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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5년간 최대 4200명 증원 필요” vs “오답지 놓고 고르라는 격”···의대 증원 두고 막판 격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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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5년간 최대 4200명 증원 필요” vs “오답지 놓고 고르라는 격”···의대 증원 두고 막판 격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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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 중구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보건복지부 주최로 의사인력 양성 관련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정효진 기자

22일 서울 중구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보건복지부 주최로 의사인력 양성 관련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정효진 기자


2027학년도 의대 정원 결정이 임박한 가운데 정부가 개최한 공개 토론회에서 “비서울권 의대 32곳의 향후 5년간 증원 필요량은 1930~4200명”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의료계는 “근거가 부족한 시나리오에 기반한 수치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보건복지부는 22일 ‘2027학년도 이후 의사인력 양성 관련 토론회’를 열고 의사인력 수급 추계 결과와 구체적인 양성 방안을 논의했다. 복지부는 이날 도출된 의견을 오는 27일 열리는 제5차 보정심에 보고해 최종 정원 결정 시 위원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신현웅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 보건의료정책연구실장은 “기준연도와 산출 방식, 시나리오별로 결론이 수렴하는 6개 조합으로 추계한 결과 2037년 의사 부족 규모는 2530명에서 4800명 수준”이라며 “추가 양성분(공공의대·신설 지역의대)까지 고려할 경우, 향후 5년간 연간 증원 필요량은 1930명에서 4200명으로 도출된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5년간 의사 부족수를 산술적으로 나누면 연간 386~840명 정도의 의사 인력이 추가로 배출돼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를 두고 신 실장은 “교육 여건 준비 기간을 확보하고, 적정 교육 인원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대학별 증원율 상한(10~30%) 적용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신현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건의료정책연구실장 발표 자료 갈무리

신현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건의료정책연구실장 발표 자료 갈무리


신정우 보사연 의료인력 수급추계센터장은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추계위)가 미래 의료 환경 변화를 반영해 의사 인력 필요량을 도출한 과정을 설명하며 신 실장 발언을 뒷받침했다. 구체적으로 2024년 기준 임상의사 1인당 의료제공량이 유지된다는 전제 아래, 인공지능(AI) 도입에 따른 생산성 향상(+6%)과 근무량 감소(-5%) 등 미래 의료 환경 변화를 시나리오별로 반영해 추계의 실효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의료이용 적정화 정책을 통해 의료이용량 증가율을 기존 4.0%에서 2.5%로 조정하는 등 정책 변수까지 복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발제에서 제시된 ‘증원 수치’와 ‘전제’를 두고 교육·환자·지역 등의 관점에서 비판이 이어졌다. 토론자들은 지역 의료 공백을 해소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는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정원 확대를 실제 현장 변화로 연결할 제도 설계와 교육·수련 여건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단순히 숫자만 늘리는 정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주환 서울대 의대 교수는 “추계 결과를 6개 시나리오로만으로 좁혀 정책 결정에 필요한 선택지가 충분히 제공되지 않고 있다”며 “마치 오답지를 놓고 2027학년도 의대 정원을 결정하라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조병기 대한수련병원협의회 총무이사는 “의사 인력 문제는 단순히 의사 수를 늘리는 문제가 아니라 어떤 구조에서 교육하고 수련받고 배치할지 중장기적으로 봐야 하는 문제”라며 “현장 인프라가 갖춰지기 전까지는 점진적 증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원 확대가 곧바로 필수의료 인력 확충으로 이어지지 않는 현실을 언급하며, 지역 병원의 교수·수련 인력 부족이 동시에 해소되지 않으면 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 대표는 “불과 얼마 전까지 1만명 이상이라던 의사 부족 규모가 논의를 거듭할수록 줄어들어 이제는 과거 최소치가 최대치가 됐다”며 “정부가 발표하는 2530명, 4800명 같은 숫자가 당장 치료받지 못하고 있는 환자를 살릴 수 있는 수치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환자에게 의료는 통계가 아니라 지금 당장 치료받을 수 있느냐의 문제”라고도 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이형훈 복지부 제2차관은 “토론회에서 논의된 내용들은 다음 보정심에 보고해 합리적으로 의대 정원이 결정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찬호 기자 flyclose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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