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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 유럽 VC, AI 쏠림 가속…비AI 섹터는 역성장

이데일리 원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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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 유럽 VC, AI 쏠림 가속…비AI 섹터는 역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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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투자 235억유로…전체 VC의 33%
대형 딜 상위 절반, AI가 차지
[이데일리 마켓in 원재연 기자] 벤처캐피탈(VC) 시장에서 인공지능(AI) 분야로의 자금 쏠림이 빠르게 심화되고 있다. AI 투자 확대가 전체 시장 규모를 끌어올리고 있지만, 이를 제외한 나머지 벤처 시장은 오히려 위축되는 흐름이 뚜렷해지면서 생태계 전반의 구조적 불균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일 피치북(PitchBook)이 발간한 ‘2025 유럽 연간 벤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 AI 스타트업에 유입된 VC 투자금은 235억유로(40조 360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유럽 전체 VC 투자금 가운데 AI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33%로, 지난 2024년 28.1%에서 크게 확대됐다.

딜 건수 기준으로도 AI 쏠림 현상은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유럽 VC 거래 중 AI 관련 딜 비중은 33.7%로, 전년(27.7%) 대비 6%포인트 상승했다. 전체 투자금과 거래 건수 모두에서 AI가 유럽 벤처 시장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대형 거래에서도 AI의 존재감은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해 유럽 최대 VC 딜 상위 절반가량이 AI 스타트업 투자로 채워졌다. 프랑스의 대형언어모델(LLM) 개발사 미스트랄AI는 지난해 9월 17억유로(2조 920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고, 같은 달 인프라 기업 엔스케일(Nscale)도 11억달러(1조 6157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마무리했다.

AI 투자가 전체 시장을 떠받치고 있다는 점은 수치에서도 확인된다. 지난해 유럽 VC 총 거래금액은 전년 대비 5.1% 증가한 662억유로(113조원)로 집계됐다. 그러나 AI 투자를 제외할 경우 유럽 VC 시장은 오히려 전년 대비 5.7% 감소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이러한 자금 집중이 향후 조정 국면에서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유럽 VC 업계에서는 AI 밸류에이션과 딜 속도에 대한 조정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투자 심리가 AI 외 영역으로 확산되지 못한 상태에서 조정이 발생할 경우, 비AI 섹터의 자금 경색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나비나 라잔 피치북 수석 애널리스트는 “유럽 VC 투자금에서 AI가 차지하는 비중은 연말까지 절반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며 “자본이 소수 영역에 집중될수록 조정 국면에서 생태계 전반에 미치는 충격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