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충청일보 언론사 이미지

KAIST 연구진, 알츠하이머 치료 전략 구조 전환

충청일보
원문보기

KAIST 연구진, 알츠하이머 치료 전략 구조 전환

서울맑음 / -3.9 °
[이한영 기자]

알츠하이머-화학적 접근

알츠하이머-화학적 접근


알츠하이머병 치료는 오랫동안 하나의 원인을 겨냥하는 방식에 머물러 있었다. 아밀로이드 베타나 활성 산소종처럼 개별 요인을 차단하는 접근이 주를 이뤘지만, 병의 진행을 충분히 제어하지 못한다는 한계도 함께 드러났다.

KAIST 연구진은 이 구조적 한계를 다른 방향에서 해석했다. 원인을 늘리거나 약물을 새로 만드는 대신, 동일한 분자의 '배치'를 바꾸는 방식으로 알츠하이머병에 관여하는 여러 요인을 동시에 다룰 수 있는 가능성을 분자 수준에서 제시했다.

KAIST 화학과 임미희 교수 연구팀은 전남대학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연구진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위치 이성질체에 따른 작용 차이를 규명했다. 같은 성분이라도 분자의 결합 위치가 달라지면 활성 산소종에 대한 반응성, 아밀로이드 베타·금속 이온과의 상호작용 방식이 서로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을 실험으로 확인했다.

뒷줄 왼쪽부터 KAIST 임미희 교수, 전남대 김민근 교수, KAIST 이지민, 나찬주 학생, (상단)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이철호 박사, 김경심 박사

뒷줄 왼쪽부터 KAIST 임미희 교수, 전남대 김민근 교수, KAIST 이지민, 나찬주 학생, (상단)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이철호 박사, 김경심 박사


알츠하이머병은 아밀로이드 베타 축적, 금속 이온 결합, 활성 산소종 증가가 서로 얽혀 진행된다. 특히 금속 이온은 아밀로이드 베타의 독성을 키우고, 활성 산소종 생성을 촉진해 신경 세포 손상을 가속화한다. 이 때문에 단일 기전을 겨냥한 치료 전략은 병의 복합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구조가 조금씩 다른 세 가지 분자를 비교 분석해, 미세한 배치 차이만으로도 반응 경로와 생물학적 효과가 크게 달라진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를 알츠하이머 마우스 모델(APP/PS1)에 적용한 결과, 특정 구조를 가진 화합물은 활성 산소종, 아밀로이드 베타, 금속-아밀로이드 베타 복합체를 함께 조절하는 반응을 보였다.


이 화합물은 해마 부위의 신경 세포 손상을 줄이고 아밀로이드 플라크 축적을 낮췄으며, 저하된 기억력과 인지 기능도 함께 회복되는 결과를 나타냈다. 분자의 구성 성분을 바꾸지 않고 배치만 달리해 병의 여러 축을 건드린 셈이다.

저분자 화합물의 위치 이성질체에 따른 알츠하이머병의 다중 발병 기전에 대한 차별적 반응성 및 메커니즘

저분자 화합물의 위치 이성질체에 따른 알츠하이머병의 다중 발병 기전에 대한 차별적 반응성 및 메커니즘


임미희 교수는 이번 연구가 복합 원인을 지닌 신경퇴행성 질환을 보다 정밀하게 다룰 수 있는 분자 설계 전략의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번 성과는 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지난 14일 자에 게재됐다. 알츠하이머 치료 접근의 방향을 분자 설계 차원에서 다시 묻는 연구로 평가된다. /대전=이한영기자

<저작권자 Copyright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