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금리 급등뒤 되돌림…미일 당국자 '시장 안심' 발언 잇달아
李대통령 추경 시사 발언 하루뒤 진화…환율·경제지표 변수
李대통령 추경 시사 발언 하루뒤 진화…환율·경제지표 변수
먹구름 낀 여의도 |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서울 채권시장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일본 금리 급등과 국내 추가경정(추경) 우려가 맞물리면서 극심한 변동성 장세를 겪었다.
시장을 흔든 두 재료가 전날 시장을 안심시키는 방향으로 소화되면서 국고채 금리도 일정 부분 하락했지만, 당분간 시장에선 경계감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국고채 금리는 일본 금리 변동성과 당국의 추경 관련 언급에 노출되면서 하루 새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일본에선 내달 중의원 선거를 앞두고 감세 정책과 확장재정에 대한 우려로 최근 장기물 위주로 금리 상승세가 두드러졌고, 한미 등 주요 국채 시장이 이에 동조화하는 흐름을 보였다.
19일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는 한때 2.275%를 기록해 약 27년 만의 최고 수준을 찍었고, 다음날 또 소폭 오른 2.34%에 거래됐다. 일본 국채 40년물 금리는 사상 처음으로 4%를 돌파하기도 했다.
서울 국고채 금리는 지난 15일 매파적인 금통위 여파로 연중 최고치를 찍었다가 나흘 뒤인 19일 대외금리 상승세와 연동되면서 다시 기록을 갈아치웠다.
호류지 방문한 한일 정상 |
대내적으로는 이재명 대통령이 추경 편성 가능성을 시사한 점도 영향을 줬다.
이 대통령이 20일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문화·예술 산업 지원을 위해 추경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장기 국채 발행 확대 부담이 제기됐고, 그날 국고채 시장은 장기채 위주로 약세 폭이 크게 나타났다.
증권가에서는 채권시장 투심이 악화된 상황에서 추경 재료를 민감하게 받아들인 측면이 있다고 봤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추경 편성 우려는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태였기에 보다 예민하게 반응했다고 판단된다"고 전했고, 강승원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도 "초장기 구간 급등은 실제 수급 부담 대비 과도했다는 판단"을 내놨다.
그러다 두 재료가 하루 뒤 시장을 안심시키는 방향으로 풀리면서 전날 국고채 금리는 상승 폭을 일정 부분 반납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추경 시행 여부를 검토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은 데 이어 전날 이 대통령도 "적자 국채 발행해서 추경하는 건 안 한다"며 진화에 나섰고, 일본 국채 폭등이 미국채까지 영향을 미치자 미일 고위 당국자가 개입성 발언을 내놨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20일(현지시간) "나는 일본 측 카운터파트와 연락을 취해왔고, 그들은 시장에 진정시키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발언을 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고,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같은 날 일본 국채 가격이 폭락하자 "시장에 있는 모든 분은 진정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 효과를 반영하듯 전날 일본 40년물 국채 금리는 16.02bp 내린 4.0548%, 30년물 금리는 11.32bp 하락한 3.7658%에 움직이며 상승 폭을 되돌렸다.
질문받는 이재명 대통령 |
다만 시장에선 향후 변동성 장세에 대한 경계감이 남아있는 분위기다.
일본 국채 금리 움직임과 더불어 그린란드 이슈가 미국채를 흔드는 것도 투심을 약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공동락 대신증권[003540] 연구원은 전날 오전 보고서에서 "당사는 1월 금통위 이후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 종료가 확인됨에 따라 시장금리의 추가적인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우려한 바 있으나, 급격한 인상 기조로의 전환 가능성이 제한적인 만큼 금리 상승 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며 "그러나 이번 일본발 충격과 국내 수급 이슈에 대한 부담이 더해지면서 시장금리의 변동성 확대 분출의 기간과 폭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2월 26일 금통위 전까지 한은의 성장률 전망 상향과 이에 따른 통화정책 기조 변화 가능성에 대한 경계가 잔존한다"며 "대외발 금리 변동성 역시 2월 8일 일본 조기총선이 결론나기 전까지 해소되기 어렵겠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약세의 주된 배경이 재정 건전성 우려인 만큼 1월 22~23일 일본은행(BOJ) 회의보다 2월 8일 조기 총선까지 확인한 이후 변동성이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특히 시장에선 글로벌 국채시장을 뒤흔든 일본 금리 향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각에선 미일 재무당국이 개입성 발언을 한 것에서 보듯 미국까지 영향을 주는 일본 금리 급등을 마냥 지켜보진 않으리라는 점에서 향후 급등세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관측이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금리 상승이 미국에까지 부작용을 주고 미국 쪽에서도 개입성 발언이 나온 만큼 일본은행(BOJ)이 추가적인 금리 상승을 용인하긴 어려울 것으로 봤다.
강 연구원은 "(중의원) 선거 결과가 갑자기 급격하게 바뀌지 않는 이상 계속해서 금리 상방 압력은 노출될 것 같다"면서도 향후 일본 금리 추세와 관련해 "급등 속도는 지금처럼 계속 이어질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 2.3원 오른 1,480.4원(개장) |
시장에 안도감을 주는 경제지표가 나오거나 환율이 떨어지면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하락하기 위해서는 금리 인상 우려에 대한 완화가 필요하며, 이는 환율이 안정화되거나 물가 혹은 성장 둔화 등 인상 우려를 낮추는 경제지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 인상 우려를 낮추는) 이런 지표를 볼 수 있는 시점은 3월부터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혹은 4월부터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이 예정돼있는 만큼 유의미한 외국인 유입이 확인될 경우 금리의 상승세는 완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봤다.
김지만 삼성증권[016360] 연구원은 "일본 장기채 금리 상승이나 그린란드 이슈에 따른 미국 금리 상승 등이 국내 채권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며 "1월 소비자 물가지표와 2월 수정 경제전망 확인까지 경계감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국고채 금리보다는 원/달러 환율의 절대 레벨 하락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채권시장 진정 국면 진입을 기대할 수 있다"며 "외환시장 안정책이 재가동되기 전까지 주요 국고채 금리는 적정 레벨을 이탈해 연중 고점 테스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실제 투자심리 개선은 환율 레벨 하락 이후부터 나타날 수 있다는 시각을 유지한다"고 전했다.
ki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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