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사진=뉴시스 |
법원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 신임 이사진 임명 과정에서 '2인 체제'로 의결한 것은 위법한 만큼 KBS 이사 11명 중 7명의 임명을 취소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판사 강재원)는 22일 KBS 전·현직 이사진 5인(김찬태·류일형·이상요·정재권·조숙현)이 방미통위(당시 방송통신위원회)와 대통령을 상대로 제기한 KBS 이사 임명 무효 확인 소송에서 원고 청구를 인용했다.
재판부는 이날 조숙현 이사를 제외한 나머지 4명에 대해선 소를 각하했지만, 조 이사가 대통령을 상대로 낸 처분취소 청구는 인용했다. 대세적 효력에 따라 청구 인용사실은 제3자에게 모두 적용된다.
재판부는 당시 방미통위가 '2인 체제'로 해당 사안을 의결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5인을 구성하게 돼 있는 위원회에서 3인이 임명이 안 된 이유가 있어도 2인만으로 의결하는 것은 의사 형성 과정에서 소수파를 원천 봉쇄해 다수파만으로 실질 처리한 것과 다를 바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재적위원이 2명일 때 1명이 반대하면 의결이 불가해 과반수 찬성이 불가하고 다수결 원리가 사실상 작동하지 않는다"며 "이런 점을 고려할 때 피고 위원회에서 2인 이내 위원으로 추천 의결한 것은 위법하고 대통령의 임명 처분도 취소 사유가 있다"고 판시했다.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2024년 8월 김태규 부위원장과 함께 전체 회의를 열어 KBS 이사 정원 11명 중 7명, MBC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 정원 9명 중 여권(현 국민의힘) 몫 6명을 신임 이사로 임명했다. 이후 윤 전 대통령은 KBS 신임 이사들 임명안을 재가했다. 신임 이사들은 같은해 12월 박장범 KBS 사장 선출에 관여하기도 했다.
당시 KBS 야권(현 더불어민주당) 성향 이사 5명은 이에 반발해 방미통위와 윤석열 전 대통령을 상대로 KBS 이사 임명 무효를 확인해달라며 같은해 8월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법원은 같은날 권태선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장, 김기중·박선아 이사가 각각 방통위를 상대로 낸 이사 임명 무효 확인 소송 등에 대해선 모두 각하했다.
재판부는 "지난해 8월 같은 처분을 다투는 다른 사건이 있었고 이미 그 사건에 대해 임명을 취소하는 판결을 선고했다"며 "행정소송법 재처분 의무 규정에 의해 다툴 법률상 이익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오석진 기자 5stone@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