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자료 사진 |
전북 전주시 팔복동에 있는 제지업체의 고형폐기물 연료(SRF) 발전 시설 사용을 불허한 지자체의 조치가 정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전주지법 행정1-2부(재판장 임현준)는 22일 종이 제조업체인 천일제지가 전주시를 상대로 낸 고형연료제품 불허가처분 취소 청구 행정 소송 선고 공판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천일제지는 지난 2023년 고형폐기물 연료 발전시설을 설치한다며 전주시에 건축허가를 신청했으나 불허 처분을 받았다. 업체는 2024년에도 고형연료 사용 허가와 발전시설 착공 신고서를 제출했으나, 전주시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전주시는 고형연료제품 사용허가에 대한 주민 수용성이 검증되지 않은 것과 주변 지역 환경보호계획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되지 않은 것, 고형연료제품 사용시설 소재지와 건축허가 수리된 건축위치가 다른 점 등을 불허사유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전주시가 제시한 불허 사유를 항목별로 검토해, 일부 사유는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처분의 정당성은 유지된다며 전주시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고형연료를 사용하면 대기오염물질이 배출되는 건 분명한 사실”이라면서도 “원고는 이미 대기환경 보전법 또는 건축법에 따라 시설의 설치와 건축을 허가받았으므로 관련 신청을 불허하는 것은 재량권의 일탈·남용으로 보인다”고 천일제지의 소송 제기가 일부 타당하다고 봤다.
다만 재판부는 업체가 제출한 운영계획서에서 일부 핵심 오염 저감 설비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고의 고형연료 발전시설 운영계획서에 있는 약품 사용량 및 촉매 성분 등에 대한 근거 제시는 미비한 부분이 있다”며 “이러한 내용에 대한 보완이나 해결 없이는 원고의 신청을 허가하지 않아도 된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지난 2024년 9월 25일 전북 전주시 덕진구 팔복동의 한 제지업체 앞에서 주민들이 집회를 열고 고형연료(SRF)사용시설 건립 반대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
전주시 에스알에프 소각장 반대 범시민 대책위원회는 이날 판결 선고 뒤 성명을 내어 “천일제지는 패소를 인정하고 소각장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대책위는 “이번 판결은 도심 속 발암물질 배출시설로부터 전주시민의 생명권·건강권·환경권을 지켜내기 위한 중대한 결정”이라며 “시민들의 끈질긴 투쟁과 연대가 만들어낸 값진 성과이며, 시민의 안전을 외면한 채 기업의 이윤만을 앞세워 온 행태에 대한 분명한 경고”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더는 기업의 이윤을 위해 시민의 건강과 환경을 희생시키는 일은 용납될 수 없다”며 “판결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소각장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천경석 기자 1000pr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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