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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불타는데 경제 식었다⋯'코스피 5000'과 '연 1% 성장'의 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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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불타는데 경제 식었다⋯'코스피 5000'과 '연 1% 성장'의 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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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쿠팡사 주주, 국제투자분쟁 중재의향서 제출
국내 증시 및 GDP 증가율, '반도체' 등 품목 편중 심화
건설투자, 완만한 부진 개선 속 "크게 나아지긴 어려워"
자본시장 유동성 확대ㆍ체감경기 '암울'⋯탈동조화 우려



'코스피 5000 돌파'의 축포가 쏘아진 날 한국 경제의 체질을 가늠할 수 있는 경제성장률은 반 토막 수준으로 주저앉아 있었다. 자산시장은 환호했지만 실물경제는 정반대의 신호를 보낸 것이다. 유동성 확대와 기대심리가 떠받친 자산가격 급등이 소비·투자·고용으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자본시장과 실물경제 간 괴리가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계부채 부담과 기업 투자 위축, 생산성 둔화까지 겹치며 자산시장 호조가 오히려 경제 불균형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자산 호황-경기 침체’의 이중 구조가 고착화되기 전에 실물 회복을 뒷받침할 정책 조합과 성장 동력 재정비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년 대비 1% 성장했다. 1년 전인 2024년 성장률(2%)의 2분의 1 수준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초입이던 2020년(-0.7%) 이후 가장 낮기도 하다.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는 0.3% 역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우리 경제는 관세ㆍ정치 쇼크와 투자 부진 속 반도체에 의지한 ‘불균형 성장’으로 정리할 수 있다. 4분기 GDP 성장기여도를 살펴보면 민간(-0.2%p)과 정부(-0.1%p), 내수(-0.1%p)와 순수출(-0.2%p) 등이 일제히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내수와 순수출의 GDP 기여도가 나란히 뒷걸음질 친 것은 2003년 1분기(각각 -0.3%포인트) 이후 22년 만이다. 이 중 순수출 기여도는 2022년 4분기(-1.4%p)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나마 지난해 선방한 것으로 평가되는 수출(연 4.1% 성장)도 반도체 등 특정 품목에 편중된 데다 물량 확대가 아닌 가격 상승에 따른 호조로 한계점을 드러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연 GDP 증가율 중 반도체 수출이 0.9%p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2국장은 "반도체 수출 상승 기조가 국내 증시에 반영된 측면이 있다"면서도 "긍정적이던 반도체 수출 상당부분은 물량이 아닌 가격 상승에 따른 효과"라고 설명했다.

계속된 건설 투자 부진도 국내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해 건설투자 GDP 증가율은 9.9% 하락해 전년도(-3.3%)보다 부진 폭을 키웠다. 건설투자 성장률은 2020년 이후 줄곧 마이너스를 이어가고 있다. 이 국장은 "공사비가 계속 높은 수준이어서 기업 입장에서는 수익이 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현재 재건축과 도시정비 이슈가 많은데 공사비 때문에 착공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 같은 실물경제 흐름이 향후 기업 투자 위축과 가계부채 부담, 고용 불안 등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자본시장 활황이 실물경기로 이어지지 않는 '디커플링(탈동조화)'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올해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이는 정보기술(IT) 부문(반도체 포함)을 제외할 경우 성장률은 1.4%(IT부문 포함 시 1.8%)에 그쳐 체감경기와는 괴리가 클 것"이라며 "이는 결코 지속가능하고 완전한 회복으로 보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김성은 세종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당장 코스피 5000의 온기가 국내 모든 산업에 걸쳐 퍼져 있는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AI) 일부 분야에 한정된 것이라서 현 상황을 마냥 긍정적으로 보기만은 어렵다"면서 "여기에 미국 트럼프 대통령발 정책 변동이나 전쟁 등 글로벌 변수도 많아 예측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현재의 쏠림 현상 해결을 위해 정부가 제조업 중심의 성장동력을 타 분야로 확장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AI 등 신기술을 기반으로 기존 산업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시스템 전환을 지원하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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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배근미 기자 (athena3507@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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