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과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를 배경으로 구리 가격이 새해에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공급 제약이 구조적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원자재 가격 상승을 판가에 반영할 수 있는 국내 전선·구리 밸류체인 기업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실적 기대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 고점에서도 내려오지 않는 구리값
21일(현지시간)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구리 현물 가격은 톤(t)당 1만2800달러 후반대를 유지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가파른 상승세 이후에도 가격이 고점에서 내려오지 않으면서, 구리 시장이 단기 변동 국면을 넘어 구조적인 강세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리는 전력 인프라와 산업 전반에 폭넓게 사용되는 대표적인 산업 금속으로, 경기 흐름을 가늠하는 '닥터 코퍼(Dr. Copper)'로 불린다. 다만 최근 구리 가격 강세는 경기 회복보다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과 전력망 투자 확대 등 수요 구조 자체가 바뀐 데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 고점에서도 내려오지 않는 구리값
21일(현지시간)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구리 현물 가격은 톤(t)당 1만2800달러 후반대를 유지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가파른 상승세 이후에도 가격이 고점에서 내려오지 않으면서, 구리 시장이 단기 변동 국면을 넘어 구조적인 강세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리는 전력 인프라와 산업 전반에 폭넓게 사용되는 대표적인 산업 금속으로, 경기 흐름을 가늠하는 '닥터 코퍼(Dr. Copper)'로 불린다. 다만 최근 구리 가격 강세는 경기 회복보다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과 전력망 투자 확대 등 수요 구조 자체가 바뀐 데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구리 [사진=블룸버그] |
구리 가격 고공행진의 배경에는 공급 제약과 수요 급증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 전 세계 주요 구리 광산은 노후화로 생산성이 떨어지고 있지만, 신규 광산 개발에는 통상 10~15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돼 단기간 내 공급 확대가 쉽지 않은 구조다.
S&P글로벌에 따르면 1990년부터 2023년까지 전 세계에서 발견된 구리 매장지 239곳 가운데 최근 10년간 새로 발견된 곳은 14곳에 불과했다. 광산을 새로 찾는 것 자체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제련 단계의 공급 차질도 겹치고 있다. 글로벌 동 제련소들은 정련 수수료 하락과 비용 상승이 맞물리며 역마진 압박에 직면하자, 정련구리 생산 속도를 조절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광산뿐 아니라 제련 단계에서도 공급이 조여지는 셈이다.
반면 수요 측에서는 에너지 전환과 AI 데이터센터 증설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AI 데이터센터 확대로 구리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반면 공급은 이를 따라오지 못해 올해부터 향후 10년간 구리 시장이 공급 부족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매년 1분기 중국의 계절적 재고 비축 수요까지 더해지며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 원가 부담 아닌 판가 상승…전선업계의 다른 공식
통상 원자재 가격 급등은 제조업체의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국내 전선업계는 구조적으로 다른 위치에 서 있다. 전선 납품 계약 대부분에 원자재 가격 변동분을 제품 가격에 연동해 반영하는 판가 연동(에스컬레이션) 조항이 포함돼 있어서다.
LS MnM의 전기동이 지난 14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최고 등급으로 등록됐다. [사진=LS MnM] |
구리는 전선 제조 원가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원자재로, 제품군에 따라서는 90%에 달한다. 구리 가격이 오르면 전선 판매 가격도 자동으로 상승하고, 이에 따라 매출 외형이 커지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판가 상승에 따른 매출 확대가 인건비와 감가상각비 등 고정비 비중을 낮추는 효과로 이어지면서 영업이익률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있다.
◆ LSMnM과 LS전선·대한전선, 수혜 가시화
이 같은 환경은 국내 주요 전선·제련 기업들의 실적 가시성을 높이고 있다. LS그룹의 자회사인 LSMnM(옛 LS니꼬동제련)은 국내 대표 구리 제련업체로, 구리 정광 부족에 따른 제련 수수료 수익 감소 부담은 있지만 제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금·은 등 귀금속 부산물 가격 상승이 수익성 방어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LS MnM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구리 가격 강세의 수혜를 실적으로 입증했다. LS는 최근 LS MnM의 지난해 매출액이 14조9424억 원으로 전년 대비 23.3%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세전이익은 1414억원으로 57.1%, 당기순이익은 1067억원으로 39.9% 늘었다.
다만 영업이익은 2248억원으로 전년 대비 29.2% 감소했는데, 이는 전년도와 달리 연중 환율 변동성이 제한되면서 환율 상승에 따른 일회성 이익 효과가 축소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회사 측은 전기동 제련수수료가 크게 하락한 환경에서도 구리 가격 상승과 함께 금·은 등 귀금속, 황산류 등 부산물 수익성이 개선되며 전반적인 실적은 오히려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사진=AI 제작] |
전선업체인 LS전선과 대한전선은 구리 가격 상승분을 판가에 반영할 수 있는 구조를 바탕으로 매출 확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증설과 송·변전망 확충, 해상풍력과 장거리 송전 프로젝트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초고압 케이블과 해저케이블 등 고부가 제품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의 지난해 매출이 각각 7조5000억 원, 3조5000억 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구리 가격이 오른다고 해서 AI 기업이나 전력 인프라 투자가 멈출 가능성은 낮다"며 "수요가 이제 막 본격화되는 단계라는 점을 고려하면, 구리 가격 강세와 전선업계 호황이 상당 기간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kji0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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