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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층 외벽 타고 딸들 구한 엄마, 생계 막막…광양시 “도움 절실”

동아일보 이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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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층 외벽 타고 딸들 구한 엄마, 생계 막막…광양시 “도움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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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광양소방서 소방관들이 19일 오후 52m길이 사다리 차량을 이용해 불이 난 아파트에서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다. 광양소방서 제공.

전남 광양소방서 소방관들이 19일 오후 52m길이 사다리 차량을 이용해 불이 난 아파트에서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다. 광양소방서 제공.


불길에 갇힌 어린 세 딸을 구하기 위해 아파트 6층 외벽을 탄 40대 어머니의 얼굴은 구조 직후 시커먼 그을음으로 뒤덮여 있었다. 전남 광양 지역사회는 화마를 입은 다섯 모자를 돕기 위한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22일 전남 광양시 등에 따르면 이 어머니는 19일 오후 5시경 네 자녀와 함께 외출했다가 귀가했다. 그는 10세 미만인 세 딸에게 먼저 아파트 5층 집으로 올라가 있으라고 한 뒤, 한 살배기 막내를 태우고 차량을 주차했다. 이후 집으로 돌아왔을 때 현관문 틈새로 연기가 새어나오고 있었고, 화재 열기로 문은 열리지 않는 상태였다.

어머니는 화재를 인지한 뒤 옆집에 막내를 맡기고 곧바로 윗집인 6층으로 올라갔다. 그는 높이 약 13m의 6층 베란다에서 외벽을 타고 자신의 집이 있는 5층으로 내려갔다. 그러나 베란다는 이미 불길과 연기로 가득 차 내부 진입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불은 거실에 있던 전기난로가 넘어지면서 발생해 베란다 쪽으로 빠르게 번진 것으로 파악됐다.

어머니는 베란다 밖 에어컨 실외기에 다리를 걸친 채 방충망을 젖히고 상반신만 베란다 안으로 들이밀었다. 당시 두 딸은 비교적 연기가 덜한 안방으로 피신해 있었지만, 셋째 딸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어머니는 딸들에게 셋째를 찾으라고 외쳤고, 두 딸은 셋째를 발견해 함께 안방으로 몸을 피했다.

어머니는 약 1~3분 동안 아파트 외벽에 매달린 채 딸들을 안심시키며 버텼다. 일부는 베란다 안에, 일부는 외벽에 매달린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신고 접수 약 5분 만에 도착한 소방대에 의해 가족 모두 구조됐다.

전남 광양소방서 소방관들이 19일 오후 아파트 5층 화재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전남소방본부 제공.

전남 광양소방서 소방관들이 19일 오후 아파트 5층 화재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전남소방본부 제공.


화재 직후 현장을 찾은 광양시 공무원은 “구조 직후 셋째 딸을 안고 차량에 앉아 있던 어머니의 얼굴을 봤는데, 코를 포함해 얼굴 전체에 시커먼 그을음이 묻어 있었다”고 전했다.


광양시는 해당 가족에게 화재 피해자 지원금 300만 원과 화재 폐기물 처리비 200만 원을 지원하고, 임시 거처도 제공할 계획이다. 광양시 관계자는 “이들 가족이 거주하던 집은 사실상 전소됐다”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인 만큼 지역사회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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