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IT 시장이 열리는 시점에, 언젠가 필요할 지식이 아니라 지금 당장 준비해야 할 전략을 다루고자 했습니다.”
지난 1월 21일 저녁, 서울 강남 모비빌딩 지하 강의실에서 열린 벤처스퀘어아카데미 ‘Next Round Class – M&A Class’ 1회차 수업은 명승은 벤처스퀘어 대표의 이 같은 문제의식으로 시작됐다. 명 대표는 “투자자와 창업가가 같은 언어로 인수합병(M&A)를 이해하지 않으면, 엑싯(EXIT)는 여전히 막연한 미래로 남을 수밖에 없다”며 이번 클래스의 기획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현장에서 가장 자주 오간 단어는 ‘밸류에이션’이나 ‘구조’가 아니었다. 대신 강의실을 채운 것은 ‘상황’과 ‘관계’, 그리고 ‘타이밍’이었다.
‘Next Round Class – M&A Class’ 1회차 강의에서 실제 EXIT 경험을 바탕으로 M&A의 본질과 준비 과정에 대해 설명한 노정석 비팩토리 대표.
“좋은 회사를 만들면, 딜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이날 강의의 중심에는 노정석 비팩토리 대표가 있었다. 테터앤컴퍼니의 구글 인수, 파이브락스의 탭조이 인수 등 국내 스타트업 EXIT 역사에서 손꼽히는 사례를 직접 경험한 창업가인 그는, 준비된 슬라이드보다 참석자들의 질문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많은 분들이 M&A를 목표로 생각하지만, 순서는 반대입니다. 좋은 회사를 만드는 게 먼저고, 그러면 딜은 따라옵니다. 다만 준비는 반드시 해야 하고, 시장의 분위기와 흐름을 지속적으로 파악해야 합니다.”
노 대표의 강의는 전형적인 성공담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론적으로 맞는 선택이 실제 딜에서는 틀릴 수 있다”는 말로 시작해, 매각을 결심하게 된 배경과 시점, 매수자와의 힘의 균형, 협상 과정에서 중간에 바뀌는 조건들을 구체적으로 풀어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점은 M&A를 ‘결과’가 아닌 과정의 연속으로 설명했다는 점이다. 언제 투자 유치가 독이 되는지, 어떤 시점에 EXIT을 검토해야 하는지, 그리고 창업가가 끝까지 가져가야 할 판단 기준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가 현장의 질문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강의실 분위기는 조용한 청강보다는 작은 딜 미팅에 가까웠다. 질문이 이어질수록 답변은 더 구체적으로 발전했고, 공개 석상에서는 쉽게 듣기 어려운 시장 온도와 실제 사례의 맥락이 드러났다. 노 대표는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맞는 기회는 오지 않는다”며, EXIT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경영 단계부터 구조와 데이터를 의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데이터룸은 준비된 답변의 집합체”
이날 함께 연사로 나선 지현철 아일럼인베스트 파트너는 M&A 준비 과정에서 종종 형식적으로 여겨지는 ‘데이터룸’의 의미를 다시 짚었다.
지 대표는 “데이터룸은 단순한 자료 모음이 아니라, 매수자의 질문에 대한 ‘준비된 답변의 집합체’”라며 “어떤 질문이 나올지를 알고 준비된 기업만이 협상 테이블에서 주도권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클래스를 통해 참여 기업들이 그 답변을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실질적으로 돕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이번 프로그램이 단순한 이론 전달을 넘어, 실제 딜을 전제로 한 준비 과정 자체를 교육의 중심에 두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배우는 M&A’가 아니라 ‘연습하는 M&A’
벤처스퀘어아카데미가 기획한 ‘Next Round Class – M&A Class’는 총 4주 과정으로, 후속 투자 구조 이해부터 매칭 시뮬레이션, 가치평가 실습, 법률·세무 리스크 관리까지 M&A 전 과정을 단계적으로 다룬다.
2회차에서는 실제 M&A 사례를 기반으로 한 매수자·매도자 매칭 시뮬레이션이 진행되며, 이후 회차에서는 회계·법률·데이터 전문가들이 참여해 현장에서 바로 활용 가능한 실무 관점을 제공한다. 아일럼인베스트, 정동회계법인, 법무법인 미션, 팩트시트 등 M&A 실무 전반을 아우르는 전문 기관들이 함께한다.
1기를 넘어, 지속되는 M&A 커뮤니티로
벤처스퀘어아카데미는 이번 1기 과정을 시작으로, 향후 2기·3기 과정을 연속적으로 운영하며 M&A와 EXIT를 중심으로 한 학습 커뮤니티 생태계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단발성 강의에 그치지 않고, 기수 간 네트워크를 통해 딜 정보와 시장 인사이트가 축적·공유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명승은 대표는 “EXIT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이벤트가 아니라, 오랜 준비의 결과”라며 “이번 클래스는 투자자와 창업가가 같은 테이블에서 M&A를 이해하고, 이후에도 계속 연결될 수 있는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벤처스퀘어아카데미 주최로 진행되며, 모비데이즈, 아일럼인베스트 등 스타트업·투자 생태계 주요 기업들이 함께 참여한다. 강의가 끝난 뒤에도 쉽게 자리를 뜨지 못하는 참석자들의 모습에서, 이번 클래스가 단순한 교육을 넘어 다가올 EXIT 시장을 현실로 준비하는 현장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혜선 스타업 기자단 sunny@lunacellbi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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