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이미지. [사진=챗GPT] |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책임준공 소송 리스크로 유동성 확보에 비상이 걸린 신한자산신탁이 이달 중 1500억원 규모의 사모 회사채 및 기업어음(CP) 조달에 착수했다. 3300억원에 달하는 소송 리스크를 전면 청산하기 위한 행보다. 신한금융지주의 직접적인 수혈 없이 자체 신용만으로 시장의 투심을 이끌어내야 하는 홀로서기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한자산신탁은 이달 말 납입을 목표로 총 150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을 진행 중이다. 이번 조달은 기업신용등급 A-인 신한자산신탁이 자체 발행하는 사모 회사채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신속한 자금 집행을 위해 CP 발행 등을 통한 단기 조달도 병행 검토되고 있다.
신한자산신탁이 대규모 조달에 서두르는 이유는 대주단과의 합의에 따른 실제 배상금 지급이 연쇄적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인천 원창동 물류센터 등 총 6개 사업장에서 PF 책임준공 부실과 관련해 피소된 상태다. 소송가액은 3300억원에 달한다.
그간 회사 측은 소송 불확실성을 차단하기 위해 배상금을 선제 지급한 뒤 담보 부동산을 매각해 비용을 회수하는 방침을 이어왔다. 이미 인천 원창동 물류센터와 광주 동명동 오피스텔 등 2개 사업장에서는 약 1000억원을 지급하며 소 취하를 이끌어냈다. 최근에는 세종시 호텔 신축사업(307억6648만원)과 마산합포구 오피스텔(100억4000만원) 대주단에 총 408억648만원 규모의 손해배상금도 추가 지급했다. 전체 소송가액 중 현재까지 2300억원 규모의 배상금을 기지급한 상태다.
이번 1500억원 조달은 약 1000억원의 잔여 배상금을 1분기 내 일시에 정리하기 위한 포석이다. 실제 배상 원금에 더해 연 최대 20%에 달하는 지연손해금과 향후 유동성 버퍼를 고려해 조달 규모를 1500억원으로 책정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조달 방식에 주목하고 있다. 당초 시장에서는 신한금융지주의 유상증자 등 크레딧 보강 가능성이 제기돼 왔지만 지주 측은 자회사의 PF 부실이 그룹 전체로 전이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링 펜싱(리스크 절연)' 전략을 확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주 지원에 기대기보다 자산신탁이 고금리 발행을 감수하더라도 시장에서 직접 자금을 확보해 결자해지하도록 선을 그은 것이다.
재무적으로는 연 최대 20%에 달하는 고리 지연이자를 끊기 위한 긴급 처방이기도 하다. 책임준공 기한을 넘긴 사업장은 판결 확정 전까지 막대한 지연손해금이 누적되는데, 조달 금리가 다소 높더라도 사모채를 찍어 배상금을 일시에 갚는 것이 기회비용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A-급 비우량 채권에 대한 투심이 위축된 가운데 신한자산신탁이 지주 후광 없이 독자적인 조달 능력을 입증할 수 있을지가 이번 딜의 핵심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아주경제=양보연 기자 byeony@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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