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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와 재판부 모두 언급한 ‘10·26’···의미는 서로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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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와 재판부 모두 언급한 ‘10·26’···의미는 서로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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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해 있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해 있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로 1심 23년형이 선고된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재판 과정에서 ‘10·26 사건’을 예로 들며 12·3 내란 당시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다른 측면에서 10·26 사건을 언급하며 한 전 총리의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가 인정된다고 짚었다.

경향신문이 22일 확보한 한 전 총리의 내란 중요임무종사 등 혐의 1심 판결문에 첨부된 한 전 총리 피고인신문 녹취서를 보면, 그는 윤 전 대통령이 12·3 내란을 선포하려 할 때 자신이 국무회의를 열자고 건의한 이유로 1979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김재규 당시 중앙정보부장으로부터 살해당한 10·26 사건 당시 정부의 의사 결정 과정을 들었다.

녹취서를 보면 한 전 총리는 “제가 보기에 윤석열(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 의사가 확고해 보였다”며 “저는 그 상황에서 구체적인 헌법이나 계엄법 규정이 떠오르지는 않았으나 어려울 때마다 국무위원들이 모여서 대통령의 상황을 잘 보고 일이 제대로 가도록 하는 분들이 있었던 것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한 전 총리는 그러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때도 국무총리 신현확이 국방부에 (국무위원을) 다 모아서 김재규(당시 중앙정보부장)에게 대통령이 어떻게 된 것인지 묻고, ‘제대로 된 체제를 갖춰서 해야 한다’고 해서 바로 잡은 역사가 기억났다”며 “그대로 두면 윤석열 뜻대로 비상계엄을 선포할 수도 있겠다는 우려에 ‘국무회의라는 장치를 통해 법률가이자 정치인인 윤석열을 설득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전 총리는 자신이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마련해주기 위해 국무회의를 열자고 한 것이 아니라 공직에서 겪었던 10·26 사건의 경험을 바탕으로 당시 문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회의 개최를 건의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사건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진관)는 한 전 총리 판결문에 “피고인(한덕수)은 윤석열에게 형식적으로나마 의사정족수를 채운 국무회의 심의를 거칠 것을 건의함으로써 헌법과 계엄법에 따른 비상계엄 선포에 관한 절차적 요건을 충족시킨 것과 같은 외관을 갖추도록 하는 등의 방법으로 윤석열 등의 내란 행위에 가담하기로 마음먹었다”고 적었다. 한 전 총리가 계엄이 법적 외관을 갖추도록 돕기 위해 윤 전 대통령에게 국무회의 소집을 제안했다는 것이다.


법원은 반대로 10·26 사건의 판례를 언급하며 한 전 총리에게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10·26 사건과 관련해 김 전 중정부장이 내란목적살인 및 내란 수괴·중요임무종사미수 등 혐의로 유죄가 인정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를 언급하며 내란 중요임무종사자를 ‘보급, 경리, 연락, 통신, 위생, 서무 등의 직무에 대한 책임을 부담하는 사람까지 포함하는 것으로서 폭행 또는 협박을 수반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정의했다.

재판부는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비상계엄 선포에 관해 국무회의 심의라는 절차적 요건을 외형적으로나마 갖추도록 함으로써 윤석열 등의 내란행위에 있어 중요한 임무에 종사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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