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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강제동원 유가족, 6년9개월만 항소심 승소…"장기화 우려"

연합뉴스 김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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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강제동원 유가족, 6년9개월만 항소심 승소…"장기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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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집단소송 중 첫 2심 선고…피해 입증 어려움·피고 기업 송달 지연 등
2018년 대법원 확정판결 사례서도 손해배상 지지부진…"더는 지체안돼"
재판장 나오는 강제동원 피해자들[연합뉴스TV 제공]

재판장 나오는 강제동원 피해자들
[연합뉴스TV 제공]


(광주=연합뉴스) 김혜인 기자 = 일제 강제 동원 피해자와 유족들이 6년 9개월 만에 일본 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항소심에서 승소하면서 강제 징용 피해를 입증하기 어려웠던 현실과 재판 장기화의 문제가 다시금 드러냈다.

22일 광주고법 민사1부(이의영 고법판사)는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한 강제동원 피해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번 판결은 2019년 4월 광주·전남 지역에서 진행된 강제동원 1차 집단 소송 가운데 처음으로 내려진 2심 결정이다.

이번 소송은 일제강점기 강제로 일본에 끌려가 미쓰비시중공업 나고야 항공기 제작소 등에서 강제노동을 당한 광주·전남 피해자와 유족 14명이 제기했다.

하지만 재판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소송 제기 당시 생존해 있던 유일한 피해자는 1심 선고 전 사망해 증거나 녹취, 기록 등 피해 입증 과정에 어려움이 있었다.


또한 피해자들이 생전에 경험을 적극 진술하지 않았고 피고 기업이 이를 근거로 책임 회피를 시도하면서 상황은 복잡해졌다.

여기에 일본 기업에 대한 소장 송달 지연까지 겹치면서 재판이 장기화했다.

원고들은 피해자 1인당 1억 원의 위자료 지급을 요구했는데 지난해 1심 재판부는 피해 사실을 인정하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고 양측에서 제기한 항소가 기각돼 원심이 유지됐다.


현재 대법원 판단만 남아있는 상태지만 실질적인 손해배상은 요원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2018년 대법원 확정판결로 일부 피해자들이 손해배상 청구권을 인정받았음에도 아직까지 집행되고 있지 않고있다는 점에서다.

또 한일관계 악화를 우려한 정부가 전범기업의 자산 매각 절차에 제동을 걸고 민간 기여금으로 배상금을 대신 지급하는 제3자 변제안 등 개입 논란도 나오면서 판결 이행은 사실상 답보 상태다.


이에 유가족들은 과거 사례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재판과 배상이 늦어질까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국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대표는 "앞선 미쓰비시 소송 과정에서도 채권 압류 등 절차가 정치적, 외교적 공방으로 이어지면서 재판과 집행이 늦어졌다"며 "이번 사건도 장기간 판결이 불투명할 수 있다는 유가족들의 우려가 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유가족들이 고령인 만큼 더 이상 지체돼서는 안 된다"며 "일본 정부나 기업의 개입 없이 정의로운 판결이 내려지도록 우리 정부가 단호하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2018년 대법원이 미쓰비시 등 일본 기업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확정판결을 계기로 광주·전남에서는 2019~2020년 피해자 87명을 원고로 일본 전범 기업 11곳을 상대로 총 15건의 집단 소송이 제기됐다.

현재 광주고법(2심)에 9건, 광주지법(1심)에 5건이 진행 중이다.

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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