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O 대체 아닌 유럽의 자생적 억제력 확보 목적
호세 마누엘 알바레스 스페인 외무장관이 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EFE와의 인터뷰 중 발언하고 있다./EPA 연합 |
아시아투데이 이정은 기자 = 유럽연합(EU) 내에서 '유럽 통합군' 창설 논의가 스페인 주도로 다시 수면 위로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의 안보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유럽이 스스로를 지킬 실질적 억제력을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호세 마누엘 알바레스 스페인 외무장관은 21일(현지시간)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 현장에서 진행된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EU는 방위 산업의 실질적인 통합을 우선시하고, 이후 의지가 있는 국가들을 중심으로 연합군을 구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알바레스 장관을 유럽 시민들의 군 복무 의지에 대한 우려를 "정당한 논쟁"이라고 인정하면서도, "27개의 개별 군을 유지하는 것보다 단일 블록으로서의 공동 노력이 군사적 임계 질량(Critical mass) 확보 면에서 훨씬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분산된 유럽의 방위비를 통합 관리해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규모의 경제' 논리로 풀이된다.
이번 발언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매입·합병 언급으로 미국과 유럽 관계가 경색된 시점에서 나와 무게감을 더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마르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그린란드 문제와 관련해 "합의의 틀을 마련했다"고 발표하며 긴장이 다소 완화되는 모양새지만, 유럽 내에서는 언제든 미국의 정책에 따라 안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한 상태다.
알바레스 장관은 "유럽이 군사적·경제적으로 강요받는 곳이 아님을 보여줘야 한다"며, 미국의 태도 변화와 관계없이 유럽의 독자적인 방위 역량 강화가 필수적임을 역설했다.
유럽통합군 구상은 1951년 소련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제안된 유럽방위공동체(EDC)에 뿌리를 두고 있다. 당시 이 계획은 1954년 프랑스 의회의 비준 거부로 좌절된 바 있다.
알바레스 장관은 이를 언급하며 "유럽 방위는 EU 탄생의 본질적인 목적 중 하나였으며 이를 완수하는 것은 우리 세대의 소명"이라고 밝혔다.
다만, 유럽통합군 구상이 NATO를 대체하는 것은 아님을 분명히 했다.
전문가들은 알바레스 장관의 발언이 스페인·인도 간 방산 협력 강화 등 최근 스페인 외교 행보와 궤를 같이한다고 분석한다. 다만 27개 회원국의 주권 문제와 천문학적인 통합 예산 배분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아 실제 창설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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