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23일 1500억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
14조 넘는 차입금 추이 주의 깊게 봐야
자산재평가로 차입의존도 등 지표 개선됐지만
절대적 빚 규모는 그대로…현금창출력도 둔화
14조 넘는 차입금 추이 주의 깊게 봐야
자산재평가로 차입의존도 등 지표 개선됐지만
절대적 빚 규모는 그대로…현금창출력도 둔화
이 기사는 2026년01월21일 19시34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크레딧 체크포인트는 회사채 발행을 앞둔 기업을 대상으로 재무구조와 자금 흐름을 점검해 신용등급 위험을 가늠해보는 코너입니다. 재무제표에 나타난 숫자뿐 아니라 현금흐름의 질과 지속 가능성에 주목해 기업의 단·중기 재무 안정성을 살펴봅니다. 회사채 투자자와 시장 참여자들이 보다 입체적인 시각에서 기업의 신용도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핵심 재무 지표와 잠재 리스크 요인을 짚어봅니다.<편집자주>
롯데쇼핑(023530)이 자산재평가를 앞세워 재무지표 개선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현금창출력 개선이 뒤따르지 않으면서 재무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모양새다. 회계상 자본 확대로 차입금의존도와 순차입금 비율 등 신용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지표는 개선됐지만 실질적인 현금유입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구조적 한계가 명확하다는 평가다.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사진=롯데쇼핑) |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오는 23일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다. 만기별로 보면 2년물 500억원, 3년물 1000억원으로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3000억원까지 증액을 고민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투자자들이 롯데쇼핑의 차입금 추이를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2년간 개선된 부채 지표는 자산재평가에 따른 회계적 효과가 컸던 만큼 실질적인 차입 부담 완화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평가다.
자산재평가는 보유 자산의 장부가치를 현실화하면서 자산과 자본이 동시에 확대되는 효과가 있다. 이 과정에서 부채 규모가 변하지 않더라도 분모인 자본이 커지면서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 등 주요 재무지표는 자동으로 개선된다. 다만 자산재평가로 인한 재무지표 개선은 현금 유입이나 차입금 상환에 따른 것이 아니라 회계상 자본 확대에 따른 효과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롯데쇼핑은 자산재평가를 통해 차입금의존도를 크게 낮췄지만 차입금 규모 자체는 큰 변화가 없다. 지난 2023년 46.5%에 달했던 롯데쇼핑의 차입금의존도는 2024년 진행한 자산재평가 영향으로 37.9%까지 하락했다.
반면 롯데쇼핑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총 차입금은 14조3789억원, 순차입금은 12조2200억원으로 전년 말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롯데쇼핑이 자산재평가에도 불구하고 차입금의존도가 적정 수준을 상회하는 것도 절대적인 차입금 규모가 줄지 않은 영향이 크다. 통상 신용평가업계에서는 적정 차입금 의존도를 30%로 판단한다.
문제는 롯데쇼핑이 차입금 부담을 감내할 만한 자체 현금창출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소비 침체와 업황 악화로 롯데쇼핑의 현금창출력이 하향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단기간 내에 재무건전성을 회복하기에는 제한이 따른다는 설명이다.
실제 2023년 1조7591억원이었던 롯데쇼핑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024년 1조7233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예상 EBITDA도 1조5500억원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EBITDA 마진율 역시 2024년 12.3%에서 지난해 9월 기준 11.4%로 0.9%포인트 하락했다.
EBITDA는 이자와 세금, 감각상각비, 무형자산상각비 등을 차감하기 이전 이익으로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 창출 능력을 뜻한다. EBITDA 마진율은 EBITDA에서 매출을 나눈 것으로 매출 중 감가상각과 세금, 이자 차감 전 이익이 어느 정도 되는지를 나타내는 수익성 지표다.
(표=한국신용평가) |
이처럼 현금창출력 대비 차입 부담이 과중하다 보니 신용등급을 평가하는 주요 지표에서도 경고등이 들어오고 있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의 평가방법론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EBITDA 마진율과 EBITDA 대비 이자비용, 순차입금 대비 EBITDA 지표는 현재 신용등급보다 두 단계 낮은 BBB급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한국기업평가(034950)(한기평) 역시 순차입금 대비 EBITDA(순차입금/EBITDA)와 EBITDA 대비 금융비용(EBITDA/금융비용) 지표를 BBB급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7.4배에 달하는 조정 순차입금 대비 EBITDA 배수는 신용평가사들이 제시한 등급 하향 기준에 근접한 수준이다. 현재 신용평가사들은 롯데쇼핑의 신용등급 하향 요건으로 순차입금 대비 EBITDA 배수 8배 이상을 제시하고 있어 현 수준에서도 재무 부담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는 평가다.
서민호 한신평 수석애널리스트는 “2022년 이후 자산매각 규모가 축소된 가운데 한샘 지분 취득 등으로 자금소요가 확대돼 순차입금이 증가했다”며 “15년만에 실시한 자산 재평가 결과가 2024년 재무제표에 반영되면서 표면적으로 주요 재무건전성 지표가 개선됐지만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효율 자산 및 부진점 매각을 추진 중에 있으나 매각에 따른 현금유입 규모는 2021년 대비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유통시장 내 경쟁력 회복을 위한 투자 부담 등을 감안할 때 단기간 내 가시적인 재무부담 감축은 어려울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롯데쇼핑 관계자는 "백화점은 지난해 9월 이후 명품을 중심으로 매출이 강하게 반등했고, 패션/잡화 부문 외 다른 카테고리까지 성장세가 확산되고 있다"며 "이에 4분기 백화점을 중심으로 실적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현금 창출 능력도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기평과 한신평, NICE신용평가는 롯데쇼핑의 무보증 회사채 신용등급을 'AA-(안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