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섭 GIST 화학과 교수 연구팀
'차세대 반도체 소재' 이황화몰리브덴 비파괴 분석 기술 개발
산업 현장 기술이전도 가능
이번 연구를 이끈 임현섭 GIST 화학과 교수 연구팀의 김도훈 GIST 화학과 석·박사통합과정생 (제1저자)이 소재를 들여다 보고 있다. /사진=GIST |
GIST(광주과학기술원) 연구팀이 시료를 전혀 손상시키지 않고도 반도체 소재의 합성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22일 GIST는 임현섭 화학과 교수 연구팀이 단층 이차원 반도체 소재의 성능을 분석할 수 있는 비파괴 분석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저명 국제 학술지 '나노 레터스'에 지난 8일 실렸다.
현재 반도체 주재료로 가장 많이 쓰이는 소재는 실리콘이다. 다만 실리콘은 작게 만들수록 성능과 효율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다. 원자 한 층짜리 두께에서도 우수한 전기적·광학적 특성을 보이는 이차원 반도체 소재가 대안으로 떠오르는 이유다.
이황화몰리브덴은 종이 한 장보다 훨씬 얇은 원자 한 층 두께의 초박막 구조를 가진 대표적인 이차원 반도체 물질이다. 이황화몰리브덴을 실제 반도체 칩으로 활용하려면 모든 원자가 한 방향으로 정렬된 '완벽한 단결정'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문제는 겉보기에 질서정연한 상태처럼 보이는 완벽한 결정들 속에 원자 배열이 180도 뒤집힌 '가짜 결정' 이 섞여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결정을 발견하지 못하면 경계면에서 전자의 흐름이 방해받아 반도체 성능이 급격히 낮아진다. 소자의 신뢰성도 떨어진다.
가짜 결정을 사전에 색출하려면 결국 시료를 절단하거나 손상시켜야 하는데, 이는 반도체 공정의 핵심인 '웨이퍼 공정'과 맞지 않았다. 웨이퍼 공정은 손상 없이 반도체 칩을 만들기 위해 얇은 원판 형태의 재료를 가공하는 과정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비파괴 분석 기술로 단결정 품질을 검증하는 방법 /사진=GIST |
연구팀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저에너지 전자회절' 기법을 제안했다. 물질 표면에 낮은 에너지의 전자빔을 쬐어 전자가 원자 배열에 의해 회절(파동이 장애물 너머까지 퍼지는 현상)하는 패턴을 분석하는 것이다. 전자빔의 에너지를 단계적으로 바꾸며 회절 패턴의 변화를 분석하면 시료 속 모든 결정이 한 방향으로 정렬됐는지, 혹은 가짜 단결정이 뒤섞였는지 구분할 수 있다.
이번 성과는 반도체 산업 현장에서 불필요한 과정 없이 빠르게 소재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를 이끈 임 교수는 "실리콘을 넘어설 차세대 반도체 소재를 산업 현장에 적용하려면 대면적 합성 기술은 물론, 이를 검증할 수 있는 확실한 평가 기술이 반드시 함께 갖춰져야 한다"며 "이번에 개발한 비파괴 분석법은 실험실 수준에 머물던 이차원 반도체 연구를 산업 현장의 웨이퍼 공정으로 연결하는 중요한 가교 구실을 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노코어' 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김도훈 GIST 화학과 석·박사통합과정생이 제1 저자로 실험을 수행했다. 기술이전 관련 협의는 GIST 기술사업화센터에서 진행할 수 있다.
박건희 기자 wiss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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