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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외줄탄 韓경제···철강·화학 재편에 정상화 달려

서울경제 김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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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외줄탄 韓경제···철강·화학 재편에 정상화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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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자형 양극화 가속
건설·설비 급감 작년 4분기 역성장
내수·순수출 동반 마이너스 22년만
반도체 사이클 꺾이면 韓수출 쇼크
양극화 좁힐 특단의 정부대책 절실





우리나라가 지난해 가까스로 1%의 성장률을 달성했지만 성장의 질적 취약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제조업에 성장 동력이 과도하게 집중되고 다른 부문은 더 악화되는 ‘외줄 성장’ 구조가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경기가 꺾이면 전체 성장률이 휘청거릴 수 있다며 경계심을 나타냈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25년 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지난해 성장률은 1%를 기록했다. 이 중 반도체 등 IT 제조업의 기여도는 0.6%포인트에 달했다. 전체 성장의 약 60%를 IT 업종이 책임진 셈이다. IT 제조업을 제외하면 성장률은 0.4%에 불과했다.

실제로 우리나라 경제성장에서 IT 부문 의존도는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IT 제조업의 성장 기여도 비중은 2021년 19.6%, 2022~2023년 20% 안팎을 유지하다가 지난해 60%로 급증했다. 지난해 반도체 수출 단독 기여도는 0.9%포인트로 전체 성장률(1%)과 맞먹는 수준이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에도 반도체는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전 분기보다 0.3% 줄어 지난해 1분기 이후 3분기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특히 수출은 2.1% 줄었다. 반도체 등 수출이 호조인데도 4분기 수출이 마이너스를 보인 것은 반도체 물량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질 GDP는 가격이 아닌 생산 물량을 기준으로 경제성장세를 판단하는 지표다. 생산 물량이 늘어나면 GDP가 크게 증가하지만 가격만 오르는 경우에는 반응하지 않는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지난해 3분기까지 반도체 수출은 물량 주도로 증가했지만 4분기 반도체 수출은 가격 상승이 주도해 실질 GDP에는 영향이 제한적이었다”며 “명목 GDP 자료가 3월에 나오면 가격 부분이 반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반도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으며 재고가 부족해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 물량 확대가 제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반도체 등 IT에 대한 의존이 심화되고 있지만 건설 부진이 이어지고 석유·화학 등 전통 산업에서는 구조조정 압력이 지속되면서 성장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게 문제다. 실제로 지난해 건설투자는 9.9% 줄어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13.2%)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다. 만약 지난해 건설투자 성장률이 중립적이었다고 가정하면 연간 실질 GDP 성장률은 2.4%에 달했을 것이라는 게 한은의 추정이다.

이윤수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반도체가 인공지능(AI) 사이클을 잘 타면서 성장률을 끌어올렸지만 다른 산업들은 거의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며 “철강·석유화학 등 기존 산업은 효율적 재편과 구조조정이 필요하며 정부는 성장 가능성이 있는 산업에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한은은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배경으로 건설투자(-3.9%)와 설비투자(-1.8%)의 부진을 꼽았다. 수출도 자동차·기계·장비 부진으로 2.1% 감소했다. 이 국장은 “지난해 3분기 건설투자가 전 분기 대비 플러스(+)로 전환해 4분기에도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그렇지 못했다”며 “공사비 상승으로 건설 수익성이 악화됐고 조합과 시공사 간 공사비 협상 지연, 지난해 말 울산화력발전소 화재 등 안전사고가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민간과 정부는 각각 0.2%포인트, 0.1%포인트 성장률을 끌어내렸다. 내수와 순수출도 각각 -0.1%포인트, -0.2%포인트로 동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내수와 순수출이 동시에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03년 1분기 이후 22년 만이다. 민간소비는 0.3% 증가에 그친 반면 정부 지출은 0.6% 늘어 재정지출에 힘입어 간신히 성장률을 유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주식시장은 반도체 호황을 반영해 상승했지만 증시 훈풍이 실물경제 전반으로 번지지는 못했다. 박창현 한은 국민소득총괄팀장은 “주식거래 증가로 지난해 4분기 금융보험업 생산이 전 분기 대비 2%, 전년 동기 대비 6% 늘었다”고 말했다.


한편 한은은 지난해 1% 성장에 대해 기존 전망 경로를 고려하면 ‘나름 고무적’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한은은 2025년 연간 전망치를 2023년 11월 2.3% 이후 2024년 5월 2.1%, 11월 1.9%, 지난해 2월 1.5%, 5월 0.8% 등 계속 낮춰왔다가 지난해 8월 0.9%로 올린 뒤 11월에는 1%로 재차 높였다.

향후 성장 전망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우리 경제는 단기적으로 보면 민간소비와 재화 수출 두 가지가 뒷받침돼야 하는데 모두 지난해에 이어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정부 예산이 지난해 대비 3.5% 늘면서 정부 지출 기여도가 지난해보다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증가, 반도체 공장 증설 등으로 건설의 성장 제약 정도도 상당 폭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혜란 기자 kh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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