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김진웅칼럼] 김진웅 수필가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이 지난 1월 6일부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고 있다. 필자는 우리나라 경기를 거의 빠짐없이 시청하면서 응원하였지만, 조별 예선 경기력은 저조하여 실망스러웠다.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이 지난 1월 6일부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고 있다. 필자는 우리나라 경기를 거의 빠짐없이 시청하면서 응원하였지만, 조별 예선 경기력은 저조하여 실망스러웠다.
이란전(1월 7일)을 0-0으로 비기고, 레바논전(1월 10일)에서는 4-2로 이겼지만, 우즈베키스탄전(1월 13일)에서는 0-2로 완패하여 실망과 충격을 주었다.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을 겨냥한 2살 어린 21세 이하에게 졌기에 충격은 배가 됐다. 조 1위로 8강에 진출한다는 목표였지만 1위는커녕 탈락 직전에, 레바논이 이란을 꺾은 덕분에 어부지리로 8강에 올랐지만 부끄러웠다.
지난 18일(한국 시각) 호주와 아시안컵 8강전이 열릴 때 선뜻 시청할 기분이 아니었다. 자정을 막 넘은 시각이라 마음만 먹으면 중계방송을 보고 잠잘 수도 있었지만, 솔직히 걱정이 앞섰다. 한국은 앞서 조별리그에서 부진한 전력을 보였기 때문이다. 1승 1무 1패에 그쳐 탈락을 예상했으나 천우신조로 기사회생하여 8강에 올랐다. 튼실한 실력이 바탕이 되어야 하겠지만, 운(運)도 따라야 하나 보다. 축구뿐 아니라 개인의 경우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살아오면서 겪지 않았는가.
집 앞의 아파트 모습을 보니 토요일 밤인데도 불이 켜져 있는 집이 몇 집 안 되어 나 혼자라도 응원하기로 했다. 손에 땀을 쥐며 지켜보니 부진했던 조별리그와는 달리 우리가 우세한 경기를 펼쳐 무척 기뻤다. 마치 다른 팀 같았다.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싸워 전반 21분 백가온의 선제골, 후반 43분 터진 신민하의 결승포에 힘입어 2-1 승리를 거뒀을 때, 마치 2002년 월드컵 때처럼 거리라도 뛰쳐나가고 싶었다.
한국은 정상에 올랐던 지난 2020년 태국 대회 이후 6년 만에 우여곡절을 겪으며 4강에 진출했다. 2022년 우즈베키스탄 대회, 2024년 카타르 대회에선 8강서 탈락하였기에, 이번에 4강에 오르게 되어 참으로 다행이고 내친김에 우승까지 차지하면 얼마나 좋을까.
한국은 전반 21분 백가온의 선제골이 나왔을 때 함성이라도 지르고 싶었다. 이현용이 하프라인 뒤에서 시도한 롱패스를 백가온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오른발 발리슛으로 마무리했다. 이 환상적인 골은 베스트 골로 선정될만하다. 후반 6분 통한의 동점골을 허용한 후 치고받는 공방전이 펼치다가, 후반 43분 한국의 결승골이 나왔다. 신민하가 오른쪽에서 올라온 강성진의 코너킥을 헤더로 마무리했고, 이 골을 끝까지 잘 지켜 한국은 준결승전에 진출하게 되어 무척 자랑스러웠다.
한국은 20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AFC U-23 아시안컵 4강전에서 일본에 0-1로 패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우려가 현실이 됐다. 조별리그부터 계속 보였던 약점이 또 드러나며 두 살 정도 어린 일본을 넘어서지 못했다. 악착같은 패기도, 일본에는 가위바위보도 져서 안 된다는 불굴의 투지도 실종되다니…….
어렵게 찾아온 U23 아시안컵 우승 기회를 허무하게 날리고, 하필 김상식 감독이 지휘하는 베트남과 24일, 3위 결정전을 치르게 되어 이래저래 너무 화난다. 그래도 승리하여 3위로 마무리하며, 구겨진 자존심과 울분을 달래고, 와신상담하며 한국 축구의 앞날을 다시 준비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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