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시절의 푸이그) |
(MHN 이주환 기자) 방망이를 내려놓고 피고인석에 앉은 '야생마' 푸이그가 징역형과 선수 생명 모두를 건 운명의 법정 승부를 시작했다.
전직 메이저리거이자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에서 뛰었던 야시엘 푸이그는 21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 연방법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불법 스포츠 도박 연루 의혹과 허위 진술, 사법 방해 혐의로 기소된 그는 이날 배심원 선정 절차에 참석하며 본격적인 재판을 알렸다.
긴장감이 감도는 현장 분위기와 달리, 현지 언론은 푸이그가 법원을 나서며 밝은 표정을 보였고 배우자와 함께 변호인단과 기념촬영을 하는 등 특유의 여유를 잃지 않았다고 전했다.
변호인단은 "법정에서 진실을 밝힐 기회를 얻었다"며 무죄를 확신했고, 푸이그 역시 SNS에 '정의'를 언급하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사건의 발단은 전 마이너리그 투수 웨인 닉스가 설계한 거대 불법 도박판이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푸이그는 신시내티 레즈 시절이던 2019년, 제3자를 통해 닉스의 도박 조직에 베팅했다가 단기간에 큰 손실을 입었다. 이후 빚을 갚는 조건으로 직접 베팅 사이트 접근 권한을 얻었고, 테니스·미식축구·농구 등 종목을 가리지 않고 수백 차례 베팅을 이어간 정황이 포착됐다.
하지만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은 '도박' 그 자체가 아니라 '거짓말'이다. 검찰은 2022년 수사 당시 푸이그가 수차례 허위 진술을 했으며, 지인에게 '수사관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취지의 음성 메시지를 보낸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현재 그에게 적용된 혐의는 사법 방해 1건과 허위 진술 2건 등 총 3건이다. 미국 법상 허위 진술은 최대 5년, 사법 방해는 최장 10년의 징역형이 가능해, 유죄가 인정될 경우 실형을 피하기 어려운 중대 사안이다.
(푸이그가 올해 키움과 계약한 뒤 참가한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MHN 독자들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푸이그의 대응은 '오락가락' 행보 끝에 '정면 돌파'로 굳어졌다. 당초 혐의를 일부 인정하고 형량을 낮추는 플리바게닝을 시도했으나, 돌연 입장을 바꿔 무죄를 주장해 왔다.
그사이 그는 키움 히어로즈와 베네수엘라 윈터리그 등을 오가며 '현역 연장'의 끈을 놓지 않았고, 이번 재판을 위해 시즌 중 로스앤젤레스로 급거 복귀했다.
재판은 앞으로 약 8~9일간 치열한 법리 다툼으로 전개될 예정이다. 현지 법률 전문가들은 "승패의 관건은 푸이그가 직접 증언대에 설지 여부"라고 입을 모은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그가 검찰의 날카로운 반대신문을 견뎌낼 수 있을지가 최대 변수다.
방망이가 아닌 '말'로 싸워야 하는 이 승부에서 패한다면, '야생마'가 달릴 곳은 더 이상 그라운드가 아닌 철창 안이 될 수도 있다.
사진=연합뉴스, NBC닷컴, MHN DB, 푸이그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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