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화문 ‘KT 온마루’ 현장 가보니
‘지장 찍고 만든 TDX’…1가구 1전화 시대를 연 집념의 역사
1885년 덕률풍부터 AI 라이브 드로잉까지, 오감으로 체험하는 연결의 전화
‘지장 찍고 만든 TDX’…1가구 1전화 시대를 연 집념의 역사
1885년 덕률풍부터 AI 라이브 드로잉까지, 오감으로 체험하는 연결의 전화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당시 전화 한 대가 200만원 정도였으니, 서울 아파트 한 채 값과 맞먹었습니다.”
도슨트의 설명에 관람객들 사이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전화기 한 대가 부와 권력의 상징이었던 시절을 넘어 대한민국을 ‘1가구 1전화’ 시대로 이끈 통신 기술의 드라마틱한 역사가 눈앞에 펼쳐졌다.
22일 방문한 서울 광화문 KT 빌딩 웨스트 2층 ‘KT 온마루’는 대한민국 통신 140년의 역사를 품은 거대한 타임머신이었다. ‘모든 것’을 뜻하는 순우리말 ‘온’과 ‘중심’을 뜻하는 ‘마루’를 합친 이름처럼 이곳은 과거의 유물과 미래의 AI 기술이 교차하는 ‘연결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었다.
도슨트의 설명에 관람객들 사이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전화기 한 대가 부와 권력의 상징이었던 시절을 넘어 대한민국을 ‘1가구 1전화’ 시대로 이끈 통신 기술의 드라마틱한 역사가 눈앞에 펼쳐졌다.
22일 방문한 서울 광화문 KT 빌딩 웨스트 2층 ‘KT 온마루’는 대한민국 통신 140년의 역사를 품은 거대한 타임머신이었다. ‘모든 것’을 뜻하는 순우리말 ‘온’과 ‘중심’을 뜻하는 ‘마루’를 합친 이름처럼 이곳은 과거의 유물과 미래의 AI 기술이 교차하는 ‘연결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었다.
KT 온마루 빛의 중정에서 1982년 세계에서 열 번째로 개발에 성공한 대한민국의 전화 교환기 ‘TDX’를 주제로 한 미디어 아트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사진=KT) |
“목숨 걸고 만들겠다” 지장 찍고 만든 ‘TDX-1’ 위엄
전시장 중앙에서 투박한 금속 질감의 전자식 자동교환기 ‘TDX-1’ 실물을 볼 수 있었다. 천장까지 닿을 듯한 높은 프레임 속에는 수천 개의 회로 기판과 케이블이 혈관처럼 촘촘하게 박혀 있다. 단순 모형이 아니라 과거 서울 소공동 등지에서 실제로 수만 회선을 연결했던 장비를 그대로 옮겨왔다.
TDX-1은 국내 개발진의 비장한 결기가 서려 있다. 1980년대 초 폭증하는 전화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정부는 240억원이라는 사상 초유의 예산을 투입해 국산 교환기 개발에 나섰다. “선진국도 힘든 일을 한국이 하는 건 사기극”이라는 비난과 실패 시 책임론이 거세지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구진은 이름 옆에 지장을 찍은 이른바 ‘TDX 혈서’를 쓰고 사투를 벌였다.
KT 온마루에 전시된 TDX-1(왼쪽)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구진이 이름 옆에 지장을 찍은 이른바 ‘TDX 혈서’(사진=이소현 기자, 류제명 과기정통부 2차관 페이스북 갈무리) |
그 결과 1986년 세계 10번째로 개발에 성공하며 ‘1가구 1전화’ 시대의 문을 열었다. KT 온마루 도슨트는 “덕분에 1987년에는 가입자 1000만 회선을 돌파하며 국민 누구나 전화를 쓸 수 있는 시대를 열었다”고 설명했다.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TDX 혈서’ 사진을 공유하며 “이런 결기가 AI 3대 강국 도약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KT 온마루는 단순히 보는 전시를 넘어 ‘오감’으로 통신 역사를 즐길 수 있게 구성됐다. 1885년 한성전보총국을 재현한 공간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전화기 ‘덕률풍’을 만날 수 있다. 영어·일본어 등 4개국어에 능통했던 엘리트 교환원들의 이야기와 아파트값에 거래되던 ‘백색전화’와 ‘청색전화’의 비화를 듣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KT 온마루 ‘빛의 중정’ 공간으로 이동하면 TDX 교환기를 주제로 한 몰입형 미디어 아트도 경험할 수 있었다. 키오스크에서 얼굴을 촬영하면 AI가 이를 디지털 아트로 변환해 대형 화면에 띄워주는 인터랙티브 체험이 가능하다.
KT 온마루의 이음의 여정 공간에서 현재 KT의 AI 기술을 만날 수 있는 ‘AI 라이브 드로잉존’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KT) |
맘카페 입소문에 ‘오픈런’… 광화문 신상 핫플 예감
전시장의 마지막인 ‘이음의 여정’은 KT의 독자 기술로 개발된 한국어 언어 모델들을 만나는 공간이다. 특히 ‘AI 라이브 드로잉’ 존에서 직접 스케치를 그리면 AI가 정교한 그림으로 완성해 주는데, 이를 즉석에서 에코백으로 제작해 ‘나만의 굿즈’로 소장할 수 있다.
기술적 헤리티지와 트렌디한 체험 요소가 결합된 KT 온마루의 열기는 뜨거운 것으로 전해졌다. KT 관계자에 따르면 주말인 토요일에는 하루 600명 넘는 인파가 몰려 대기 행렬이 이어질 정도다. 이미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아이들에게는 역사 공부를, 어른들에겐 삐삐와 카폰의 향수를 선사하는 무료 핫플”로 소문이 자자하다.
윤태식 KT 브랜드전략실장은 “온마루는 대한민국 정보통신 140여 년의 역사와 KT의 비전을 직접 보고 듣고 만질 수 있는 브랜드 경험 공간”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한 팝업 스토어를 통해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KT 온마루는 매주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상시 무료 개방되며, 네이버 예약을 통해 심도 있는 도슨트 투어도 즐길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