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22일 전북 전주시 전북도당 당사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합당’ 제안에 “당내 의견 수렴에 나서겠다”고 ‘화답’한 것은 오는 6월 지방선거 전에 혁신당이 짊어지게 될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선택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의 왼쪽’을 자처했지만 소수 의석의 한계에 갇혀 지지율이 3~4%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혁신당 안팎에선 ‘독자생존이 어렵다’는 판단이 우세해지던 상황이었다.
조 대표는 22일 전북 전주에서 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정 대표의 합당 제안에 “혁신당은 정 대표가 언급한 이재명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이라는 목표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말했다. 혁신당이 창당한 지 1년10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단박에 합당을 거절하는 대신 “국민과 당원의 목소리를 경청하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합당 논의는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다. 혁신당 핵심 관계자는 “최고위와 의원총회(24일), 당무위원회(26일)까지 빠르게 진행해서 기본 방향을 좀 잡고 ‘가’든 ‘부’든 입장을 분명히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절차를 거치면 남은 건 ‘전 당원 투표’뿐이다.
이날 정 대표의 합당 제안이 있기 전부터 정치권에서 두 당의 합당은 ‘지방선거 전이냐 후냐’라는 시기의 문제일 뿐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특히 혁신당의 처지가 다급했다. 과거 민주당에 적을 뒀거나 민주당 소속으로 출마를 도모했던 이력이 있는 의원들로선, 2028년 총선 전 민주당과 합당해 ‘기호 1번’을 달고 총선에 나가는 게 ‘재선’을 향한 최상의 선택지였다. 조국 대표도 마찬가지였다. 그가 차기 대통령이 되길 바라는 지지층 열망에 부응하려면, 제1당의 후보로 대선에 나서는 것 외에 현실적 대안을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결국 혁신당 입장에선 지방선거를 통해 호남 교두보를 확보해 협상 지분을 늘린 뒤 합당하느냐, 지방선거 전에 합당을 서둘러 정치적 부담을 줄이느냐는 ‘정무적 판단’만 남은 상황이었다.
애초 조 대표는 지난해 11월 대표에 당선되며 “어느 정당의 이름도 아닌 조국혁신당이라는 이름을 걸고 대한민국을 바꾸겠다”며 ‘자강론’에 힘을 실어왔다. 지방선거기획단도 조기에 꾸리고 올해 봄까지 당 지지율 10%대로 올리겠다는 목표도 내걸었다. 하지만 소수 의석(12석)의 한계 탓에 당이 내세우는 메시지가 부각되지 않고, 당내 성폭력 문제 등까지 불거지면서 당 지지율은 줄곧 3∼4%에 머무르면서 민주당의 합당 제안을 거부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기민도 기자 ke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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