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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시론]핵융합의 산업적 가치〈5·끝〉한국 경제의 미래 먹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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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시론]핵융합의 산업적 가치〈5·끝〉한국 경제의 미래 먹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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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두환 인애이블퓨전 대표

최두환 인애이블퓨전 대표

핵융합이 왜 미래 먹거리인가.

핵융합 상용화의 세 가지 병목인 개발 기간, 투자 자금, 공급망 중 앞의 두 가지는 거의 해결됐다. 인공지능(AI)이 개발을 가속화했고, 150억달러의 민간 자본이 유입됐다. 남은 건 공급망이다. 여기에 한국의 기회가 있다. 세 가지 이유다.

첫째, 시장 타이밍이다. 핵융합 전력 시장은 2030년대 가서야 열린다. 하지만 핵융합 공급망 시장은 지금부터 열린다. 핵융합 스타트업들이 파일럿 플랜트를 짓고 있고, 이에 필요한 장치가 지금 필요하다. 그런데 공급망은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채 파편화돼 있고, 규모의 사업자가 아직 없다. 퍼스트무버가 될 수 있는 타이밍이다.

둘째, 한국의 산업 역량이다. 조선, 원전, 반도체, 방산에서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핵융합에 필요한 역량을 이미 갖추고 있다. 새로 배울 게 아니라 기존 역량을 활용해 뛰어들면 된다.

셋째, 시장 규모다. 핵융합 공급망 시장은 2040년까지 연간 수천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공급망에서 시작해 발전소 건설까지 확장하면 엄청난 미래 산업이 생겨난다.

디지털플랫폼 기반의 가상통합 공급망

디지털플랫폼 기반의 가상통합 공급망


◇플랫폼 기반의 가상통합 공급망


한국은 이 공급망 병목을 어떻게 풀 수 있을까. 답은 'AI 역량을 갖춘 플랫폼 기반의 가상통합 공급망'이다. 수직 통합은 자본과 시간이 많이 든다. 수평 분업은 조율 비용이 높다. 플랫폼 모델은 다르다. 네 가지 장점이 있다.

자산 경량화(Asset-light): 공장을 직접 소유하지 않는다. 전문 업체들을 플랫폼으로 연결한다. 자본 효율이 높고,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한다. 리스크도 분산된다.

IP 지향화(IP-oriented):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마다 IP가 플랫폼에 축적된다. 시간이 갈수록 경쟁력이 강화된다. 축적된 IP가 후발주자 진입 장벽이 된다.


AI 능숙화(AI-fluent): AI가 설계, 공정, 품질, 관리를 최적화하고 자동화한다. 디지털 트윈으로 시행착오를 줄인다. 장치 제작 기간과 비용을 반으로 줄일 수 있다.

생태계 활성화(Ecosystem-thriving): 공급업체들을 플랫폼이라는 단일 접점으로 통합한다. 핵융합 스타트업은 이 플랫폼 하나만 상대하면 된다. 그들의 개발-제작-테스트 사이클이 획기적으로 빨라진다.

TSMC가 증명한 모델이다. 고객과 경쟁하지 않고, 고객 IP를 보호하고, 생태계를 활용한다. 결과는 시가총액 1조5000억달러, 첨단 반도체 80% 이상 점유다. 핵융합에서도 같은 모델이 가능하다.


◇네 가지 역량

한국은 이런 플랫폼을 활용해 어느 영역에 집중해야 할까? 네 가지 영역에서 특히 경쟁력이 뛰어나다.

첫째, 정밀 제조 역량이다. 우리의 핵융합 관련 제조 역량은 앞선 칼럼에서 충분히 설명했다.

둘째, 핵융합 AI 역량이다. 우리는 AI 응용에 있어서 누구보다 강하다. 더하여, 세계 최초 초전도 핵융합로인 KSTAR의 16년 운영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고, 지금도 늘려가고 있다. AI에 핵심인 기술과 데이터 둘 다에 있어 세계 어디에도 없는 우월한 조합이다. 이를 활용해 핵융합 제어·운영 솔루션을 누구보다 앞서 개발할 수 있다.

셋째, 초전도 선재 역량이다. 핵융합 핵심 부품이지만, 현재 고온초전도 선재는 품질과 수율이 형편없다. 차세대 공정 기술을 빨리 개발해야 한다. 이에 제일 중요한 기술은 반도체 공정 기술이고, 한국이 최고다.

넷째, 삼중수소 역량이다. 핵융합 연료인 삼중수소를 보유하고 처리하는 경험에서 한국은 뛰어나다. 이는 곧 핵융합 연료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네 가지 중 하나만 있어도 큰 경쟁력이다. 한국은 넷을 모두 갖추고 있다. 한국이 핵융합 공급망 산업의 중심에 설 수 있는 이유다.

◇제조업 첨단화

핵융합은 단순히 새로운 산업이 아니다. 기존 제조업을 첨단화하는 경로다. 진공용기로 정밀용접 기술을, 저방사화 강재로 첨단 신소재 기술을, 열교환기로 차세대 에너지 설비 기술을 확보한다. 분야별 기술뿐 아니라 이들을 통합하는 AI와 플랫폼 기술도 함께한다. 제조업이 '잘하는 망치질'에서 'AI, IP, 플랫폼 산업'으로 차원이 달라진다.

한국 중소·중견 기업과 '핵융합 팀 코리아'를 만들면, 핵융합 산업은 대기업만이 아닌 전체 제조업의 향연이 된다. 한국은 차세대 제조업 선두 국가가 되고, 이는 엄청난 미래 산업으로 이어진다.

◇지금은 TSMC, 나중은 웨스팅하우스

한국 핵융합 산업 로드맵을 다음과 같이 설계할 수 있다. 2025~2035년, '핵융합 TSMC' 단계다. 공급망 플랫폼을 구축한다. 전 세계 핵융합 스타트업에 부품과 서비스를 공급하며, 데이터와 IP를 축적한다. 그들과 경쟁하지 않고 성공을 돕는다.

2030~2040년, '파일럿 플랜트 제조의 선두' 단계다. 부품 공급을 넘어 주요 시스템을 통합 제공한다. 설계부터 제작, 설치, 시운전까지 전 과정을 지원한다.

2035~2045년, '핵융합 웨스팅하우스' 단계다. 턴키로 핵융합 발전소를 짓는다. 과거 웨스팅하우스가 전 세계에 원전을 지었듯이, 한국이 핵융합 발전소 건설을 주도하고 글로벌 시장을 선점한다.

◇지금이 기회다

우리 핵융합 산업의 중심 축은 물리학을 넘어 공급망 주도권이다. 한국은 네 가지 역량에 기반해 플랫폼 기반의 가상통합 공급망을 구현할 수 있다. 로드맵도 있다. 필요한 건 결단이다. 지금의 움직임이 한국 핵융합 산업의 승패를 가름한다. 기회의 창은 길지 않다.

최두환 인애이블퓨전 대표 dwight@enablefusi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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