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채널 '여의도 육퇴클럽' |
(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국내 최초로 레즈비언(여성 동성애자) 커플의 결혼과 출산 사실을 공개해 주목받았던 김규진 작가의 사연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21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구독자 46만 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여의도 육퇴클럽'의 새로운 시리즈 '가족의 탄생' 에피소드 1화가 재조명되고 있다.
영상에서 김 작가는 자신을 "결혼 6년 차이자 출산 2년 차, 아기 키우는 레즈비언"이라고 소개하며 "아내와 나, 두 돌이 된 딸, 그리고 고양이 두 마리가 함께 살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김 작가는 임신을 자신이 맡게 된 이유에 대해 "아내가 마취과 의사라 무통 주사를 놓는 사람이다. 출산의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서 극도로 두려워했다"며 "오히려 아무것도 몰랐던 내가 용기를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와이프가 아프지 않고 내가 아픈 거니까, 이건 정말 멋진 일이라고 스스로를 세뇌했다"고 말했다.
이어 "레즈비언 커플의 임신인 만큼 절차 역시 쉽지 않았다"며 "정자 기증을 위해 처음에는 프랑스 병원을 찾았으나 대기 기간이 1년 반에 달해 결국 벨기에 병원으로 향했다. 정자를 고를 수 있는 기준은 인종, 눈 색, 머리카락 색 정도였다. 동양인을 원하면 1년을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유튜브 채널 '여의도 육퇴클럽' |
김규진은 "이 과정에서 심리 상담 등 엄격한 절차도 거쳐야 했다"며 "부모가 될 자격을 증명하는 과정처럼 느껴졌다"고 표현했다.
그는 "훗날 아이가 성장해 '왜 우리 집에는 아빠가 없어?'라고 묻는 상황을 대비해 답변도 미리 준비했다"면서 "'아빠가 없는 집은 원래 많다'는 설명을 떠올렸고, 아내는 '부모는 원래 네가 선택할 수 없는 것'이라는 말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김 작가는 "결혼 당시에는 '아이도 안 낳을 거면서 이기적이다'라는 비난을 받았고, 출산 이후에는 '아이 입장은 생각하지 않느냐', '무책임하다'는 악플이 이어졌다"면서 "어차피 뭘 해도 욕을 먹을 거라면, 내 행복을 찾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최근의 고민에 대해서 그는 "딸이 이성애자인 것 같다. 나와 아내는 레즈비언이어서 아이가 남자를 좋아할 거라는 생각을 잘하지 못했다"며 "잘생긴 삼촌을 보고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 원래 여자는 남자를 좋아하지?'라는 생각이 들더라. 우리와 같은 길이 아닐 수도 있는데, 내가 잘 알려주지 못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다"고 솔직한 심을 전했다.
김규진은 작가이자 회사원으로 활동하며 성소수자임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그는 2019년 3살 연상의 의사 김세연 씨와 미국 뉴욕에서 혼인신고를 했고, 같은 해 국내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이후 2022년 벨기에의 한 난임병원에서 정자 기증을 통해 인공수정을 진행했으며, 2023년 8월 딸을 출산했다.
khj8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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