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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5000 시대] 한국 자본시장의 성장사 43년... 오백피에서 오천피까지

조선비즈 강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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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5000 시대] 한국 자본시장의 성장사 43년... 오백피에서 오천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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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5000포인트를 넘자 직원들이 환호하고 있다./뉴스1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5000포인트를 넘자 직원들이 환호하고 있다./뉴스1



코스피 지수가 40여 년 만에 전인미답의 5000선 고지를 밟았다. 22일 코스피 지수는 사상 처음 5000포인트를 넘어 개장한 뒤 급등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5000선 돌파는 한국 자본시장의 만성적 저평가 요인이었던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글로벌 스탠더드 시장으로 재편되는 과정임을 보여주는 지표라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국내 증시의 체질 개선이 가시화되면서 명실상부한 선진국형 시장으로의 재평가가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1980년 개장한 유가증권시장은 한국 경제·산업의 역사를 고스란히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가 고성장기를 거쳐 갑작스러운 외환위기를 겪고, 정보통신(IT) 붐이 버블로 이어졌던 모든 상황이 코스피 지수의 움직임에 반영됐다. 2008년 미국 금융위기 사태와 2020년 코로나 팬데믹 당시에도 코스피 지수는 급락했었다. 하지만 우리 경제가 오뚜기처럼 위기를 극복했고, 코스피 지수도 꾸준히 고지를 높여왔다.

그래픽=손민균

그래픽=손민균



◇코스피, 1980년 기준 100에서 출발… 1983년부터 시가총액 방식 도입

코스피는 원래 ‘종합주가지수’라는 이름으로 시작됐다. 기준 시점은 1980년 1월 4일이며, 당시 유가증권시장 전체 시가총액을 100으로 설정해 현재의 시가총액과 비교하는 방식이다. 코스피가 5000선을 넘긴 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이 1980년에 비해 약 50배 증가했다는 의미다.

현재와 같은 시가총액 방식의 코스피는 1983년 1월 4일부터 본격 적용되기 시작했다. 이전에는 다우존스 방식처럼 주가의 평균을 이용했다. 하지만 시가총액 방식으로 변경되며 주가 외에 상장주식 수까지 고려해 보다 시장 전체 흐름을 잘 반영할 수 있게 됐다.

증권 거래를 수작업으로 하던 시절 상징적인 육각형 데스크가 있는 여의도 증권거래소(지금 한국거래소) 모습./한국거래소 제공

증권 거래를 수작업으로 하던 시절 상징적인 육각형 데스크가 있는 여의도 증권거래소(지금 한국거래소) 모습./한국거래소 제공



1983년 1월 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47포인트(5.3%) 하락한 122.52로 거래를 마감하며 첫 출발을 알렸다. 이후 지수는 꾸준히 올라 1989년 3월 31일에는 처음으로 1000포인트를 돌파(1003.31)했다.


‘종합주가지수’가 지금처럼 ‘코스피(KOSPI)’라는 이름을 갖게 된 건 1991년 3월부터다. 당시 증권거래소(현 한국거래소)는 1990년 12월 내부 공모를 통해 ‘KOSPI’라는 영문 명칭을 확정하고, 1991년부터 공식 사용을 시작했다.

이후 코스피는 상승세를 이어가는 듯했지만, 1997년 외환위기(IMF) 여파로 200선까지 급락했다. 이는 10여 년 전 수준으로 되돌아간 셈이다.

◇2000년대 이후 회복과 재도약

2000년대 들어 코스피는 800~1000선 사이에서 등락을 거듭하다 2005년 하반기 1000선에 안착했다. 2007년 7월 25일에는 종가 기준 2004.22를 기록하며 사상 첫 2000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그해 터진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로 2008년 지수는 다시 1000선 아래로 곤두박질치며 극심한 변동성을 겪었다. 이후 지지부진한 회복세를 보이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긴 시간 좁은 박스권에 갇히는 이른바 ‘박스피’ 국면에 진입했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세계 증시가 폭락한 2008년 10월, 코스피 지수가 1000포인트 아래로 내려간 당시 모습./조선일보 DB

미국발 금융위기로 세계 증시가 폭락한 2008년 10월, 코스피 지수가 1000포인트 아래로 내려간 당시 모습./조선일보 DB



상황이 바뀐 것은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글로벌 경제가 직격탄을 맞았을 때다. 코스피는 1500선까지 추락했다. 하지만 각국의 경기 부양책과 저금리로 유동성 장세가 이어지면서 2021년 1월 사상 처음으로 3000선에 안착했다. 특히 한국은 개인 투자자들이 기관·외국인 매도에 맞서 국내 주식을 대거 매수하는 일명 ‘동학개미운동’으로 증시 상승을 주도했다.

이후 전 세계가 긴축 기조로 전환하고 미국을 중심으로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증시는 다시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까지 일어나면서 지수는 2100선까지 빠지기도 했다.


코스피는 지난해 새 정부 출범과 맞물려 다시 급반등했다. 새 정부의 증시 부양책 기대에 시장 분위기가 바뀌면서 다시 3000선을 넘겼고, 하반기에는 코스피 시가총액 대부분을 차지하는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면서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했다. 추석 연휴 이후인 10월 27일에는 4000선을 돌파했다.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 2000포인트를 넘었던 2007년 7월 24일./연합뉴스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 2000포인트를 넘었던 2007년 7월 24일./연합뉴스



이후에도 코스피 지수는 반도체 슈퍼 사이클에 힘입어 상승세를 이어갔다. 올해 들어 지난 19일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12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한 코스피 지수는 이날 ‘사천피’ 돌파 후 약 3개월 만에 5000선까지 넘기게 됐다.

현재 시장에서는 코스피 6000선 달성 기대감까지 나오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은 2026년 아시아 주식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한국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코스피가 최대 6000포인트까지 달성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JP모건은 “한국의 주가 수준은 여전히 저평가 상태”라며 배당 확대, 자사주 소각, 지주사 할인 축소 등을 유도하는 정부 정책이 코스피의 재평가(re-rating)를 이끌 것으로 분석했다.

강정아 기자(jenn1871@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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