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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권침해, 교육청이 직접 고발’…교권보호 매뉴얼 마련

이데일리 신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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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권침해, 교육청이 직접 고발’…교권보호 매뉴얼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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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성희롱 등 중대 침해시 교육감 고발
악성민원인 교장이 퇴거·출입제한 처분
교권 보호 매뉴얼 2월 학교 현장 배포
교보위 심의 전에 가해 학생 분리 가능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앞으로는 폭행·성희롱 등 심각한 교권 침해가 발생하면 교육청이 가해 학생·학부모를 고발할 수 있게 된다. 악성 민원인에 대해서는 학교장 처분만으로 퇴거를 요청하거나 출입을 제한할 수 있을 전망이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지난달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업무보고 사후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교육부 제공)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지난달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업무보고 사후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교육부 제공)


교육부는 이러한 내용의 ‘학교 민원 대응 및 교육활동 보호 강화 방안’을 22일 발표했다. 교육부는 “학교 현장에서 악성 민원으로 교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 시도교육청과 함께 대응 방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심각한 교권침해에 대해서는 교권보호위원회(교보위) 심의를 거쳐 교육청이 직접 고발하도록 권고하는 내용을 매뉴얼에 담아 다음 달 학교 현장에 배포한다. 해당 매뉴얼에는 학교장 처분으로 악성 민원인의 출입을 제한하거나 퇴거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특히 상해·폭행·성폭력 등 심각한 교권침해를 한 학생·학부모의 경우 즉시 교사와 분리 조치가 가능해 진다. 이는 교보위에서 분리 조치를 결정하기 전에 미리 피해 교사를 보호하려는 취지다. 분리 조치는 학교장 재량으로 출석정지·학급교체 처분을 내리는 방식으로 이뤄지게 된다.

교보위는 교권 침해 행위에 대한 조치를 심의하는 기구로 학교별로 운영되다가 2024년부터 각 지역 교육지원청으로 이관돼 운영 중이다. 학교 현장에서 발생한 교권침해 사안을 심의하며 경중에 따라 가해 학생에게 사회봉사·심리치료·출석정지·학급교체·강제전학 등의 처분을 내릴 수 있다.

교권침해로 교보위에서 특별교육·심리치료 결정을 받은 학부모의 경우 특별교육 등에 참여하지 않으면 불참 횟수와 무관하게 과태료 300만원이 부과된다. 현재 관련 법안(교원지위법 개정안)이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의결된 상황인데 교육부는 본회의 통과 직후 해당 내용을 시행령에 담을 예정이다. 상해·폭행·성폭력 등을 당한 피해 교사에 대해서는 종전 5일간의 특별 휴가에 더해 추가로 5일 이하의 휴가를 더 부여기로 했다.


다만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에 교권침해 가해 이력을 기재하는 방안은 보류됐다. 시행 시 부작용이 우려돼 국회 입법과정에서 추가로 논의하기로 한 것이다. 학생부 기재가 현실화하면 입시 등에서 불이익을 받기에 이를 피하려 소송을 남발할 수 있다는 주장이 만만치 않아서다. 현재 한국교원단체총연압회(교총)는 학생부 기재를 찬성하는 반면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생부 기재 문제로 소송이 벌어지면 오히려 교사의 교육활동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는 주장도 많았다”고 했다.

학교 단위 온라인 민원 창구인 ‘이어드림’의 경우 모든 학교에 일괄 도입하기보다는 ‘자율 도입’으로 가닥을 잡았다. 다만 교육청 단위로 도입을 결정할지 학교 단위로 선택하게 할지는 운영 방안을 구체화해 안내하기로 했다. 이는 악성 민원으로부터 교사들을 보호하기 위해 교육부가 개통한 온라인 상담 시스템으로 지난해 약 300곳의 학교에서 시범운영을 거쳤다. 교육부는 “학교에 대한 민원은 이어드림 등 학교가 정한 창구로 단일화하고 교사 개인 연락처나 사회관계망 서비스를 통한 민원 접수는 금지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각 지역 교육지원청에서 교권침해 시 중재·법률·상담 등을 지원하는 교육활동보호센터 설치도 확대한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에 설치된 센터는 총 25곳에 그쳤지만 올해는 이를 112곳으로 확대하며 센터 근무 인력도 같은 기간 356명에서 500명으로 증원한다. 각 시도교육청 산하 교육지원청은 전국에 176곳이 설치돼 있는데 올해까지 이 중 64%에 센터를 설치하겠다는 얘기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시도교육청·학교안전공제회와 협력해 교권침해로 인한 분쟁조정, 법률 지원 등을 확대할 것”이라며 “교사가 마음껏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조성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교육부에 따르면 지역 교보위의 연도별 교권침해 심의 건수는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만 해도 1197건에 그쳤지만 △2021년 2269건 △2022년 3035건 △2023년 5050건 △2024년 4234건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1학기에만 총 2189건을 심의했다. 2024년 전체 심의 건수(4234건) 중 518건(12.2%)은 교사를 상대로 한 학생·보호자의 상해 폭행 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