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 이용대가 분쟁, 제도권으로…韓도 법안 발의
고위험 통신장비 규제 강화…화웨이 반발
의결시 회원국이 별도 국내 입법 안해도 EU전역 동시 적용
고위험 통신장비 규제 강화…화웨이 반발
의결시 회원국이 별도 국내 입법 안해도 EU전역 동시 적용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유럽연합(EU)이 통신 규제 전반을 아우르는 단일 법체계를 도입하며 디지털 인프라 정책의 큰 틀을 재편한다.
유럽연합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는 21일(현지시간) 기존에 흩어져 있던 통신 규범을 통합한 ‘디지털 네트워크법(Digital Networks Act·DNA)’을 공식 제안했다. 망 이용대가 분쟁 조정부터 구리망 종료 시점, 요율·주파수 체계, 통신장비 보안까지 한 번에 손질하는 대수술이다.
집행위는 첨단 광섬유와 5G·6G 등 차세대 네트워크 투자를 촉진하고, EU 전역의 연결성 규칙을 단순·조화하는 것이 DNA의 핵심 목표라고 밝혔다. 고용량 네트워크가 인공지능(AI)·클라우드 확산의 기반인 만큼, 개인과 기업이 균등하게 고성능 연결성을 이용할 수 있어야 유럽의 경쟁력이 유지된다는 판단이다.
유럽연합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는 21일(현지시간) 기존에 흩어져 있던 통신 규범을 통합한 ‘디지털 네트워크법(Digital Networks Act·DNA)’을 공식 제안했다. 망 이용대가 분쟁 조정부터 구리망 종료 시점, 요율·주파수 체계, 통신장비 보안까지 한 번에 손질하는 대수술이다.
헨나 비르쿠넨 유럽연합 기술·안보 담당 수석부집행위원장. 사진=뉴시스 |
출처: 유럽연합집행위원회 |
집행위는 첨단 광섬유와 5G·6G 등 차세대 네트워크 투자를 촉진하고, EU 전역의 연결성 규칙을 단순·조화하는 것이 DNA의 핵심 목표라고 밝혔다. 고용량 네트워크가 인공지능(AI)·클라우드 확산의 기반인 만큼, 개인과 기업이 균등하게 고성능 연결성을 이용할 수 있어야 유럽의 경쟁력이 유지된다는 판단이다.
헨나 비르쿠넨 유럽연합 기술·안보 담당 수석부집행위원장은 “유럽의 혁신은 진정으로 연결된 유럽에서 시작된다”며 “고성능·고신뢰 디지털 인프라는 경쟁력과 디지털 주권을 강화하는 필수 요소”라고 말했다.
망 이용대가 분쟁, 자율 협상에서 ‘제도권’으로…韓도 유사 법안 발의
DNA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망 이용대가를 둘러싼 통신사(ISP)와 콘텐츠·플랫폼 사업자(CP) 간 분쟁 조정 절차를 법에 명문화했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상업적 협상에 맡겨졌던 갈등을 규제 틀 안으로 끌어들였다.
법안에 따르면 기술적·상업적 계약 분쟁이 발생할 경우, 일방의 요청만으로도 회원국 규제기관이 ‘조정회의’를 소집할 수 있다. 규제기관은 쟁점과 가능한 조치, 합의 여부, 합의 실패 시 협력 방안 등을 담은 보고서를 제시해야 한다.
유럽 전자통신 규제기구 협의체인 BEREC은 분쟁 사안에 대한 의견과 협력 방안을 제공하는 역할을 맡는다.
집행위는 이를 통해 대형 CP의 ‘망 무임승차’ 논란을 제도적으로 관리하고, 트래픽 증가로 발생한 이익이 장기적인 네트워크 투자로 환류되도록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DNA는 사업자 간 합의가 통신사에 불균형적이거나 경제적으로 지속 불가능한 투자 부담을 초래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도 명시했다.
우리나라 역시 이정헌 의원 (더불어민주당), 김장겸 의원 (국민의힘), 이해민 의원 (조국혁신당), 김우영 의원 (더불어민주당), 최수진 의원 (국민의힘) 등이 구글 등 글로벌 부가통신사업자의 망 이용대가 지급 회피 규제 내용을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한 상황이다.
사진=AFP |
고위험 통신장비 규제 강화…화웨이 반발
보안 규제도 대폭 강화된다. DNA는 중국 등 고위험 공급기업을 고려한 통신장비 규제 기준을 포함하고, 신뢰할 수 없는 공급업체와 협력을 유지하는 통신사에 대해 주파수 이용 제한 등 제재를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EU는 그간 일부 회원국이 자율적으로 중국산 장비를 교체해왔지만, 이를 법으로 못 박아 강제화하겠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화웨이는 강하게 반발했다. 화웨이는 같은 날 공식 성명을 내고 “국적을 기준으로 특정 비(非) EU 공급업체를 제한·배제하는 입법 제안은 공정성·비차별성·비례성 원칙에 위배되며 세계무역기구(WTO) 의무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중국 외교부 역시 EU의 움직임을 “노골적인 보호무역주의”라고 비판했다.
업계에서는 화웨이, ZTE를 포함한 중국 기업 배제가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시장 점유율은 화웨이를 선두로 에릭슨, 노키아, ZTE, 삼성전자(005930) 순이다. 다만, EU 내 본사를 둔 기업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구리망 종료 2035년으로 연장
레거시 인프라 정리 속도도 조절된다. DNA는 기존 2030년으로 제시됐던 구리망 종료 시점을 2035년까지로 연장했다. 광섬유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통신사 비용 부담과 이용자 전환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다만 장기적으로 광섬유 기반 고용량 네트워크 전환이라는 방향성은 유지된다.
요율·주파수 제도 개편…장기 투자 유도
DNA는 요율과 주파수 체계도 함께 손본다. 주파수 정책은 일정 기간마다 갱신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무기한 할당’ 원칙을 도입해 5G·6G 등 차세대 네트워크에 대한 장기 투자 예측 가능성을 높였다.
주파수 거래·임대가 가능한 2차 시장 활성화도 병행하되, 사용하지 않거나 공유하지 않을 경우 할당을 취소할 수 있는 조건을 명시해 자원 사장화를 막는다.
규정(Regulation)으로 즉시 적용
이번 DNA는 지침(Directive)이 아닌 규정(Regulation) 형태로 제안됐다. 회원국이 별도의 국내 입법을 거치지 않아도 EU 전역에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의미다.
집행위는 향후 회원국 의견 수렴과 유럽의회 표결을 거쳐 법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DNA가 최종 통과될 경우, 유럽 통신시장은 망 이용대가, 인프라 전환, 요율·주파수, 보안을 아우르는 대대적인 규칙 재정비 국면에 들어가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