 과거의 잘못은 덮어진다"는 입시계의 잘못된 통념에 강력한 철퇴를 내린 셈이다.
22일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4대 과학기술원 신입생 모집 학폭 감점 현황'에 따르면, 2026학년도 입시에서 학폭 이력이 확인돼 감점을 받은 지원자들은 단 한 명의 예외 없이 모두 불합격 처리된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KAIST다. KAIST는 이번 2026학년도 학사과정 수시모집에서 학폭 기록이 있는 지원자 12명 전원을 탈락시켰다. 성적이 아무리 우수하더라도, 인성에 결격 사유가 있다면 인재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대학 측의 강력한 '무관용 원칙'이 적용된 결과로 풀이된다.
다른 과학기술원들의 행보도 마찬가지였다. 광주과학기술원(GIST)과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역시 각각 2명, 1명의 지원자가 학폭 이력으로 인해 감점을 받았고, 결과는 모두 불합격이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은 한층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 학교생활기록부에 중대한 학폭 조치사항(4~9호)이 기재된 학생은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도록 원천 봉쇄했다.
이번 결과는 대학 입시에서 학교폭력 이력이 단순한 감점 요인을 넘어, 사실상의 '입학 불가 사유'로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자료를 공개한 황정아 의원은 "피해자에게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는 학교폭력을 단순히 철없는 시절의 일탈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황 의원은 "대입에서의 학폭 불이익은 가해자에게 낙인을 찍는 것이 아니다"라며 "자신의 잘못된 행동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른다는 사실을 가르치는, 가해자에게 가장 필요한 교육적 조치"라고 덧붙였다.
입시 전문가들은 이번 KAIST의 전원 탈락 조치가 다른 최상위권 대학들의 입시 전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제 '인성'은 선택이 아닌, 최상위권 대학 진학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필수 스펙'이 되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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