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흥행 시 주식 전환으로 수익 확대
일정 지연 땐 회수 조건이 변수
구다이글로벌 기업공개(IPO) 기대가 커지면서 사모펀드(PEF)들은 80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통해 상장 땐 전환으로 업사이드를 노리고, 일정 지연 시엔 옵션으로 리스크를 관리하는 수익 구조를 짰다. /챗GPT 생성 이미지 |
[더팩트|윤정원 기자] 화장품 제조·판매업체 구다이글로벌 기업공개(IPO)를 둘러싼 기대감이 커지면서, 80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에 참여한 사모펀드(PEF)들의 수익 시나리오도 구체화하는 모습이다. 상장 흥행 시 주식 전환을 통해 업사이드를 극대화하되, 일정이 늘어질 경우를 대비해 풋옵션과 목표 내부수익률(IRR) 조건을 함께 설계한 구조가 이번 거래의 핵심으로 꼽힌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구다이글로벌은 전날 상장 주관사 숏리스트를 국내외 11곳으로 압축해 통보했다. 국내사는 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KB증권·신한투자증권 등 5곳, 외국계는 골드만삭스·모간스탠리·JP모건·UBS·씨티·BofA 등 6곳이다. 구다이글로벌은 오는 26~27일 주관사별 프레젠테이션(PT)을 거쳐 최종 주관사단을 선정할 예정이다.
◆ IMM PE 중심 6곳 참여…CB로 8000억 조달
구다이글로벌은 지난해 8월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를 중심으로 IMM인베스트먼트, JKL파트너스, 프리미어파트너스, 키움PE, 컴퍼니케이파트너스 등 6곳을 CB 투자자로 확정하고 총 8000억원을 유치했다. 단일 투자자가 아닌 복수 사모펀드가 참여한 컨소시엄 형태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한 사례다.
투자 규모별로는 IMM PE가 2800억원을 출자하며 가장 큰 몫을 차지했다. IMM인베스트먼트도 140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전해진다. 나머지 금액은 JKL파트너스와 프리미어파트너스, 키움PE, 컴퍼니케이파트너스가 나눠 부담하는 구조다. IMM 계열이 사실상 앵커 투자자 역할을 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선 이번 투자 구조가 구다이글로벌의 상장 가능성을 전제로 설계됐다는 점에 주목한다. 투자자 구성만 놓고 보면 중장기 운용보다는 IPO를 통한 회수에 무게를 둔 하우스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는 해석이다.
특히 CB 방식이 선택됐다는 점에서 이번 투자는 단순 재무적 투자라기보다 상장을 전제로 한 프리IPO 성격의 베팅으로 분류된다. CB 특성상 채권으로서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상장 이후 주식 전환을 통해 기업가치 상승 구간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CB에는 상장을 전제로 한 전환 구조와 함께, 일정 지연이나 환경 변화에 대비한 회수 장치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 상장 땐 '전환 업사이드'…실적·스토리가 뒷받침
상장 국면에서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는 전환을 통해 만들어질 수 있는 추가 수익 가능성 때문이다. IPO가 계획대로 진행되고 상장 밸류가 상단에서 형성될 경우, 투자자 입장에선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할 유인이 커진다. 같은 투자금이라도 전환 이후 주가 흐름에 따라 수익 규모가 달라질 수 있어서다.
이 같은 전환 업사이드 논리가 성립하는 배경에는 구다이글로벌의 실적이 자리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연결 기준 구다이글로벌은 매출 3309억원, 영업이익 1305억원, 순이익 1086억원을 기록했다. 이미 이익 체력이 확인된 상태라는 점에서 상장 스토리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시장에선 구다이글로벌이 브랜드 인수를 통해 외형을 키워온 성장 모델 역시 긍정적으로 본다. 단일 브랜드 의존도가 낮고, 인수 이후 포트폴리오를 확장해온 전략이 상장 과정에서 밸류 산정의 근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구다이글로벌은 조선미녀, 티르티르, 스킨1004(크레이버코퍼레이션), 스킨푸드 등 복수 브랜드를 보유·운영해 왔다. 최근 K뷰티 종목들이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멀티플을 인정받는 흐름 속에서, 구다이글로벌의 상장 밸류가 10조원대까지 거론되는 배경이다.
◆ 일정 지연 땐 '회수 옵션' 부각…변수는 PMI·밸류
반대로 상장 일정이 늘어질 경우의 시나리오도 함께 계산돼 있다. 일정이 지연되면 전환보다는 풋옵션 등 회수 조항이 부각될 가능성이 커진다. 목표 IRR 조건 역시 기대 수익의 하단을 설계하는 장치로 거론된다. 다만 풋옵션 발동 조건, 행사가, 조기상환 조항, IRR 산정 방식 등은 계약서 세부 내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실제 수익률 곡선은 최종 합의안에 좌우될 전망이다.
자금 사용처 역시 중요한 변수다. 시장에선 조달 자금 중 상당 부분이 브랜드 인수에 투입되고, 나머지는 기존 포트폴리오 지분 추가 취득이나 신규 투자 재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투자자 입장에선 인수 이후 통합(PMI) 과정에서 비용 관리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이뤄지느냐가 관건이다. 매출 확대에도 불구하고 마케팅·물류·인력 비용이 앞서면 이익률이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분수령은 IPO 디테일이다. 주관사단이 확정되면 밸류 산정 프레임과 함께 공모 구조(신주·구주 비중, 유통 물량, 보호예수·락업 조건)가 구체화될 전망이다. 상장 밸류가 상단에 형성되면 전환 유인이 커지겠지만, 일정 지연이나 시장 환경 변화가 발생하면 회수 옵션이 다시 부각될 수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숏리스트 확정으로 상장 로드맵이 구체화되는 국면"이라며 "투자자 입장에선 상장 밸류와 일정이 전환 여부와 수익 구조를 좌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번 딜은 업사이드를 우선 열어두고 리스크는 옵션으로 관리하는 구조"라며 "전환 기대가 크지만, 옵션 조항이 어떤 트리거에서 작동하느냐가 최종 성과를 가를 것"이라고 했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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