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 양도세 신고 사상 첫 50만명 돌파… 5000선 넘은 코스피로 유턴 고민
22일 오전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 로비에 전광판에 코스피지수가 장중 5000을 돌파하고 있다. 신한지주 제공 |
‘세금 떼고도 남았다’는 서학개미들의 수익 잔치가 통계로 입증되며 해외주식 투자는 이제 대한민국 재테크의 거부할 수 없는 주류로 등극했다.
22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박성훈 의원실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귀속 해외주식 양도소득세를 신고한 인원은 총 52만3709명에 달했다. 이는 전년 대비 무려 152.7%나 급증한 수치로 해외주식 양도세 신고 인원이 50만명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행법상 해외주식은 연간 매매 차익이 250만원을 넘을 경우 초과분에 대해 22%의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 즉 이번에 신고한 52만명은 세금을 떼고도 수익을 본 ‘승리자’들이다. 이들이 벌어들인 총 양도차익은 14조4212억원으로 전년 대비 3배 이상 폭증했으며 1인당 평균 수익은 약 2800만원에 육박한다.
지난해 미국 S&P500 지수가 23.3% 나스닥 지수가 28.6% 상승하는 동안 국내 증시가 부진했던 탓에 많은 투자자가 태평양 건너 시장에서 연봉 수준의 수익을 올린 결과다. 고환율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미국 주식 보관액이 1636억달러를 돌파하며 서학개미들의 기세는 꺾일 줄 몰랐다.
하지만 2026년 들어 국내 증시 기류에도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날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5000선을 밟으며 이른바 ‘오천피 시대’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15만원선을 넘어서고 SK하이닉스가 사상 최고가 부근에서 움직이는 등 대형주 위주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해외로만 향하던 자금의 흐름이 일부 국내로 분산되는 모습이다. 물론 여전히 미국 증시의 견고함을 신뢰하는 투자자가 많지만 최근 국내 증시의 가파른 상승세는 해외주식에 쏠려 있던 서학개미들에게도 무시하기 어려운 선택지가 되고 있다
정부도 이러한 흐름에 불을 지피고 있다. 해외주식을 판 자금을 국내 증시에 재투자할 경우 양도세를 파격적으로 공제해 주는 ‘국내시장 복귀 계좌(RIA)’ 도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특히 1분기 내에 복귀할 경우 공제율을 최대 100%까지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되면서 작년 한 해 미국에서 큰돈을 벌었던 서학개미들의 셈법이 분주해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코스피 5000 돌파가 한국 증시의 고질적인 저평가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완전히 해소하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세금 내고도 웃었던 서학개미들이 이제 5000피의 환희가 가득한 국내 시장에서 어떤 새로운 투자 지도를 그려갈지 주목된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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