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변호사]
A학교 성폭력사안·교과운영부조리 공익제보교사 부당전보철회를 위한 공대위는 오는 1월 29일(목) 지혜복 교사 부당전보 취소 소송 선고를 앞두고 인용 판결을 촉구하는 각계의 연속 기고를 게재합니다. 성평등한 교육과 사회를 위한 지 교사의 투쟁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2023년 6월 당시, A 학교는 제가 생각하는 가장 나쁜 상황으로 치닫고 있었습니다. 오랜 폭력을 멈추고자 신고했던 피해 여학생들은, 조사 과정에서 신원 유출로 심각한 2차 가해를 당했습니다. 당일 저녁부터 인스타그램에서는 피해 학생들과 저에 대한 저격글이 올라왔습니다. 그다음 날 아침부터는 교실에서, 복도에서, 급식실에서, 운동장에서 가해 학생들이 수시로 야유했고, 책상과 의자를 발로 찼습니다. 심지어 커터칼을 드르륵거리며 자기 이름을 쓰는 경우 가만두지 않겠다고 무리 지어 몰려다녔습니다. 저도 가해학생들의 집단적 야유와 동료 교사들의 싸늘한 눈초리도 받아야 했습니다. (…)A 학교에서 수년 동안 행해진 성폭력 양상은 심각했고, 피해 규모도 컸습니다. 최초 28명에 달하는 가해 학생 명단이 나왔으며 여학생 3분의 2가 성폭력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교사라면 누군가는 나서야만 했습니다. 그 누군가가 저밖에 없다면, 받아들여야겠다는 마음으로 저 역시 어렵게 용기 냈지만 그 대가는 혹독했습니다"-지혜복 최후진술서 中
글의 서두에 지혜복 교사(이하 '지혜복'이라 함)의 최후진술서의 일부를 인용하는 것은 현재 진행되는 법적 공방의 배경에 대한 이해없이 사건의 실체에 접근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서다.
공익신고자보호법은 누구든지 공익신고자에게 공익신고를 이유로 불이익조치를 하여서는 아니되고(제15조), 공익신고가 있은 후 2년 이내에 공익신고자에 대하여 불이익 조치를 한 경우는 공익신고자가 해당 공익신고를 이유로 불이익 조치를 받은 것으로 추정한다(제23조). 그래서인지 서울특별시교육청은 지혜복이 공익신고자가 아니라는 주장을 법정 내외에서 반복하고 있다.
지혜복은 2023년 6월경 A 학교 사회과 교사이자 상담부장의 직위에 있었다. 지혜복은 A 학교에서 여학생들에 대한 설문조사, 면담 등을 통해 확인한 후 피해사실(미성년자들에 대한 강제추행행위 포함)을 확인한 후 피해 여학생 6명을 대리해 A 학교에 신고했다. 위 신고에 따라 A 학교는 피해사실 관련을 위한 조사를 실시하는데, 그 과정에서 가해학생들에게 신고자인 피해여학생들의 신원이 노출됐다.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은 "학교폭력의 예방 및 대책과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거나 수행하였던 사람은 그 직무로 인하여 알게 된 비밀 또는 가해학생 피해학생 및 신고자 ·고발자와 관련된 자료를 누설하여서는 아니된다"(제22조, 제21조 제2항)고 규정하고 있다. 서울특별시 학생인권 조례는 "학생을 비롯하여 누구든지 학생인권이 침해당했을 경우에는 학생인권옹호관에게 상담 및 조사 등을 청구할 권리를 가지며(제27호), 학생이 인권을 침해당했거나 침해당할 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학생을 비롯해 누구든지 학생인권옹호관에게 그에 관한 구제신청을 할 수 있다(제47조)"고 규정하고 있다.
지혜복은 A 학교 피해사실 조사과정에서의 피해학생 신원노출이 위 법률 및 조례를 위반했기에 피해사실과 조사과정에서 문제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공익신고서를 서울특별시교육청에 제출했다. 위 신고서에는 성희롱, 성폭력 신고서 및 피해학생 6인의 자필 확인서 등이 첨부돼 있었고, 이후 신원누설 관련 증거자료로 학부모 진술서가 제출됐고, 인권조사관에게 피해학생들의 증언 수집을 위해 내용을 설명하고 면담일정을 주선했다.
결국 서울특별시교육청은 신청인의 제출자료와 학생들의 면담진술 등을 근거로 "학교폭력의 조사과정에서 피해학생의 정보가 노출돼 피해학생들에 대한 2차 피해와 학교 내의 갈등의 발생한 정황이 확인"돼 학교폭력 보호조치 미흡에 대한 재발방지 등을 권고하게 됐다. 그런데 지혜복에게 위 공익신고로부터 8개월이 지난 시점인 2024년 3월 1일 전보명령을 단행한 것이다(이하 '이 사건 전보처분'이라 함).
따라서 지혜복이 공익신고자이고, 공익신고자인 지혜복에 대한 이 사건 전보처분은 공익신고에 대한 불이익조치로 추정되기 때문에 추정을 번복할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전보처분은 공익신고자법상 불이익조치금지 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임이 명백하다.
서울시교육청은 지혜복이 제출한 공익신고서에 증거가 첨부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혜복이 공익신고자가 아니라고 반복하여 주장하나, 이는 공익신고자보호법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고, 설령 그 주장이 맞다고 하더라도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지혜복이 제출한 공익신고서 및 이에 대한 첨부서류, 그리고 신고서 제출 후 추가로 제출된 자료를 고려할 때 서울특별시교육청 등의 주장은 전혀 설득력을 가질 수 없다.
지혜복이 공익신고자인 것에 대한 증거는 차고 넘친다. 지혜복이 공익신고자라는 것은 서울시교육청을 제외한 모두 사람이 다 아는 공지의 사실이다.
▲지혜복 교사 부당전보 철회 요구ⓒNOOY |
불이익조치의 추정을 번복할 사정은 전혀 없다
A 학교는 2023년 12월경 2024학년도 2개 학급 감축을 이유로 비정기인사를 단행했다. 역사과와 사회과를 통합하여 전보대상자를 선정하고 중부교육지원청은 2024년 3월 1일자로 지혜복에 대한 전보처분을 단행했다.
이 사건 전보처분은 엄연히 분리된 교과인 역사와 사회를 통합하여 하나의 교과로 보는 전제에서 사회과 자격증 소지자인 지혜복을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전보한 것이다. 이는 교육공무원법령 등을 위반한 위법한 처분이다.
교육공무원법은 임용은 그 자격, 재교육성적, 근무성적, 그밖에 실제 증명되는 능력에 의하며(10조), 소속공무원에게 보직을 부여할 때에는 그 교육공무원의 자격, 전공분야, 재교육경력, 근무경력 및 적성 등을 고려하여 적절한 직위에 임용하여야 한다(제17조)고 규정하고 있다.
2007년 개정 교육과정이후 사회와 역사는 독립교과다. 해당 개정에 따라 2010년부터는 모든 중학교는 사회와 역사 과목을 별도로 운영한다. 따라서 역사과와 사회과 통합전보를 전제로 한 이 사건 전보처분은 교육공무원법상 임용 및 전보 관련 법적기준 및 교육과정을 위반한 것임이 명백하다.
서울특별시교육청이 이 사건 전보처분에 대한 근거로 삼고 있는 것은 성동광진교육지원청이 작성한 '2024학년도 중학교 교사 전보계획'(공통사회, 역사, 일반사회, 지리를 사회로 통합하여 전보처리한다, 이하 ,통합전보계획)이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또한 상위법령인 교육공무원법령 및 역사와 사회를 분리한 <2007년 개정 교육과정>을 위반한 것으로 위법하다.
서울특별시교육청은 '2024학년도 중학교 교사 전보계획'이 중부교육지원청뿐만 아니라 서울지역에 모두 적용되는 보편적 기준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서울특별시교육청이 작성하여 게시한 '2024년 전보현황표'에 따르면 중부교육지원청을 제외하고는 모두 사회과와 역사과를 분리하여 전보했고, 중부교육지원청마저도 2023년도까지는 이를 분리해 전보했다.
그렇다면 중부교육지원청은 왜 하필 2004년도에 역사과와 사회과를 통합해 전보하는 전례없는 조치를 취했는지에 대한 답변을 해야 하나, '2024학년도 중학교 교사 전보계획'' 서울지역에 모두에 적용된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이에 대한 입증자료를 제출하지 못했다. 소송 내외에서 제출된 서울특별시교육청의 주장과 관련자료는 이 사건 전보처분의 업무상 필요성을 인정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반면 지혜복에 대한 전보처분은 학급감소에 따른 비정기전보를 빌미삼아 공익신고자인 지혜복을 A 학교 밖으로 배제할 것을 목표로 진행된 것으로 보는 지혜복과 이에 연대하는 시민들의 의심은 매우 합리적이며 수긍할 만하다.
여기에 사회과 교사의 수급 현황을 더하여 보면, 이 사건 전보의 업무상 필요성은 더욱더 인정되지 않는다. 이 사건 전보처분 당시 역사과 교사는 3인, 사회과 교사는 2인인데 지혜복을 전보함으로써 역사과 교사 3인, 사회과 교사 1인이 돼 역사과 교사가 사회를 가르쳐 이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만이 빈발했고, 이는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것이 명백한다는 점에서도 이 사건 전보처분은 정당성을 갖기 힘들다.
사안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공정한 판결을
A 학교 성폭력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피해자의 신원노출과 이로 인한 피해자들에 대한 가해자들의 2차 가해는 충격적인 일이다. 아직도 그 피해의 상흔이 가시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공익신고자 지혜복에 대한 전보처분의 정당성을 묻는 재판이 판결을 앞두고 있다. 위에서 살펴봤듯이 이 사건 전보처분이 공익신고자인 지혜복을 비정기인사를 통해 A 학교 밖으로 배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단행한 것으로 공익자신고자법이 금지하는 불이익처우 금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으로 무효이다.
이 사건 전보처분에 대한 무효판결은 이 사건을 바라보는 시민들에게 학교내 성폭력 피해자들의 권리구제에 나선 교사의 행동은 정당했고, 그렇게 나서더라도 그로 인하여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줄 것이다.
법원의 판결은 제2, 3의 지혜복이 피해자들의 권리구제에 용기있게 나설수 있는 자신감을 부여하고, 학교 내에서 성폭력의 근절과 성폭력 피해자 보호를 위한 첫걸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사안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재판부가 증거에 입각하여 공정한 판결을 하기 바란다.
[지혜복 교사 부당전보 취소판결 선고 안내] 거리 투쟁 2년, 이제 지혜복 교사는 A 학교로 돌아가야 합니다!
1월 29일 지혜복 교사 부당전보 취소소송 1심 선고가 있습니다. 판결을 앞두고 재판부에 지혜복 교사 부당전보 취소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진행한 결과 열흘 만에 5,006명의 시민들이 함께 해주셨습니다. 깊이 감사드립니다.
서울시교육청 정근식 교육감은 지혜복 교사 공익제보자 지위를 부정하며 부당전보·부당해임·형사고발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제 서울시교육청의 폭력은 중단되어야 합니다.
보다 안전하고 평등한 학교를 위해, 지혜복 교사는 A 학교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종 선고일까지 간절한 마음 모아 함께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선고일정: 2026년 1월 29일(목) 오후 2시 서울행정법원 지하2층 B219호 법정
[김상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변호사]
- Copyrights ©PRESSian.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