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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했던 '박스피'가 뻥"...4000피→5000피까지 '단 3개월' 새 역사

머니투데이 성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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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했던 '박스피'가 뻥"...4000피→5000피까지 '단 3개월' 새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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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5000 시대]

[편집자주] 코스피가 46년만에 5000 시대를 열었다. 1여년 전만해도 불가능해 보였던 수치다.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과 안정적인 경기 흐름 속에 동반 상승 중인 전세계 증시 가운데서도 독보적인 랠리다. 물론 '이번에는 다를까'의 우려는 남아있다.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번번히 제자리 걸음을 했던 코스피가 장기 우상향의 신뢰를 얻어 6000, 1만 시대로 향하기 위해 필요한 과제를 살펴본다.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해 5월29일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 광장에서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코스피 5000 시대'가 적힌 팻말을 들고 지지를 호소하는 모습./사진=뉴스1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해 5월29일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 광장에서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코스피 5000 시대'가 적힌 팻말을 들고 지지를 호소하는 모습./사진=뉴스1


43년.

한때 몽상으로 치부된 코스피 5000이 현실화하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코스피 출범 이후 1000을 돌파하는 데까지 6년, 이후 2000까지는 18년 3개월이 걸렸다. 3000까지 13년 5개월, 4000까지는 5년이 걸렸지만 이후 5000까지는 단 3개월만 필요했다.

22일 한국거래소(KRX)에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77.13포인트(1.57%) 상승한 4987.06으로 출발, 개장 50초 만에 5002.88로 올라 전대미문의 5000 시대를 열었다. 지난해 10월 27일 4000선을 돌파한지 3개월 만이다.

코스피 첫 공표일은 1983년 1월4일이다. 당시 산출한 종가 122.52는 1980년 1월4일 시가총액을 기준(100) 삼았다. 지수는 1987년 8월 500을 넘긴 데 이어 1989년 3월 1000 위로 진격, 네 자릿수 시대를 열었다.

플라자 합의와 '3저현상(저금리·저유가·저환율)'이 경제 고성장을 이끈 1980년대 말 증시는 코스피 2000 시대를 점쳤지만, 이 바람은 20세기가 끝나도록 이뤄지지 않았다.

마주한 현실은 1997년 외환위기였다. 기업 도산이 한창이던 이듬해 6월 코스피는 280대까지 추락했고, 증권가는 줄초상을 면치 못했다. 닷컴 버블과 미국 9·11 테러는 반등을 모색하던 증시에 재차 고통을 안겼다.


코스피가 네 자릿수에 안착한 시기는 2005년 전후다. 중국 경제성장을 지렛대 삼은 '차이나 플레이'가 증시를 밀어올렸다.


세계증시 활황과 국내기업 실적회복 훈풍을 탄 코스피는 2007년 7월 2000을 넘어섰지만, 이듬해 세계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다. 1500 안팎을 오가던 코스피는 리먼브라더스 파산 충격에 한 달새 600포인트 넘게 급락한 뒤 반등하는 부침을 겪었다.

다시 일어서게 된 발판은 2010년대 초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 랠리와 2017~2018년 '반도체 슈퍼사이클'이었다. 다만 미국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미중 무역갈등과 보호무역은 발목을 잡았고, 코스피는 추가 동력을 얻지 못한 채 2000 안팎을 맴도는 박스권 등락을 거듭했다.

코스피 3000 시대를 열어젖힌 사건은 코로나19(COVID-19) 대유행이었다. 2020년 2200대에서 출발한 코스피는 감염병 확산 초기 공황매도에 같은해 3월 1400대까지 폭락한 뒤 이듬해 1월 3000·6월 3300을 돌파하며 유례 없는 반등세를 보였다.


경기 부양책으로 급증한 유동성이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집합금지·스마트폰 보급이 불붙인 개인 주식투자는 '동학개미운동'으로 이어지며 매수세를 키웠다.

그로부터 4000 시대에 접어들기까지는 4년이 더 걸렸다. 2022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국내증시 후퇴를 낳아서다. 당시 집권한 윤석열 정부 '밸류업' 정책에도 코스피는 2000 중반대에 갇혔고, 지난해 4월 들어선 계엄 이후 탄핵정국 여파로 2200대까지 미끄러졌다.

오랜 '박스피' 탈출을 이끈 계기로는 전 세계 생성형 인공지능(AI) 경쟁이 이끈 반도체·로봇주 랠리와 이재명 정부에서 부각된 상법 개정 등 자본시장 친화정책 기대감이 거론된다. 코스피는 지난해 6월 3000을 탈환한 데 이어 10월 4000으로 직진했다. 이날 5000 돌파에 성공한 코스피는 6000을 향해 간다.

성시호 기자 shs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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