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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봤다] 분청사기로 구현한 쿠키의 파괴...전통문화로 어우러지는 '쿠키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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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봤다] 분청사기로 구현한 쿠키의 파괴...전통문화로 어우러지는 '쿠키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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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수 기자]

'쿠키런: 킹덤 아트 컬래버레이션 프로젝트 특별전-위대한 왕국의 유산'이 열리는 아라아트센터 외관. /사진= 편지수 기자

'쿠키런: 킹덤 아트 컬래버레이션 프로젝트 특별전-위대한 왕국의 유산'이 열리는 아라아트센터 외관. /사진= 편지수 기자


22일 찾은 서울 인사동 아라아트센터는 외벽부터 나전칠기를 연상케 하는 '쿠키런: 킹덤' 캐릭터들로 가득했다. 이곳에서는 오는 23일부터 4월 12일까지 '쿠키런: 킹덤 아트 컬래버레이션 프로젝트 특별전-위대한 왕국의 유산'이 열린다.

데브시스터즈가 준비한 이번 특별전은 입장부터 독특했다. 일반적인 종이로 된 입장권 대신 '쿠키런' 캐릭터로 만들어진 팔찌를 제공한다. 단순한 입장권이 아닌, 전시장 곳곳에 배치된 인터랙티브(상호작용) 미디어 아트를 즐길 수 있는 NFC(근거리무선통신) 팔찌다. 랜덤으로 게임 내 재화인 크리스탈 등을 받을 수 있는 럭키드로우에 응모할 수도 있다.

'쿠키런: 킹덤 아트 컬래버레이션 프로젝트 특별전-위대한 왕국의 유산' 입구. /사진=편지수 기자

'쿠키런: 킹덤 아트 컬래버레이션 프로젝트 특별전-위대한 왕국의 유산' 입구. /사진=편지수 기자


특별전은 지상 1층부터 지하 4층까지 860평에 달하는 공간에서 이뤄진다. 지난 2년간 데브시스터즈가 10명의 무형유산 장인, 작가들과 진행한 아트 컬래버레이션 프로젝트를 모두 만나볼 수 있다. 먼저 '의지'를 주제로 한 제1전시실에서는 채승웅 샌드아티스트가 미스틱플라워 쿠키의 허무를, 손대현 나전칠기 명장이 담은 다크카카오쿠키의 결의를 표현한 작품으로 꾸려졌다.

이번 전시는 단순히 작품을 전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관객들이 직접 NFC 팔찌로 참여할 수 있는 미디어 아트를 더했다. 관람객의 팔찌가 닿으면 모래 형상이 흩어졌다가 다시 돌아오는 '허무의 잔상'이 대표적이다. '결의의 선택'은 손 명장의 나전칠기 작품을 둘러싼 거대한 산맥 형상의 조형물로, 관람객이 태그 포인트를 활성화할 때마다 점차 나전칠기 문양이 떠올랐다.

채승웅 샌드아티스트의 비움에서 채워지는 새로움 '허무'와 미디어아트 '허무의 잔상'. /사진=편지수 기자

채승웅 샌드아티스트의 비움에서 채워지는 새로움 '허무'와 미디어아트 '허무의 잔상'. /사진=편지수 기자


'역사'를 주제로 한 제2전시실은 파괴와 풍요라는 정 반대의 공간이 강렬한 대비를 이뤘다. 이곳에서 박상진 경기도 문화유산 분청사기장 보유자는 분청사기와 부서진 도자기 조각들로, 강한 쿠키만이 역사에 기록된다는 버닝스파이스 쿠키의 파괴를 표현했다. 뜨거운 가마를 형상화한 공간은 타오르는 불처럼 붉은 선으로 이루어진 미디어 아트 '점화'다.


정기완 데브시스터즈 마케팅 전략사업팀장은 "한국의 도자기가 완벽의 역사를 만들 수 있었던 건 만족스럽지 않으면 그걸 선보이지 않는 장인들의 정신이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그 완벽의 역사를 만들어나가는 게 버닝스파이스 쿠키의 스토리와 잘 맞아 작품을 부탁드리게 됐다"고 말했다.

박상진 경기도 무형유산 분청사기장 보유자의 완벽을 완성하는 이름 '파괴'와 미디어 아트 '점화'. /사진=편지수 기자

박상진 경기도 무형유산 분청사기장 보유자의 완벽을 완성하는 이름 '파괴'와 미디어 아트 '점화'. /사진=편지수 기자


김기호 국가무형유산 금박장 보유자는 왕국을 지키고자 하는 골드치즈쿠키의 가치, 풍요를 금박장으로 구현했다. 관람객들이 팔찌로 태그 포인트를 활성화하면 미디어 아트인 '풍요의 광휘'가 나타나는데, 미디어월이 모두 금빛으로 채워졌다.

진정한 '지식'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제3전시실은 두 작품이 하나의 공간을 이뤘다. 전통 탈 숙련기술을 전승한 신정철 장인이 거짓을 풍자와 해학으로 해석하고, 박명옥 한지 조각가가 진리의 명과 암을 표현한 작품이 눈길을 끌었다.


제4전시실에서는 최정인 서울특별시 무형유산 자수장 보유자가 나태를, 이재만 국가무형유산 화각장 보유자가 쇠뿔을 갈아 만드는 각지 공예로 열정을 표현했다. '연대'를 상징하는 제5전시실에서는 김영조 국가무형유산 낙화장 보유자가 사일런트솔트 쿠키의 침묵을, 전영일 전통 등 숙련기술 전승자가 세인트릴리 쿠키의 자유를 완성했다.

신정철 전통 탈 숙련기술 전승자와 박명옥 한지 조각가의 작품이 전시된 제3전시실. /사진=편지수 기자

신정철 전통 탈 숙련기술 전승자와 박명옥 한지 조각가의 작품이 전시된 제3전시실. /사진=편지수 기자


전시 내내 다소 부정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주제가 여럿 등장했지만, 장인들마다 저마다의 시각으로 이를 다르게 해석해 눈길을 끌었다. 정 팀장은 "비스트 쿠키들이 가진 허무, 거짓, 나태 같은 가치는 자칫 부정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데, 팬들도 이 작품을 좋아할 수 있는 가치를 심어야 했다"면서 "이를 긍정적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장인들께 연락을 드렸다"고 설명했다.

전시회의 마지막은 관람객들을 위한 일종의 놀이공간으로 꾸며졌다. '화합'을 상징하는 제6전시실에서는 자신만의 쿠키 캐릭터를 그린 후 스캔하면, 그 쿠키가 전통 민화 속을 뛰어다니는 걸 구경할 수 있다. 어둠마녀 쿠키를 형상화한 미디어아트 '해원'은 팔찌로 태그 포인트를 활성화할 때마다 국악 악기 소리가 더해지며 하나의 음악을 완성한다.


제6전시실. /사진=편지수 기자

제6전시실. /사진=편지수 기자


철학적인 주제를 전통문화로 풀어낸 전시였지만, 참여형 미디어 아트와 쿠키런: 킹덤의 아기자기한 캐릭터 때문에 무겁지 않게 다가왔다. 데브시스터즈는 전시 중 프로젝트에 참여한 장인과 직접 만날 수 있는 장인과의 만남, 원데이 클래스 등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조길현 데브시스터즈 대표는 "이번 특별전은 쿠키런: 킹덤 캐릭터의 이야기를 전통 문화와 연결하고, 가장 진보적인 미디어 아트와 결합했다"면서 "과거와 현재, 미래가 연결되는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전시이자, 쿠키런 IP가 가장 한국적인 콘텐츠를 글로벌로 무한히 확장하기 위한 행보의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편지수 기자 pjs@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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