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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금값 온스당 5000달러 찍을까…연일 급등하는 5가지 이유

이데일리 방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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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금값 온스당 5000달러 찍을까…연일 급등하는 5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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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주식 버블도 투심 자극…중앙은행까지 가세
온스당 5000달러 눈앞… "신뢰 위기가 만든 랠리"
"금값, 과거에도 한번 오르면 오랫동안 지속"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최근 투자자들은 걱정거리가 많다. 채권 수익률 하락, 너무 비싸진 주식,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들의 대응은 한결같다. 바로 금(金)을 사는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금값은 불과 석달 전까지만 해도 도달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온스당 4000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이제 온스당 5000달러(약 733만원)에 근접하고 있다. 이날 금 선물 가격은 전거래일대비 1.5% 상승한 온스당 4831.80달러(약 709만원)로 사상 최고가를 또 경신했다. 금값은 이달 들어서만 온스당 500달러 이상 상승했으며, 지난 20일 하루 만에 171.20달러 급등했다.

WSJ은 금값을 밀어올리고 있는 다섯 가지 핵심 요인을 제시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달러화 약세

미국 달러화 및 주요 통화가치 약세를 걱정하는 투자자들이 가장 공격적인 금 매수자로 꼽힌다. 이들은 경제적 충격을 견딜 수 있는 ‘가치 저장 수단’으로 금을 사들이고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의 우려를 더욱 자극하고 있다. 그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한 데 이어, 그린란드 확보를 본격화하며 유럽과 추가 관세 문제로 충돌하는 등 지정학적 위기를 고조시켰다. 또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에 대한 수사를 지시하며 금리인하 압박을 강화했다. 이는 중앙은행 독립성 훼손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에 월가에서는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debasement trade)가 확산하고 있다. 이는 정부가 인플레이션이나 부채를 통제하지 못해 통화가치가 하락할 것이라는 예측에 베팅하는 전략으로, 지난해부터 유행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달러화가 50년 만에 최악의 상반기 성적을 기록하면서다.

파월 의장이 지난해 8월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웃돌던 상황에서도 금리인하를 시사한 이후 금값 상승세는 가속화했다. 미국 연방정부의 재정악화 우려와 최근의 유럽·일본의 확장적 재정정책도 금값 상승세에 기름을 부었다.

TD시큐리티의 다니엘 갈리 전략가는 “금 상승세의 핵심은 ‘신뢰’다. 지금은 신뢰가 약해졌지만 완전히 무너진 것은 아니다. 신뢰가 붕괴된다면 이 상승세는 더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AFP)

(사진=AFP)




낮은 금리

연준의 금리인하는 채권과 현금의 수익률을 떨어뜨려 투자자들이 금으로 몰리게 하는 또 다른 요인이다. 금은 채권, 예금, 주식 등과 달리 이자나 배당 등의 이익이 발생하지 않는데, 금리가 낮아질수록 이러한 ‘무이자’ 특성에 따른 기회비용이 줄어든다. 즉 은행에 돈을 맡겨도 금리가 낮으면 이자를 많이 받지 못하기 때문에, 금을 구매하더라도 포기해야 할 이자·배당 수익이 줄어든다.

2022년 연준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금리를 인상하자, 초안전 자산인 미국 국채는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상했다. 그 결과 주로 국채에 투자하는 머니마켓펀드(MMF) 자금 규모는 2022년 초 5조 1000억달러에서 지난해 말 7조 7000억달러로 급증했다.

하지만 금리가 다시 낮아지자 이런 자산의 매력이 줄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인하를 압박하면서 금리가 더 떨어질 가능성도 커졌다. 그만큼 금값 상승 여력은 확대했다.


골드만삭스 분석에 따르면 미국 민간 금융 포트폴리오에서 금 상장지수펀드(ETF)가 차지하는 비중은 0.17%에 불과하며, 이 비중이 매수 증가로 0.01%만 늘어나도 금 가격은 1.4% 상승할 수 있다.

중앙은행의 금 매입

현재 투자자들은 가격보다 ‘보유 목적’이 우선인 중앙은행들과 금 매입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과거 오랫동안 금을 순매도하던 중앙은행들은 2022년부터 순매수세로 전환했다. 이는 서방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제재를 강화한 시점과 맞물린다.

중국을 포함해 서방과 관계가 악화하거나 긴장이 고조된 국가 중앙은행들은 제재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 달러화 기반 자산을 금으로 대체하고 있다. 자국 통화의 안정성을 강화하려는 목적이다. 유럽연합(EU) 회원국인 폴란드 중앙은행은 지난 20일 또 한 차례 대규모 금 매입을 승인했다.

세계금협회(WGC)의 후안 카를로스 아르티가스 연구 책임자는 “중앙은행들은 단지 금값 상승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외환보유액에서 금이 수행할 역할을 중시하고 있다”며 “금은 헤지 및 분산에 매우 유용한 자산”이라고 설명했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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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평가된 주식시장

금값과 마찬가지로 미 증시도 사상 최고치를 연이어 경신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고평가가 오히려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향후 이익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을 반영해 경기 변동을 조정한 주가수익비율(CAPE)에 따르면 지난 100년 동안 주식이 지금보다 더 비쌌던 시기는 2000년 닷컴 버블이 붕괴되기 직전뿐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익 배수로 계산하는 CAPE은 주식을 평가하는 가장 널리 쓰이는 지표다.

기술주가 현재 가장 큰 불안 요소로 꼽혔다. 엔비디아, 테슬라, 아마존 등과 같은 소수의 초대형 기술주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향방을 좌우하고 있어서다.

예를 들어 지난 20일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이 일제히 하락해 총 6830억달러(약 1001조원)어치의 시가총액이 증발했고, S&P500은 2.1% 하락했다. 반면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 지수는 1.2% 하락에 그쳐 12일 연속 S&P500을 앞질렀다.

이는 투자자들이 대형 기술주 대안 자산을 찾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WSJ는 짚었다.

상승세 지속 모멘텀

마지막으로 금값 상승세는 한 번 시작되면 오랜 기간 지속되는 역사적 패턴을 보여왔다.

씨티그룹 분석에 따르면 2025년 이전에 금 선물 가격이 최소 20% 이상 오른 해가 6차례 있었는데, 이 가운데 5차례는 그 다음 해에도 모두 상승세가 이어졌으며, 평균 상승률은 15%를 웃돌았다.

2024년 금 가격은 27% 상승했고 지난해 65% 폭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