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5000시대]
2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의 한 카페 입구에 "TODAY's KOSPI 4987"이라 적혀 있다. 그 아래에는 "내일을 기대하는 KOSPI 지수 가격으로"라고 적혀있다. /사진=박진호 기자. |
"코스피가 5000보다 더 오르면 비싼 원두로 바꾸지 않을까요."
코스피지수가 사상 첫 '5000'을 돌파한 2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증권가의 한 카페 입구에는 "TODAY's KOSPI 4987"이라 적힌 팻말이 걸려있었다. 이 카페는 '오늘의 커피'(드립커피) 한 잔 가격을 코스피에 연동해 판매한다. 카페 키오스크에는 '오늘의 커피' 가격이 4987원으로 적혀있었다. 이날 개장가다.
카페 직원 민모씨(26)는 코스피 상승 흐름이 매출에 도움되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저었다. 민씨는 "경기가 안좋은 데다 겨울은 비성수기"라며 "손님들이 저가형 커피나 인스턴트 커피로 돌아선다"라고 했다. 이어 "손님들이 오늘의 커피에 관심을 가져주시긴 한다"며 "계속 코스피가 오르면 더 비싼 원두를 쓰는 식으로 사장님이 조치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여의도 증권가 상인들은 최근 증시 활황이 매출로 이어지진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거래소 근처 한식집 사장 임모씨(45)는 "지난해 10월 코스피가 사상 처음 4000선을 돌파하면서 기대감을 가졌지만 매출에 큰 변동은 없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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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 손님 예약전화 늘어"…증시 활황 지속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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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5호선 여의도역 인근 모습. 점심시간이 되자 사람들이 식당으로 향했다. /사진=박진호 기자. |
일부 상인들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날 '코스피 5000'을 기념하는 단체손님 예약 문의가 빗발치면서다.
한 한식집 직원 김모씨(49)는 "원래 오전에 예약이 잘 없는 편인데 오늘은 예약 문의가 들어온다"며 "저녁 단체 손님이 더 많지 않을까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증권가다 보니 최근 손님들이 식사 중에도 주식창을 많이 들여다보신다"며 "장기적으로 상승세가 이어지면 좋겠다"라고 했다.
또다른 한식당 직원 김모씨(30)도 "이번 주 초부터 저녁 단체 손님 예약이 몰리면서 계속 만석이다"라며 "지난주보다 20% 가량 손님이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스피가 계속 오르면 소비 금액대도 높아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카페 사장 정모씨(34)는 "겨울은 찬 음료를 선호하는 한국 특성상 비성수기라 최근 코스피 상승세가 큰 영향을 끼치진 않았다"면서도 "그래도 '코스피 5000'이라는 상징성이 있으니 다시 기대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이 일시적인 '반짝 효과'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실물 경제가 주가에 연동되지는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양준호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어떤 거시경제지표가 실제 상권으로 몰리는 건 아니기 때문에 일종의 반짝 효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진호 기자 zzin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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