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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영영 못 산다” 수지 집값 전국 1위… 동작·양천까지 ‘키 맞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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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영영 못 산다” 수지 집값 전국 1위… 동작·양천까지 ‘키 맞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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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0.29%·수지 0.68% ‘폭등’…성복역롯데캐슬 15.7억·흑석한강센트레빌 24.8억
정부의 대규모 공급 대책 예고에도 부동산 시장은 입지가 검증된 기존 대장주 단지들을 중심으로 ‘키 맞추기’ 장세를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대규모 공급 대책 예고에도 부동산 시장은 입지가 검증된 기존 대장주 단지들을 중심으로 ‘키 맞추기’ 장세를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실거주 목적 외의 투기적 수요를 차단하는 강력한 거래 규제들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이미 높아진 가격대에 적응한 수요자들이 입지가 검증된 핵심지로 쏠리며 실수요 중심의 신고가 행진을 주도하고 있다.

22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6년 1월 3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0.21%)보다 상승 폭을 키운 0.29%를 기록했다. 특히 이번 시장의 열기는 수지와 분당, 양천, 동작, 관악 등 이른바 차순위 대장주 지역들로 옮겨붙으며 주목을 받고 있다.

경기도 평균 상승률(0.13%)의 5배를 훌쩍 뛰어넘으며 전국 최고치를 기록한 용인 수지구(0.68%)의 독주는 실거래가로 증명되고 있다. 수지 대장주로 꼽히는 신분당선 성복역 초역세권 성복역롯데캐슬 골드타운(전용 84㎡)은 이미 지난달 15억75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풍덕천동의 e편한세상수지(전용 84㎡) 역시 지난달 30일 15억원에 거래되며 최고가 대열에 합류했다. 성남 분당구(0.59%) 역시 금곡·구미동 중소형 규모 위주로 매수세가 몰리며 수지와 함께 경기 남부의 상승장을 견인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매매가뿐만 아니라 전세가까지 역대 최고 수준이라는 것이다. 실거주 만족도의 척도인 전세 시장에서 상현역 초역세권인 광교자이더클래스(전용 59㎡)는 지난 16일 6억3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체결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신분당선 라인을 타고 판교와 강남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이 수지의 탄탄한 인프라에 안착하면서 “매물이 없어 못 구한다”는 말이 나올 만큼 실거주 수요가 뒷받침되고 있다.

이번 주 서울 상승률 1위는 강남 3구가 아닌 동작구(0.51%)가 차지했다. 서초구와 맞닿은 입지적 장점을 무기로 강남 가격을 무섭게 추격 중이다. 실제로 동작구 흑석한강센트레빌 1차(전용 84㎡)는 지난달 31일 24억80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자금 출처 증빙과 실거주 의무 등 까다로운 매수 조건 속에서도 강남권 진입을 노리는 실수요가 동작구로 대거 유입되면서 사실상 ‘강남 4구’라는 타이틀을 굳히는 분위기다.

관악구와 양천구의 기세도 예사롭지 않다. 관악구(0.44%)에서는 신혼부부들의 성지로 불리는 대단지 관악드림타운(전용 59㎡)이 지난달 27일 9억8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찍었다. 양천구(0.43%) 역시 신월동 목동센트럴아이파크위브(전용 84㎡)가 지난 14일 13억10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새로 썼다.



이런 과열 조짐 속에 정부는 긴급 진화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시장을 향해 메시지를 보냈다. 이 대통령은 “곧 국토교통부에서 현실적인 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며 “추상적 수치가 아니라 인허가와 착공을 기준으로 한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겠다”고 공언했다. 계획만 무성했던 과거 대책과 달리 당장 땅을 파고 건물을 올리는 실질적인 물량을 보여겠다는 것이다.

다만 정부가 아무리 획기적인 공급 대책을 내놓더라도 실제 입주까지 최소 3년에서 5년 이상의 긴 시간이 소요된다. 당장 전세가 상승세와 아파트 선호 현상으로 ‘지금 당장 살 집’이 부족한 수요자들에게 수년 뒤의 공급 계획은 먼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오히려 대책 발표가 해당 지역의 인프라 개선 기대감을 높여 기성 아파트의 호가를 밀어 올리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최근 수지구의 폭발적인 질주에 대해 “분당과의 가격 격차를 줄이려는 ‘갭 메우기’ 현상에 SK하이닉스 배후 수요가 맞물린 결과”라고 분석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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