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진관 판사 / 사진=서울중앙지법 제공 |
12·3 비상계엄을 내란으로 규정하면서 어제(21일)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게 특검 구형보다 높은 징역 23년을 선고한 이진관 부장판사의 '대쪽' 같은 모습이 화제입니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 부장판사는 마산고를 거쳐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1998년 제40회 사법시험에 합격했습니다. 2003년 32기로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뒤에는 수원지법 예비판사로 임관했습니다. 이후 서울고법 예비판사를 거쳐 서울중앙지법 판사로 근무했습니다.
이 부장판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한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 등으로 기소된 한 전 총리 사건 재판을 지휘하며 단호하고 직설적인 화법으로 주목받았습니다.
특히 비상계엄의 책임을 회피하거나, 적극적으로 윤 전 대통령에게 반대 의사를 전하지 않은 이들을 호되게 질책하는 '돌직구' 발언이 화제가 됐습니다.
지난해 11월 24일 피고인 신문을 받던 한 전 총리를 향해 이 부장판사는 "최상목(전 경제부총리)이랑 조태열(전 외교부 장관)이 저렇게 '재고해달라'고 할 때는 피고인도 반대하기 좋은 환경 아닌가. 호응할 수 있는 시기인데요"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이 부장판사는 다른 국무위원들에게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왜 주지 않았느냐고 물으며 "윤석열이 대접견실을 나가서 비상계엄 선포하러 가는 걸 말리지도 않지 않았습니까"라고 질책했고, 이에 한 전 총리는 "정말 아쉽게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당초 특검팀은 법정형이 더 무거운 내란 우두머리 혐의에 방조범 규정을 적용해 기소했지만, 이 부장판사는 법리상 죄명은 그 아래인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적용하는 게 맞다고 보고 '한단계' 낮추면서도, 실제 형량은 오히려 특검 구형량의 절반 이상 더 무거운 23년 중형을 선고했습니다.
이 부장판사는 이날 선고문을 읽어 내려가는 과정에서 그동안 보인 단호한 모습과 달리 감정에 북받친 듯한 모습이 포착돼 시선을 끌기도 했습니다.
12·3 비상계엄을 내란이나 '친위 쿠데타'로 규정한 그는 한 전 총리의 양형 이유를 설명하는 부분에서 비상계엄을 막은 주역으로 '국민의 용기'를 언급하며 수초간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이 부장판사는 "기존 내란 사건에 관한 대법원 판결들은 피고인의 형을 정함에 있어 기준이 될 수 없다"고 언급한 뒤 잠시 목을 가다듬었습니다.
이어 "12·3 내란 과정에서 사망자가 발생하지는 않고 몇 시간 만에 종료되긴 했다"며 "그러나 이는 무엇보다 무장한 계엄군에 맨몸으로 맞서 국회를 지킨 국민의 용기에 의한 것"이라며 내란이 저지될 수 있었던 동력을 국민에게로 돌렸습니다.
이후 이 부장판사는 오른손으로 안경을 들어 올리며 수초간 말을 잇지 못했고, 그 순간 법정에도 정적이 감돌았습니다.
[정민아 디지털뉴스 기자 jeong.minah@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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