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노동조합 요구사항/그래픽=윤선정 |
새로 취임한 장민영 기업은행장의 어깨가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우선 '체불임금 지급'을 주장하며 총파업을 앞두고 있는 노동조합과의 대화가 최우선 과제다. 노조는 장 행장이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을 시 '출근 저지 시위'를 진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생산적 금융을 추진하며 빠르게 악화되는 자산건전성 관리도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22일 신임 기업은행장으로 장민영 IBK자산운용 대표를 임명 제청했다. 장 내정자는 이재명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차기 기업은행장으로 정식 취임할 예정이다.
장 내정자는 당장 노조와의 대화 결과에 따라 '출근 저지 시위'를 겪을 수 있다. 기업은행 노조는 지난달 23일 조합원 총투표에서 91%의 찬성률로 총파업을 가결하고 1월말 총파업을 준비 중이다. 이번 총파업은 노조와 기업은행의 2025년 임금단체협상이 결렬된 데 따른 것이다.
노조는 △체불된 시간외수당 직원 1인당 약 1100만원 △우리사주 증액 △특별성과급 지급 등을 주장했으나, 사측은 정부가 인상률 등을 정하는 '총인건비제도'에 따라 예산이 제한돼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업무보고에서 총인건비제에 따른 기업은행의 시간외수당 체불 문제를 언급하며 해결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에 재정경제부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전수 조사를 진행 중이다. 다만 제도 개선안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려 장 행장이 노조가 기대하는 '선물 보따리'를 가져올 수 없을거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기업은행 노조 관계자는 "대통령의 말씀 후에도 속도가 안 나고 있어 새로운 은행장의 손에 무엇이 들려있는지를 봐야한다"라며 "문제해결의 방법과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면 출근 저지 투쟁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 내정자는 국책은행으로서 생산적 금융의 원년을 맞아 실적을 보여줘야 한다는 과제도 떠안았다. 기업은행은 최근 금융위 업무보고에서 오는 2030년까지 300조원 이상을 생산적금융에 투입한다는 '30-300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우선 올해 중소기업 대출 공급 목표를 66조원으로 지난해(64조원)보다 2조원 높였고 지방 중소기업 지원에도 작년보다 2조원 많은 24조원을 투자한다.
문제는 건전성 관리다. 생산적 금융을 확대해 중소기업에 자금 공급을 늘리다보면 연체율이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 기업은행 연체율은 1.01%로 전년 동기 대비 0.15%P 오르며 2009년 1분기 금융위기 당시(1.02%)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4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 연체율이 0.31~0.38%로 전년보다 0.01~0.07%%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절대값이 클 뿐만 아니라 상승폭도 가파르다.
중소기업대출을 확대하면 위험가중자산(RWA) 가중치도 상대적으로 빠르게 상승한다. 지난해 3분기 기업은행 RWA는 262조 5938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11조원 넘게 늘어났다.
특히 건전성이 악화하면 보통주자본(CET1)비율이 하락해 정부가 받는 배당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기업은행의 지난해 3분기 CET1 비율 11.71%이다. 기업은행은 2024년 밸류업 계획을 발표하며 △1구간 CET1비율 11%, 배당성향 30% △2구간 11~12%, 35% △3구간 12~12.5%, 40%을 제시했다. 배당성향이 감소할수록 기업은행이 최대주주인 재정경제부(정부)에 납부하는 배당은 줄어든다.
김도엽 기자 u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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