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안 ‘행정통합 교부세·지원금 신설’ 등 골자
국힘 법안선 ‘양도소득세 전액·법인세 절반 교부’
장종태 “세금 공부 좀”···김태흠 “제일 설쳐대”
국힘 법안선 ‘양도소득세 전액·법인세 절반 교부’
장종태 “세금 공부 좀”···김태흠 “제일 설쳐대”
이장우 대전시장(오른쪽)과 김태흠 충남지사가 지난 21일 대전시청에서 긴급회동을 하며 행정통합 추진 상황에 대한 입장을 얘기하고 있다. 대전시 제공 |
정부가 시도간 행정통합에 대해 4년 동안 연간 5조원의 인센티브를 제시한 상황에서 통합을 추진하는 대전시와 충남도는 이미 발의된 특별법안에 담긴 재정 이양을 통해 연간 9조원 이상의 안정적 재원을 보장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두고 지역 정치권이 거친 설전을 주고 받으면서 재정과 권한 이양 문제가 통합의 최대 쟁점이 되고 있다.
22일 성일종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 45명이 지난해 10월 발의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회부돼 있는 ‘대전충남특별시 설치 및 경제과학수도 조성을 위한 특별법안’을 보면 제42조에 국세 교부에 관한 특례가 규정돼 있다. 양도소득세 전액과 법인세 총액의 50%를 특별시에 교부하고, 부가가치세 중 지방소비세를 제외한 금액의 5%를 추가로 특별시에 주도록 돼 있다. 이렇게 되면 대전과 충남은 통합특별시 출범 이후 양도소득세 1조1534억원과 법인세 1조7327억원, 부가가치세 3조6887억원 등 추가 재원을 확보하게 된다. 여기에 법안에 규정한 보통교부세 특례 지원 등 각종 특례를 더하면 양 시도의 현재 예산을 합한 것보다 연간 9조원 이상의 예산을 추가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양 시도 분석이다.
정부가 제시한 연간 5조원의 인센티브와 비교하면 4조원 이상 더 많은 재원 확보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정부는 앞서 김민석 국무총리의 발표를 통해 가칭 ‘행정통합 교부세’와 ‘행정통합 지원금’ 신설 등을 통해 통합특별시에 각각 연간 최대 5조원씩 4년간 최대 20조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행정통합 인센티브안을 발표한 이후 대전시와 충남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며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밝힌 이유다.
국민의힘 소속인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는 지난 21일 긴급 회동을 갖고 발표한 입장문에서 “정부 발표 내용은 중앙정부가 특례와 예산을 분배하는 종속적 지방분권의 연장에 불과하다”며 국민의힘이 발의한 특별법안에 담긴대로 양도소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 등의 재정을 법률로 확정해 특별시에 이양할 것을 촉구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여야간 거친 설전도 오가고 있다. 대전·충남 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장종태 더불어민주당 의원(대전 서구갑)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장우 시장과 김태흠 지사가 양도소득세와 법인세, 부가가치세를 지방세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데 이는 특정 지역에 고정돼 있지 않은 이동성이 큰 세금으로 지방세가 될 수 없기 때문에 조세체계의 기본 원리를 전혀 모르는 주장”이라며 “혹세무민을 중단하고, 세금 공부 좀 하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지사는 “국세를 지방세로 전환해 달라는 게 아니라 우리 지역에서 걷어간 국세를 돌려달라는 얘기인데 무지한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공격할까만 생각한다”며 “(통합에) 제일 발목 잡았던 의원들이 제일 설쳐대는 것도 웃기다”고 불쾌한 심경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그러자 장 의원은 다시 SNS를 통해 “행정통합 인센티브안은 4년짜리 한시 지원책이 아니다”라며 “김 지사와 이 시장은 꼴같잖은 몽니를 멈추기 바란다”고 맞받았다.
향후 통합 특별법 제정 과정에서도 재정과 권한 이양 문제는 여야간 가장 큰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다음주 초 발의할 것으로 보이는 법안의 내용에 따라 치열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권한 이양과 관련해서는 대전시와 충남도가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연구개발특구 특례, 농업진흥지역 해제, 국가산단 지정, 개발제한구역에 관한 권한 등을 핵심적으로 이양이 필요한 권한으로 요구하고 있다. 이는 국민의힘이 발의한 특별법안에도 포함된 내용이다. 민주당은 이런 요구를 다 수용할 수는 없다고 보고 있다. 개발제한구역에 관한 권한은 민주당이 꼽는 대표적 수용 불가 조항이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광역통합의 방향이 흔들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서로 다른 의견이 있다면 치열한 토론으로 합리적 대안을 찾고, 이를 위한 행정·재정·제도적 지원을 끝까지 책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72대 28 정도인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65대 35 정도로 조정하는 방안을 언급했다.
김 지사는 “대통령께서 재정배분을 65대 35 수준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큰 틀에서 적극 환영한다”면서도 “다만 재정과 권한 이양은 한시적인 것이 아니라 항구적이고 지속적이어야 하며, 반드시 명문화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종섭 기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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