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 한화진 환경부 장관 등 참석자들이 2023년 6월 7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수소모빌리티 선도도시 서울 업무협약식을 마치고 수소버스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추형욱 SK E&S 대표이사, 한 장관, 오 서울시장, 장재훈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이종호 티맵모빌리티 대표. 2023.06.07 |
부족한 수소버스 기반시설(인프라)은 '수소모빌리티 서울'을 만드는 구상의 계획과 현실의 간극을 여실히 드러낸다. 앞서 서울시는 2023년 6월 환경부와 SK E&S, 현대차, 티맵모빌리티 등과 업무협약을 맺고 수소버스 1300대 공급과 충전망 구축을 계획했다. 그러나 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기후동행' 교통전환 구상 역시 동력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수소모빌리티의 핵심 사업으로 기대를 모았던 공항버스는 사업 첫해 시범 도입한 2대 이후 추가 도입이 중단됐다. 계획대로면 올해까지 공항버스의 70% 수준인 300여대가, 2030년까지 450대 전체가 수소버스로 전환될 예정이었다. 공항버스는 하루 평균 548㎞를 달려 시내버스(229㎞)보다 주행거리가 길고, 대형 경유버스는 승용차 대비 온실가스 30배·미세먼지 43배 이상을 배출한다는 점에서 '상징 사업'으로 꼽혔다.
친환경 수소버스 도입이 더딘 이유 중 하나로 수소버스 품질이 거론된다. 당시 현대자동차가 제작한 공항버스인 '현대유니버스'를 시범 도입했지만, 운수사에서 추가 도입을 기피했다. 기존 경유버스 대비 좌석수와 화물함 공간이 부족한 게 문제가 됐다. 공항버스 특성상 큰 캐리어 가방을 실어야 하는데 적재 공간이 너무 작았던 탓이다. 또 짐칸 문이 수직으로 완전히 열리는 기존 공항버스와 달리 개방폭이 제한돼 운용성이 떨어졌다.
제 속도를 못 내는 수소버스 도입은 전기차 보급과 대조적이다. 노후 경유 시내·마을버스를 대체한 전기차는 누적 2298대에 달한다. 2022년 518대, 2023년 347대, 2024년 680대, 2025년 313대 등 매년 꾸준히 도입됐다. 올해도 300대 안팎 보급될 예정이다. 전체 시내 마을버스(9007대) 중 3분의 1가량이 전기버스로 바뀌는 셈이다.
전기버스는 인프라 구축이 상대적으로 수월하지만, 주행거리가 짧아서 마을버스 위주로 활용된다. 한 운수업계 관계자는 "수소버스 보조금을 대당 2억~3억원씩 지원해줘도, 이용이 불편하고 여건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는데 누가 도입하겠냐"며 꼬집었다.
핵심 기반 시설(인프라)인 '버스 전용' 수소충전소 구축도 제자리걸음이다. 현재 서울에 설치된 전용 충전소는 강서 공영차고지 1곳에 불과하다. SK E&S가 액화수소 생산·공급과 충전 인프라 구축·운영을 맡아서 진관2·양천·은평 시내버스 차고지 등 5곳에 추가 설치를 추진했지만, 실제 사업은 이뤄지지 않았다. 충전기 이격거리에 대한 의견 차이, 지역 주민 반대 등에 부딪혀 무산됐다. 특히 '폭발 위험' 등 안전 우려가 컸다. 2022년 1월 서울의 한 수소충전소에서 수소 누출·폭발사고가 발생했고, 2024년 12월에는 충주 수소버스충전소에서 수소버스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시는 수소버스 도입 사업을 전면 재설계하고 있다. 전용 수소버스 모델부터 충전소 부지 선정, 민간 사업자 재공모까지 초기 단계부터 다시 검토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이르면 올해 상반기 중 수소버스 모델 변경을 검토하고, 충전소 민간 사업자도 공모를 통해 새로 선정할 수 있다"며 "충전소 부지도 지역주민 협조를 얻을 수 있는 지역들 위주로 다시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민하 기자 minhar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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