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국무총리가 21일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에서 열린 청년 종사자 타운홀 미팅에서 모두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무엇보다 관가와 업계의 시선이 쏠리는 대목은 방문의 ‘시점’이다. 김 총리의 방문이 방탄소년단(BTS)의 3월 완전체 컴백, 그리고 광화문 공연 프로젝트가 가시화된 시점과 절묘하게 맞물리기 때문이다. 정부가 이들의 복귀를 개별 아티스트의 활동 재개 차원을 넘어, 수출 활로를 뚫고 국가 브랜드를 제고할 ‘핵심 산업적 모멘텀’으로 규정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행보다. 김 총리가 현장에서 “BTS가 복귀하는 시기에 마침 이곳에 왔다”고 굳이 언급한 배경 역시, 이번 행보가 철저한 계산 끝에 나온 ‘골든타임’의 전략적 선택임을 자인한 셈이다.
김 총리의 발걸음이 굳이 하이브로 향한 것은, 이곳이 K팝을 ‘지속 가능한 수출 산업’으로 진화시킨 ‘전진기지’이기 때문이다. 하이브는 멀티 레이블 체제를 통해 방탄소년단 낙수 효과를 세븐틴, 르세라핌, 뉴진스 등으로 확장하며 ‘엔터의 산업화’를 가장 성공적으로 이뤄낸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사실상 정부가 하이브의 시스템을 K-콘텐츠의 ‘글로벌 표준’으로 공인하고, 이를 국가 차원의 수출 모델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김 총리가 레이블즈 아티스트들의 성과를 짚으며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강조한 것 역시, 하이브가 구축한 시스템을 산업 전반의 표준으로 확산하겠다는 주문으로 해석된다.
특히 “한류의 뿌리는 자유 민주주의”라는 김 총리의 발언은 주목할 만하다. 그는 “응원봉으로 지켜냈던 광화문광장에서 방탄소년단이 컴백 무대를 갖는 것은 매우 큰 의미”라고 강조했다. 광화문을 단순한 집회나 공연장이 아닌, 한국의 역동적인 민주주의와 ‘문화적 자유’가 표출되는 상징적 공간으로 브랜딩하며 K-컬처의 위상을 한 단계 격상시켰다. 이는 향후 K-콘텐츠가 글로벌 무대에서 가질 ‘문화적 정당성’을 정부가 보증하겠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현장 행보 역시 철저히 하이브의 ‘초격차 경쟁력’을 확인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김 총리는 화려한 무대 대신 안무 연습실과 녹음실 등 ‘제작의 최전선’을 꼼꼼히 살폈다. 엔하이픈의 연습 장면을 지켜보고 직원들과 대화를 나눈 것은, K팝의 경쟁력이 무대 위 스포트라이트 뒤에 있는 하이브만의 독보적인 육성 시스템과 인프라에서 나온다는 점을 간파했기 때문이다. 김 총리가 “크리에이터 한 사람 한 사람이 민간 외교관”이라며 지원을 약속한 것은, 하이브가 증명해 낸 ‘시스템과 사람의 가치’에 정부가 투자하겠다는 화답이기도 하다.
결국 이번 방문은 ‘BTS의 귀환’이라는 ‘결정적 모멘텀’을 목전에 두고, 정부가 선제적으로 산업 현장을 점검하며 ‘판’을 깔아준 모양새다. 정부는 방탄소년단이라는 확실한 ‘구심점’을 통해 콘텐츠 산업 전반의 낙수 효과를 극대화하려 하고 있다. 정부의 전략적 지원과 하이브의 혁신적인 시스템이 결합한 이번 승부수가, 침체된 수출 전선에 ‘BTS노믹스’라는 확실한 반등 카드가 될 수 있을지. 그 거대한 반전의 카운트다운은 이미 시작됐다.
아주경제=최송희 기자 alfie312@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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