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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한 끼 위해…' 최강 한파에도 줄 지어선 무료급식소

뉴스1 공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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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한 끼 위해…' 최강 한파에도 줄 지어선 무료급식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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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두류공원 '사랑해 밥차'에 600여명 다녀가

돌멩이·생수통·종이컵 등으로 '대기 순서' 표시



한파가 이어진 22일 오전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사랑해밥차 무료급식소를 찾은 사람들이 줄지어 배식을 기다리고 있다. 2026.1.22/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한파가 이어진 22일 오전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사랑해밥차 무료급식소를 찾은 사람들이 줄지어 배식을 기다리고 있다. 2026.1.22/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대구=뉴스1) 공정식 기자 = 올겨울 최강 한파가 몰아친 22일 오전 10시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가로수 옆 인도에 돌멩이, 생수통, 종이컵, 지팡이 등 물건이 일렬로 놓여 있었다. 두꺼운 외투와 방한모 차림으로 햇볕이 내리쬐는 벤치에 앉아 자기 순서를 기다리는 사람도 보였다.

오전 11시가 넘어 구수한 소고깃국 냄새가 사방에 퍼질 무렵, 추위에 몸을 숨기고 있던 수백명이 삽시간에 긴 줄을 이뤘다. 점심 배식이 곧 시작된다는 신호였다. 인도에 놓인 돌멩이와 생수통 등은 배식 시간보다 훨씬 먼저 와서 자리를 맡은 사람들의 '대기 번호표였다'.

두류공원 '사랑해 밥차' 무료 급식소 앞 풍경이다. 매서운 추위가 이어진 이날 점심으로는 소고기국밥과 김치가 나왔다. 설거지는 엄두도 못내 음식은 1회용 그릇에 담겼다. 생수와 간편 조리식 떡볶이는 1인당 1개씩 선물로 나눠줬다. 이곳엔 평소 1000여 명이 몰렸으나, 이날은 한파 탓인지 600여 명에 머물렀다고 한다.

'사랑해 밥차' 관계자는 "경기가 어렵고 민심이 어수선해 무료 급식소를 찾는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한파가 이어진 22일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사랑해밥차 무료급식소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배식을 하고 있다. 2026.1.22/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한파가 이어진 22일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사랑해밥차 무료급식소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배식을 하고 있다. 2026.1.22/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사랑해 밥차'는 매년 봄부터 초겨울까지 두류공원 대구문화예술회관 앞에서 운영된다. 그러다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면 테마파크 이월드 건너편으로 자리를 옮긴다. 한파에 수도시설이 얼어붙어 설거지 등이 녹록지 않아서다.

2004년 3월 통기타와 사물놀이 등 거리공연을 하던 '사랑해장애인예술단' 회원과 자원봉사자 등 6~7명이 뜻을 모아 시작한 '사랑해 밥차'는 어느덧 22년째로 접어들었다.


어려운 이웃에게 따뜻한 밥 한 끼 대접하는 취지로 시작한 '사랑해 밥차'는 앞서 두류공원, 서부정류장, 북비산네거리 등지를 옮겨 다니며 주 1~2차례 운영됐다. 당시에는 급식소를 찾는 사람이 노인이나 노숙인 등 500명 수준이었다.

그러나 서부정류장 옆에서는 설거지 관련 하수구 악취와 시장 상인들의 반발에 부딪혀 자리를 비켜줘야 했고, 북비산네거리에서도 도심공원 조성을 이유로 철수해야 했다.

이후 '사랑해 밥차'는 두류공원에 터를 잡아 코로나19 유행 전까지 월~금요일 주 5차례 운영했다. 이 시기엔 주변 무료 급식소가 문을 닫으면서 '사랑해 밥차'를 찾는 사람이 급격히 늘었다. 삼복더위나 봄·가을 특식이 나오는 날에는 1300명을 훌쩍 넘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사랑해밥차 무료급식소 앞에서 배식을 기다리는 행렬. 2026.1.22/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22일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사랑해밥차 무료급식소 앞에서 배식을 기다리는 행렬. 2026.1.22/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현재 매주 화·목요일 열리는 이 무료 급식소에는 하루 평균 1000여 명, 연간 10만 명이 다녀가고 있다. 밥차는 대구시의 지원금과 거리공연이나 행사 모금, 기업 후원, 시민 기부 등을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빠듯한 운영비 탓에 주 2회 무료 급식에는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이 빠질 수 없다. 이들은 오전 9시부터 식사를 준비하고, 배식 후 설거지까지 마치면 오후 2시가 훌쩍 넘는다. 그러나 뜻을 같이하는 50여 명의 자원봉사자와 방학을 맞은 학생 및 봉사자 가족들이 일손을 거들고 있다.

최영진 사랑해밥차 단장(68)은 "불황이 길어지면서 무료 급식소를 찾는 발길이 수년째 늘고 있다"며 "시민들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 따뜻한 음식을 대접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jsg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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