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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전은 일단 봉합…그린란드 주권·광물관 뇌관 남아

아시아경제 뉴욕=권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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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전은 일단 봉합…그린란드 주권·광물관 뇌관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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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유럽 갈등, 진정 국면
트럼프 "나토와 합의 틀 마련"
"주권 문제 논의된 적 없다"
유럽은 관련 사안 '선 긋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병합 문제와 관련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합의의 틀을 마련했다고 21일(현지시간) 밝혔다. 특히 그는 다음 달 1일부터 시행을 예고한 유럽 8개국에 대한 관세 부과 계획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강 대 강'으로 치달았던 미·유럽 간 갈등은 급작스러운 봉합 국면에 들어서게 됐다. 그러나 그린란드 주권 문제와 합의의 구체화 과정에서 나타날 양측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 그린란드를 둘러싼 관세 갈등은 다시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례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례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나토와 그린란드 합의 틀 구축"…대유럽 관세 철회·무력 사용 배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만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마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가졌다"며 "그린란드와 북극 지역 전체에 대한 미래 합의의 기본 틀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 합의가 최종적으로 성사될 경우 미국은 물론, 모든 나토 회원국에 매우 훌륭한 결과가 될 것"이라며 "이를 근거로 다음 달 1일부터 발효될 예정이었던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유럽의 강한 반발과 '대서양 동맹' 균열에 대한 우려를 감안해 전면적인 갈등 확산은 피하되, 본격적인 협상 국면에 돌입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그는 이날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특별연설에서 "사람들은 내가 무력을 쓸 것으로 생각했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며 "난 무력 사용을 원치 않고, 사용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동맹을 뒤흔들고 새로운 세계 무역 전쟁의 위험을 초래했던 수주간의 강경 발언에서 한발 물러섰다"고 논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그린란드 병합에 반대하는 덴마크 등 유럽 8개국 수입품에 대해 다음 달 1일부터 10%, 오는 6월1일부터는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이에 맞서 유럽연합(EU)은 1080억달러 규모의 대미 무역 보복안을 준비하는 한편, 통상위협대응조치(ACI) 발동 가능성까지 검토하겠다며 맞불을 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마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 양자 회담을 갖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마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 양자 회담을 갖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美 증시 급락·무역협정 승인 보류에 한 발 물러선 트럼프?
미·유럽 간 통상 갈등이 격화될 조짐에 '셀 아메리카'가 연출될 조짐이 일자, 트럼프 대통령이 해법을 모색하는 국면으로 선회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은 CNN 인터뷰에서 "채권·주식 시장이 동시에 급락하고, 지수가 900포인트 가까이 빠진 시장 충격이 트럼프 대통령의 후퇴를 불러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유럽이 미국과의 무역협정 승인 절차를 보류하겠다고 나선 점도 트럼프 대통령을 누그러뜨린 요인으로 지목된다. 미국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미국과 EU 간 총 교역액은 약 1조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CNN은 "유럽의회가 미국과 유럽 간 무역협정 비준 표결을 저지했고, 그로부터 몇 시간 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위협을 철회했다"고 설명했다.

그린란드 누크에 위치한 한 카페 TV 화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습이 방송되고 있다. AFP연합뉴스

그린란드 누크에 위치한 한 카페 TV 화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습이 방송되고 있다. AFP연합뉴스


갈등 불씨 된 그린란드 주권 문제 논의 안 돼…광물권도 갈등 뇌관
일각에서는 미국과 유럽이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되면 또다시 분쟁의 불씨가 살아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그린란드의 주권 문제는 양측간 합의점을 찾기 어려운 문제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합의에 그린란드 소유권 획득이 포함되는지를 묻는 질문에 잠시 말을 멈춘 뒤 "음… 장기적인 합의"라고만 답했다. 말을 아낀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유럽 측은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 뤼터 사무총장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그린란드 주권 문제는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U 집행위원회는 그린란드 주권과 영토 보전은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원칙적 입장을 유지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광물권도 갈등의 불씨가 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철회 발언 후 CNBC 인터뷰에서 골든돔 미사일 방어 구상과 광물권(mineral rights)이 그린란드 관련 합의의 일부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그린란드 출신 덴마크 의회 의원 아야 켐니츠 라르센은 "나토는 그린란드와 관련해 그 어떤 사안도 협상할 권한이 없다"며 "우리 없이 우리에 대해 결정할 수는 없다(Nothing about us, without us)"고 반발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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