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26년 1월 21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제56차 세계경제포럼(WEF) 기간 중 열린 기업인 리셉션에서 다른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다보스/로이터 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문제를 두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합의의 틀을 마련했다고 밝힌 가운데, 해당 틀에는 덴마크의 그린란드 통치권을 존중하는 원칙이 포함돼 있다고 악시오스가 2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국이 그린란드를 소유해야 한다”던 트럼프 대통령 입장과는 결이 다른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사무총장과 이런 내용의 논의 직후 유럽 동맹국들을 겨냥했던 관세 위협을 전격 철회했고, 앞서 연설에선 ‘그린란드 인수를 위해 무력을 쓰진 않겠다’고 선을 긋는 등 협상 모드로 선회한 모양새다. 하지만 미군 기지가 들어설 일부 지역에 대해서는 주권을 미국에 이양하는 방안이 논의됐다는 보도도 있어, 영토 소유 의지가 완전히 사라진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악시오스는 이날 그린란드 문제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계기 회동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마르크 뤼테 나토 사무총장이 논의한 합의 구상에 덴마크의 주권을 유지한다는 전제가 담겨 있다고 보도했다. 뤼테 사무총장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그린란드가 (덴마크령으로 남게 되는지는) 논의되지 않았다”며 “논의의 중심은 북극 전반의 안보였다”고 말했다.
악시오스는 “이번 합의 틀 핵심에는 1951년 체결된 미·덴마크 간 ‘그린란드 방위 협정’ 개정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이 협정은 나토가 (집단안보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미국이 그린란드에 군사 기지를 건설하고 방위 구역을 설정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악시오스는 “뤼테 사무총장의 제안에는 그린란드 안보 강화와 북극 지역 내 나토 활동 확대, 원자재와 관련된 추가 작업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며 “그린란드 내 ‘골든 돔’ 배치와 러시아·중국의 악의적 외부 영향력 대응에 관한 문구도 들어 있다”고 전했다. 이날 제안은 덴마크가 오래전부터 제시해온 ‘통치권은 유지하되, 미국의 군사적 존재를 확대하는 방식’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미군 기지가 들어설 그린란드 일부 지역의 주권을 미국이 확보하려 한다는 보도도 있다. 뉴욕타임스는 나토 고위 당국자 3명의 발언을 인용해, 미군 기지 설치를 위해 그린란드 일부 지역의 주권을 미국에 이양하는 방안이 논의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영국이 키프로스에 보유한 주권 기지를 모델로 한 구상이다. 군사 기지가 있는 특정 구역을 자국의 영토로 소유하는 형태다. 다만, 이 방안이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합의의 틀’에 포함됐는지는 불분명하다. 시엔엔(CNN)은 나토 내부에서 미군 기지 확대 논의가 오간 것은 사실이지만, ‘기지 부지 주권 양도’가 합의의 공식 요소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엔엔 인터뷰에서 이번 거래가 자신의 ‘그린란드 소유’ 구상을 충족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궁극적으로 장기 거래이며, 모두를 매우 유리한 위치에 놓는다”고만 답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세부 사항이 확정되는 대로 공개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한번 최고 협상가임을 입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설에서 그린란드 문제와 관련해 무력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은 뒤, 오후에 뤼테 사무총장과 회동했다.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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